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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저 | 강성욱 역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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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6045683 / 30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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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유품정리’라는 의식을 통해 인간관계의 본질을 묻다 다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인생의 메모랜덤 우리의 삶은 무엇으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한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이 평소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라고 한다면, 한 사람의 삶을 규정짓는 방법은 그 사람이 죽은 후 남겨진 물건, 즉 유품이 아닐까. 주인공 모토코는 시어머니가 남긴 방대한 양의 유품에 절망하고 시어머니를 원망한다. 여기에 남편마저 힘들게 유품을 정리하는 아내의 마음도 모르고 추억이 담긴 유품을 버리려는 모토코와 갈등까지 빚는다. “시어머니가 생활한 방은 마치 마계 같았다. 일단 발을 잘못 들여놓으면 그걸로 마지막, 자신의 지난 세월만 뒤돌아보게 된다. 더, 좀더, 아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중략) 끊임없이 반복되는 후회의 쳇바퀴 속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현실의 수많은 물건에 혼란해 하는 것뿐이라면 괜찮지만 슬픔이 끓어올라 한순간이라도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없었다. 시어머니 집에 오래 있으면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릴 것 같았다. 한시라도 빨리 정리를 끝내야 했다.”(본문 중) “이 남자는 정말이지 바보가 아닐까. 애초에 남편은 가사에 어두우니 생활이란 게 어떤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에 비해 나는 삼십 년에 걸친 주부생활로 많은 것을 배웠다. 청소의 수고는 물건 수와 비례한다. 그리고 또 하나. 시어머니 집의 유품정리를 시작하고 물건의 수와 집중력이 반비례하는 사실을 배웠다. 아, 실수했구나. 남편한테 숨기고 몰래 버려야 했다.”(본문 중) 한편 모토코가 사는 맨션 옆집에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맞벌이 부부의 아들인 어린 ‘아오’가 있다. 아오는 매일 복도에서 오매불망 부모의 귀가만 기다린다. 모토코는 그런 아오가 늘 마음에 걸리지만 외면하는 일에 익숙하다. “집의 엘리베이터 구 층에서 내리니 엘리베이터 옆 어둠 속에 아오가 있었다. (중략) 아오는 몇 번이나 현관문에서 얼굴을 내밀고 밖을 살피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까지 와서 이제나저제나 부모의 귀가를 기다린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리다. (중략) 옆을 지나갈 때 아오의 얼굴에 눈물자국이 있는 게 보였다. (중략) 뒷덜미를 잡아당기는 느낌을 뿌리치며 아오를 등지고 돌아섰다.”(본문 중) 현대사회의 고립된 인간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런 단단한 고립의 관계는 시어머니의 유품정리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그 한가운데에 ‘아오’가 있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아이러니하게 바로 ‘마계의 소굴’과도 같았던 시어머니의 유품정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사회가 고도화, 다원화 되어 갈수록 단절되어가는 인간관계의 복원과 화해의 계기를 시어머니와 친어머니의 일기라는 상징을 통해 그려낸다. “그날은 벽장 안에서 몇 권의 공책을 발견했다. (중략) 시어머니의 독선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언행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와요.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도 비교적 적은 것 같아요. 시어머니는 안하무인 같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행복한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돌아가신 지금도 마음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그 대부분은 ‘시어머니, 적당히 좀 하세요’라고 화만 낼 뿐이지만요. 그만큼 가까운 사람이었어요.” (본문 중) “어머니 수첩을 훌훌 넘겼다. 그날 있었던 일이 간략하게 한두 줄로 적혀 있었다. 모토코가 태어난 해부터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거의 사십 년 분, 즉 마흔 권이 있었다. 내가 태어난 날의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첫째 아이 태어남, 모토코라고 이름 지었다. 이로써 내 인생에서 고독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가슴에 아련히 파고든다. 나도 첫째를 낳았을 때 똑같은 생각을 했었다.” (본문 중) 이렇듯 인간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소설은 시어머니의 유품을 힘겹게 정리하는 며느리라는 일견 ‘고부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는 소재를 차용하여 오늘날의 인간 세태에 대해 성찰한다. 단지 고독하고,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세상이 되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손을 내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가키야 미우
저자 : 가키야 미우
1959년 효고 현에서 태어나 메이지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2005년 『타츠마키 걸』로 소설추리신인상(27회)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소가족과 고령화 사회에서 결혼과 이혼, 여성과 노인 문제, 주택 문제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일상의 문제를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여성의 시선에서 정면으로 다룬 작품들로 공감을 얻고 있다. 저서로 『리셋』 『금연소설』 『남편의 그녀』 『결혼상대는 추첨으로』 『70세 사망법안, 가결』 『마흔 살, 미혼 출산』 『대리모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인생, 정리하겠습니다』 『그만 헤어져도 될까요』 『정년아저씨 개조계획』 등이 있다.

역자 : 강성욱
일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 『전국지』 · 『미야모토 무사시』, 『도련님』, 『일본의 문학상이 된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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