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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의 새

사만타 슈웨블린 저 | 엄지영 역 | 창비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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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38982 / 300쪽 122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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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카프카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듯하다” 현실의 틈새로 미끄러진 인물들 앞에 펼쳐진 기이한 세계 사만타 슈웨블린의 두번째 소설집 『입속의 새』가 보여주는 세계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낯설고 기이하다. 슈웨블린의 소설에서 환상과 공포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현실의 틈에 자리하고 있다가 불시에 현실로 틈입해 들어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얌전한 사춘기 딸이 어느날부터 느닷없이 새를 산 채로 잡아먹게 되거나(「입속의 새」), 아내를 죽여 여행가방에 넣어둔 것이 하루아침에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둔갑하거나(「베나비데스의 무거운 여행가방」), 누군가의 머리를 아스팔트 바닥에 내리찧는 장면을 그린 그림에 사람들이 열광하기도 한다(「아스팔트에 머리 찧기」). 오싹하고 이상하지만 어느 순간 자체의 질서에 수긍하고 매혹되며 거기서 현실의 인간과 삶에 대한 진실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어느날 잠에서 깨어나보니 벌레가 되어 있는 회사원이라든가 가도 가도 닿을 수 없는 성 같은 프란츠 카프카 소설 속 부조리를 떠오르게 한다. 200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J. M. 쿳시는 이 작품을 가리켜 “사만타 슈웨블린의 블랙유머, 또다른 현실의 틈새로 미끄러지고 구멍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림 형제와 프란츠 카프카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듯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현실적인 공간의 비틀리고 벌어진 틈새에서 스멀스멀 피어올라 독자를 죄어오는 슈웨블린식 공포는 소설에서 메타포로 형상화된다. 구덩이, 나비, 새, 소리, 노란 동물 등의 메타포는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억압된 영역, 혹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사건을 응축해서 표현하는 장치이다. 작가의 말처럼 비정상적인 것, 즉 메타포가 환상의 영역을 벗어나 “현실의 또다른 일부, 현실적인 것”으로 변함으로써 “동일한 영토에 현실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이, “공포와 아름다움”이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가난한 여성, 가정학대 피해자, 우울증 환자… 약하고 소외된 인물들을 그리는 여성주의적 시선 슈웨블린은 『피버 드림』에서 딸과 함께 간 휴가지에서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어가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모성신화에 내재한 근원적 공포를 그려낸 바 있다. 그 이전 작품인 『입속의 새』에는 그러한 여성주의적 시선이 두드러지는 작품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보존」과 「절망에 빠진 여자들」 「올링히리스」처럼 사회와 가정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불안과 갈등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물론, 어린아이의 순진한 눈과 그 어머니의 우울증적 관점을 교차시켜 여성의 존재의미를 되짚어보는 「산타클로스가 우리 집에서 자고 있다」 또한 그러한 계열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개 죽이기」와 「인어 남자」에서는 오히려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남성성의 요소와 아버지, 즉 가부장의 역할을 하는 오빠의 존재를 텍스트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여성적인 것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슈웨블린의 작품세계에서 우울증/신경증과 광기는 일상을 여성적인 세계로 끌어들이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밖에도 지나치게 행복한 가족들 사이의 우울증 환자를 풍자적으로 그려낸 「내 동생 왈테르」나 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강박적 행동을 그린 「사물의 크기」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같은 결을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인종차별 린치 가해자의 탄생기라고 할 만한 「아스팔트에 머리 찧기」에서는 한국인이 주요 인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저자 소개

  • 저자 : 사만타 슈웨블린
저자 : 사만타 슈웨블린
197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2010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예지 『그랜타』에서 꼽은 ‘35세 이하 최고의 스페인어권 작가 22인’에 선정되는 등 일찍부터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카사데라스아메리카스상을 수상하고 2019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른 단편집 『입속의 새』(2009), 티그레후안상과 셜리잭슨상을 수상하고 2017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른 중편 『피버 드림』(2014), 2020년 다시 한번 같은 상 후보에 오른 장편 『리틀 아이즈』(2018) 등이 있다. 『피버 드림』은 영화로 제작되어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으며, 슈웨블린이 직접 각색에 참여했다. 2022년 단편집 『일곱채의 빈집』 영문판으로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감성과 형식을 더해 사만타 슈웨블린만의 장르를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품활동 중이다.

역자 : 엄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과 스페인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인공호흡』 『계속되는 무』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 『말라 온다』 『테베의 태양』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역사의 끝까지』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공역) 『리틀 아이즈』 등이 있다.

목차

절망에 빠진 여자들
보존
나비
입속의 새
산타클로스가 우리 집에서 자고 있다
구덩이를 파는 사람
이르만
개 죽이기
행복한 문명을 향해서
올링히리스
내 동생 왈테르
인어 남자
역병의 대유행
아스팔트에 머리 찧기
사물의 크기
땅속
느려지는 몸
스텝 지대에서
엄청난 노력
베나비데스의 무거운 여행가방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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