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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3160045 / 24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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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막연한 상상에 덧붙는
묵직한 미스터리
만약 20년 후 미래에서 전화가 온다면 내 현재는 어떻게 될까? 소설 『정말일까?』는 누구나 막연히 상상해봤을 ‘미래에서 온 전화’라는 소재에, 뒷이야기를 상상하기 어려운 묵직한 미스터리를 결합시켰다. 가느다란 수화기 선을 타고 흘러나온 한마디에 현실의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지고 수진은 이제 자신과 자신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해야 한다. 소설 내내 미래와 현실이 한데 뒤엉키고 진실과 허구가 불분명한 혼란함이 이어진다.
그리고 매 순간 예측할 수 없는 뒷이야기가 미스터리 장르의 묘미를 배가시킨다.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화기 너머의 딸은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수진은 마구잡이로 흩어져 있는 퍼즐들을 끼워 맞추며 동시에 의심스러운 현실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져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거나, 해결하지 못한 사건의 실마리를 가져다주는 ‘미래와의 교신’에 익숙한 독자들은, 한순간 모든 것을 패닉 상태로 끌어들이고 결국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소설 속 ‘미래에서 온 전화’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것이다. 기민세 작가가 다듬어 놓은 길을 잘 따라온 독자들만이 만끽할 수 있는 예리한 반전도 무사히 만나보길 바란다.
미스터리한 혼란 속에
웅크린 가족애를 만나다
소설 『정말일까?』는 가파른 경사를 타고 내려가는 듯한 역동적인 전개 속에 가족애라는 완만한 구간을 군데군데 심어놓았다. 독자들은 어그러지고 불확실한 미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 속에서 은근한 온기로 발열하는 가족에 발목을 붙들리게 될 것이다.
20년 후 미래의 딸 지연은 수진과 통화하는 내내 단 한 가지만 강조한다. ‘엄마의 행복’. 모든 상황에서 엄마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달라며 울부짖는 지연은 그 선택으로 현재의 자신이 사라진다 해도 모든 것을 감내할 것이라 말한다. 모녀 간의 맹목적인 사랑이란, 주로 엄마로부터 뻗어나와 딸을 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설 속 가족애는 미래의 딸로부터 시작되어 과거 헌신적인 엄마에게 닿는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은 결혼도 출산도 한 적 없는 스물네 살 수진이 자신의 미래의 딸에게 갖는 애틋한 감정이다. 생각해본 적 없는 충격적인 미래를 마주하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와중에도 수진은 미래의 지연이 애틋하고 걱정된다. 수진은 지연을 어느 날 갑자기 제 삶에 불쑥 끼어든 이방인에서, 사랑하는 어린 딸로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하고 종국에는 지연 때문에 결정적인 선택들을 망설이기에 이른다. 이 과정이 결코 갑작스럽거나 어색하지 않고 독자들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민세 작가만의 세심한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책 속에서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연과의 통화가 숨 쉬듯 머릿속을 들락거렸다. 아직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수진은 그냥 다 잊고 꿈속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수진은 자신의 미래가 송두리째 부정당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우울해하던 수진은 문득 지연의 말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자신이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어느새 지연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있었고 지연의 말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지연의 말은 치밀했고 일관성이 있었다.
사실 지연의 대답이 뭐였건 간에 자신 스스로가 독일 유학을 결심하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면 될 일이었다. 수진은 조금 더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지연의 전화가 정말 미래에서 걸려 온 것이라면 미래에 대해 물어보면 될 문제였다. 지연의 전화가 정말이라면 지연은 어떤 미래든 대답할 수 있어야 했다. 간단했다. 수진의 눈이 다시 떠졌다.
--- p.42
지연과의 마지막 통화 이후 수진은 항상 생각에 잠겨 있었다. 밥 먹을 때도, 일할 때도, 공부할 때도 틈이 날 때마다 지연이 한 말에 대해 생각했다. 지연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단계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 있었다. 지연의 요구사항은 명확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반드시 결정을 해야 할 문제였다. 수진은 부모님은 물론이고 혁건과 한나, 친구들을 포함해 아무에게도 지연과의 통화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애초에 지연과의 통화가 있었던 적도 없다는 듯 일절 그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아마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금방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시간은 더디지만 제 나름대로 흘러갔다. 거듭되는 생각과 고민 끝에 수진은 나름의 선택 기준을 세웠다. 수진 자신이 행복할 것, 그리고 꼭 유학을 떠나서 교수가 될 것. 이 기준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신중한 고민 끝에 내릴 작정이었다.
수진은 이런 기준을 세운 것만으로도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준이 정해지자 한결 고민이 수월해졌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었다. 지연이 그렇게 말은 했지만 앞으로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혁건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였다. 앞으로 선택의 순간들이 계속 찾아올 것이었다. 그때마다 기준에 따라 선택을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면 선택이 쌓이고 쌓여 미래가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정말인지 아닌지 완전히 알 수 없는 지연의 말도 그저 수진이 선택할 때 도움이 될 참고사항일 뿐이었다. 수진이 할 수 있는 건 선택의 순간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 p.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