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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322667 / 312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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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어른도 아이도 그림책을 읽으며 커간다
작가 전혜진은 소설, 만화, 인문, 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책들을 탐독해온 다독가이자, SF 소설, 추리 소설, 만화 스토리, 비평, 에세이 등 다양한 글을 써온 작가이다. 그런 그가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그의 앞에는 이제껏 잊고 있었던 또 다른 책의 세계가 펼쳐졌다. 즐겁고 재밌고 환상적이지만, 때때로 육아의 고충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책의 세계가.
아이는 새벽이면 엄마를 깨워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조르고, 잠에서 깬 엄마는 다시 잠들지 못해 아침까지 글을 쓰다가 출근한다. 그런 저자에게 아이가 잠자리에서 끝없이 질문을 퍼붓는 『엄마, 자?』는 호러 스토리다. 저자는 아이가 휘두른 『사과가 쿵!』 보드북에 몇 번 얻어맞고는 “책을 흉악한 물건이라고 부르다니 아이를 낳기 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한탄한다. 하지만 결국 『엄마, 자?』는 인내를 통해 아이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이야기가 되었고, 『사과가 쿵!』으로는 아이와 함께 몸놀이를 하며 노는 방법을 찾아냈다.
저자는 아이들과 그림책을 보면서 그 이면의 세상을 읽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한다. 책을 읽고 난 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닫기도 한다. 어릴 적 할머니가 남동생에게만 불러주던 노래를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어져 관련된 책을 찾고, 호랑이 역할극을 하다가 『금강산 호랑이』를 좋아했던 것이 딸로서 받은 편견에 대한 서러움과 반발심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처럼 그림책은 어른에게도 위로를 주고 자신의 세계와 시야를 넓혀준다.
“어렸을 때 읽었던 그림책들을 다시 읽고 어릴 때의 감정들을 떠올리는 동안, 미처 성장하지 못하고 남아있던 부분들이 조금씩 다시 자라는 것이 느껴졌다.”
즐겁게 놀고 노래하며 나아가는 그림책 세계 탐험
저자는 그림책을 단순히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몸으로 놀고, 노래로 부르고, 그림으로 그리고, 물건을 만들고, 여행을 떠나며 다른 활동으로 확장시킨다. 이런 시도는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엄마의 교육인 동시에 이미 책과 깊이 얽혀 살아가는 작가의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사과가 쿵!』을 “지구에 온 사과 형태의 외계인이 지구 생물들에게 사과 취급당하며 싹 잡아먹히”는 이야기라고 받아들이는 저자의 독특한 해석은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고 놀 때 그 빛을 발한다. 『곰 사냥을 떠나자』를 읽은 뒤에는 빨래 건조대로 곰이 사는 동굴을 만들어주고, 『단추 수프』를 읽고 나서는 단추 수프를 끓이는 시늉을 한다.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에 그려진 건물 상호를 찾아 주인공이 살고 있는 동네를 추리하고, 『펭귄 남매랑 기차를 타요』를 들고 기차역에서 찍은 사진으로 아이의 앨범을 만들어준다.
책은 곧 삶이고 세계이고 놀이다. 아이들에게는 취향이 만들어지는 시작점이고, 어른에게는 추억을 떠올릴 계기가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그림책 중에는 어느 집에나 있을 베스트셀러도, 도서관에서 빌려야 하는 책도, 전집으로만 살 수 있는 책도 있다. 꼭 소개된 책들을 다 챙겨 읽을 필요는 없다. 세상에 재밌는 책은 많고, 누구에게나 취향이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어떤 책이든 책 읽는 시간은 즐겁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다만 드넓은 그림책의 세계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양육자들에게는, 저자의 경험담이 새로운 독서의 세계를 향한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놀았던 시간들에 대한 양육자의 기록이자, 어린이의 성장에 따라 독파한 그림책들에 대한 작가의 감상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그림책에 얽힌 사랑과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시기를 바란다. 다만 현재 아이를 키우고 계신 독자님들께는, 어린이와 책을 읽고 함께 놀 때 거창하게 많은 것을 준비할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크레파스와 스케치북, 다이소에서 구입한 동물 머리띠나 바둑돌 몇 개로도, 아이들은 그림책 속 이야기를 재현하고 변형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그렇게 놀다 보면 아이들은 다시 책을 꺼내들 것이다. 내가 주방에 있든 책상 앞에 있든, 늪지대를 지나는 악어 떼처럼 살금살금 다가와, 슬그머니 책을 내밀며 같이 책을 읽자고 조를 것이다.
…어쩌겠는가. 아이는 자라고 엄마 무릎에 앉아서 같이 책 읽을 시절은 짧은 것을.
-11쪽 들어기는 글
이 그림책을 선물로 가져다준 사람은 “내용만 보면 그냥 사과계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데, 우리 조카를 보니까 정말 이 책을 씹어 먹을 듯이 좋아했다.”라고 했다. SF를 쓰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이 이야기가 외계인과 지구인의 근접 조우, “지구에 온 사과 형태의 외계인이 지구 생물들에게 사과 취급당하며 싹 잡아먹히고는 나중에 우주선 껍데기까지 비를 피하는 용도로 털리는 비극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48쪽 시의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나는 무리해서 모두가 예술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우리 아이들이, 서점에 펼쳐진 책의 바다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이야기를 스스로 찾아 읽고, 좋아하는 그림이 왜 좋은지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있고, 편견 없이 새로운 음악을 계속 시험 삼아 들어볼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좋은 독자이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 찾아나가며 제 취향을 다듬어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언제든 현실로 돌아올 수 있지만, 낯설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서도 늘 문을 열어두는, 자신과 다른 이들과 웃으며 마주할 수 있는 용감하고 다정한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95쪽 경계를 넘어 그림책 속의 세계로
둘째를 데리고 집에 돌아온 바로 그날, 동생이 집에 온 지 세 시간 만에 한숨을 쉬며 돌아앉는 첫째를 보며 나는 우리 집에서 이제 이 책의 유통기한이 끝났음을 깨달았다. 동생이 태어나도 너의 생활은 별로 바뀌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수시로 안아주고, 배우자가 혼신의 힘을 다해 놀아주고, 어린이집 선생님께 부탁드려서 동생이 태어나도 엄마는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래도 아이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동생의 존재 자체가 심란했던 모양이다.
-163쪽 동생이 태어나도 너를 사랑해
자식은 언젠가는 부모에게 반발하고, 부모의 뜻을 꺾고, 부모를 뛰어넘어서 자기 길을 가야 할 것이다. 『금강산 호랑이』의 유복이는 그렇게 ‘아비 없는 유복자’의 운명을 넘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갔다. 자아를 찾기 위해 금강산에 가서 호랑이를 잡을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언젠가는 양육자의 뜻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때가 왔을 때 내가 적당히 꺾여줄 수 있기를.
- 243쪽 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다는데
책이 묘사하는 그 장소에서 책을 읽는 것은 독자에게 각별한 경험을 안겨준다. 우리 주변을 묘사한 작품의 현장에서 바로 그 책을 읽는 경험은, 책 속의 이야기가 먼 나라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곁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 256쪽 그림책 속 우리 동네를 찾아서
들어가는 글
1부 ㆍ 처음으로 아름다움을 만나는 시간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노래가 - 『최승호·방시혁의 말놀이 동요집』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옛 노래 - 『하늘이랑 바다랑 도리도리 짝짜꿍』
시의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 『사과가 쿵!』
아이들을 위한 작은 미술관 - 『알록달록 동물원』
집은 엉망이 되더라도 - 『쓱쓱 싹싹 색칠하기』
경계를 넘어 그림책 속의 세계로 - 『파도야 놀자』
2부 ㆍ 조금 더 자라나 걸어갈 시간
아기를 위한 첫 번째 프로파간다 - 『토끼를 씻겨 줘!』
모래밭 10센티미터 위의 고민 - 『벗지 말걸 그랬어』
어린 시절을 함께할 TV 속 친구들 - 『까까똥꼬』
동생이 태어나도 너를 사랑해 - 『동생이 태어날 거야』
가족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 - 『모네의 정원에서』
3부 ㆍ 우리가 오늘을 이야기하는 시간
아기에게도 스릴 쇼크 서스펜스 - 『빵 공장이 들썩들썩』
함께 수프를 끓여볼까 - 『단추 수프』
어두운 천장에 달 하나를 띄워놓고 - 『달에 토끼가 산다면』
지금까지 이런 호러는 없었다 - 『엄마, 자?』
옛날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다는데 -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4부 ㆍ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시간
그림책 속 우리 동네를 찾아서 -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 『펭귄 남매랑 기차를 타요』
선녀 할머니 우리 마을에 오시네 - 『장수탕 선녀님』
다양성을 품은 바닷속 모험 - 『바다 탐험대 옥토넛: 그림자 바다』
하루 종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 - 『엄마 마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