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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7901958 / 280쪽 112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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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오늘 눈이 왔고 거리와 골목은 온통 회색이었다. 눈 쌓인 폐지와 박스를 보니, 아주 오래전 이곳에 살았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도시엔 사라져가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싶다.” 저자가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사라져가는 도시의 이야기들. 거리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저자는 춘천으로 이사 와서 그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약대에 입학한다. 입학 후 치른 첫 중간시험에서 약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화학 시험을 완전히 망쳐버리지만, 지금은 약학을 공부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라고 여긴다. 아픈 사람에게 약을 주는 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 중에서 최고로 좋은 일이니까. 생명을 구해줄 영약이라도 되는 양 약봉지를 소중히 품에 안고 약국을 나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며 저자는 플라세보효과를 떠올린다. 마음이 뭔가를 강력히 믿는다면 뇌에서는 그러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 것과 비슷한 전기적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 말이다. 이 글은 꼭 행복해질 거라는 희망을 담은 약을 건네는 작가의 이야기이자 작가가 약사로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와 함께 약학을 전공하다 보니 부딪히게 되는 자잘한 의학 관련 에피소드들, 반려동물 이야기, 책에 관한 이야기와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 꿈 이야기 등이 소복하게 담겨 있다. 그 안에는 사람과 삶에 대한 진정성과 세상의 온갖 사물에 촘촘한 시선을 갖다 대는 감수성, 때로는 장난꾸러기 같은 천진함이 묻어 있다. 무엇보다 책상 앞에 ‘즐거워지는 법’이라는 메모를 적어놓고 마음이 언짢을 때면 그 글자들을 찬찬히 읽어 내려간다는 그의 고백에 시선이 간다. 게다가 그 글자들을 읽다 보면 정말로 즐거워진다니 플라세보효과가 따로 없다. 그의 즐거워지는 비법 가운데 하나는 잘 말린 호프hop를 베개 속에 넣고 자는 일이다. 작가는 ‘잘 말린 호프’가 마치 희망을 잘 말리라는 것처럼 들린다고 털어놓는다. 어쩌면 저자는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잘 말린 희망’을 한 아름 안겨주려 하지 않을까? “믿어지지 않겠지만, 이게 다 지금도―아마 앞으로도 영원히―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지금 이 순간, 이걸 쓰고 있고 누군가는 이것을 읽고 있는 동안에도 말이다.” _본문 중에서 지금 이 순간 지구상, 아니 우주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안테나를 세우는 작가. 그가 이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한 김희선의 기록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록을 읽는 우리는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글에 빠져들게 된다. ‘잘 말린 희망’과 함께. 작가의 말 은어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친구네 집 문이 열려 있다. 하지만 너무 깊은 밤. 괜히 문을 두드렸다간 그의 잠을 깨울 수도 있단 생각에, 사려 깊은 사람은 은어만 놓아두고 조용히 걸어 나온다.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하이쿠다. 아끼고 아껴가며 읽고 또 읽고 싶은 그런 하이쿠. 밤이 깊다. 아직 잠들지 못한 모든 이들이 행복하길. 꿈속에서 나는 그들의 머리맡에 반짝이는 은어를 놓아둔다. _〈에필로그〉 중에서 추천사 진작 눈치채고 있었지만, 김희선은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의 절반도 세상에 내놓지 않은, 강력한 패를 숨기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소설은 SF와 기담과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이 에세이를 읽어보니 비로소 알겠다. 그 모태가 된 것은 모두 그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와 이웃의 풍경들이라는 것을. 그는 그동안 그것들을 잘도 숨겨왔다. 그는 잃어버린 복사카드 한 장으로 우주의 별을 그려내는 사람이고, 약국으로 들어온 강아지 한 마리로부터 과거와 미래를 읽어내는 사람이었다. 우주에서부터 시작해 작은 약국과 칼국숫집으로, 외계 생명체에서부터 시작해 작가 김희선에게로. 이제 그는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작가 김희선 그 자체가 강력한 패이다. 이 책이 그 방증이다. - 이기호 (소설가) 이 시선視線은 마치 시선詩選이다. 선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에 대한 애기애타愛己愛他가 어렴풋이 보인다. 지금은 진짜 섬이 아닌 춘천의 중도와도 같은 이 애기애타는 아픔과 현실을 뽀득뽀득 밟아가며 산을 올라 뽀독뽀독하게 세상을 떠난 그의 ‘뇌신’이기도 하다. 김희선 작가가 바라보는 구석구석에는 시선을 받아야만 하는 까치들과 말하는 앵무새 장난감이 있다. - 박훌륭 (약사·<아직 독립 못 한 책방> 대표)
프롤로그 _이야기를 시작하며, 혹은 연금술에 관하여
역장에게 보내는 송가
역장에게 보내는 송가
아무도 버섯을 묻지 않았다
겸손한 아욱
말하는 앵무새
닮은 듯 다른 모든 얼굴
돌고래가 꾸는 꿈
이상한 세계에서, 까치와 나
새의 귀환
만약 원숭이들만의 별이 있다면
어떤 강아지의 가계도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
너구리 냄비 요리에 대하여
문어의 나비효과, 혹은 파울을 기리며
거북, 스피노자
꿈의 문어를 보았니?
거북이 가고 싶은 곳
만약 원숭이들만의 별이 있다면
밤의 약국
밤의 약국
하늘을 나는 소년
뇌싱, 뇌신, 뇌-신
어떤 사람
다른 우주에서의 칼국수
그를 위한 중력가속도
오직 렘브란트만이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불가능한 작별 인사
춘천에게, 안녕
그 집의 기억
빵의 이데아에 관하여
꿩을 찾아가던 길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불가능한 작별 인사에 대하여
누가 마토였을까?
내 영혼의 나무 세 그루
새들의 기억
봄엔, 무한을
내 영혼의 나무 세 그루
여름에 우리는
그건 꿈이었을까
실솔, 하고 부르면
11월의 비 오는 날, 행복해지기 위하여
12월의 호랑이 버터
겨울의 한가운데
즐거워지는 법, 혹은
잘 말린 호프로 속을 채운 베개에 관하여
공굴리기의 끝
오멘과 오멘
공포영화의 바깥에서
기분 좋은 생각 하나
800만 가지 죽는 방법 중 단 한 가지 방법
감기에 대한 몸과 마음의 식이요법
즐거워지는 법, 혹은
잘 말린 호프로 속을 채운 베개에 관하여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 우리의 이야기는
하나의 달걀로부터
지금도 어딘가에선
지구에서, 우리는
백만 년 동안의 고독
냉동인간은 빙하기의 꿈을 꾸는 걸까
달의 뒷면을 알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
바다 꿈을 꾸는 이유
무한한 거북들의 세계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 우리의 이야기는
에필로그 _꿈의 머리맡에 은어를 내려놓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