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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7435 / 29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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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재미없는 패턴에 조금이라도 저항해 봐. 궁리해! 책을 읽어! 자신을 바라보면서 다시 생각해 봐! 무엇이 진부하고 깊이가 없는지, 이야기를 읽지 않는 인간에게는 이해될 리가 없다.” 보다 자유로워지기 위하여 마이조 오타로의 문장은 간결하다. 시간을 마구 넘나든다. 처음 보는 의성, 의태어를 뻔뻔한 얼굴로 품는다. 이전까지 쌓아 둔 서사를 단 하나의 문장으로 뒤집는다. 인간의 본질은 결국 “뼈”라는 카오리의 말처럼 소설의 본질만 남긴 문체다. 마이조 오타로의 문장 안에서 겨울밤 추위에 얼어붙은 자갈돌은 밟을 때마다 카랑, 코롱, 하고 울리며 15세였던 카오리는 금세 대학원생이 되고, 앞선 문장은 바로 다음 문장에서 속셈을 간파당해 끊임없이 전복된다. 『인간의 제로는 뼈』가 한 소녀의 삶을 그려 내면서도 거대한 파괴력과 확장성을 지닐 수 있는 것은 마이조 오타로의 문체 덕분이다. 문학의 가장 큰 미덕이 독자를 자유롭게 하는 데서 온다면, 마이조 오타로는 그 미덕에 누구보다 충실한 작가다. 각자의 삶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답답한 문제들을 카오리처럼 낱낱이 해부하고 소화시켜 보자. 그것이 마이조 오타로 문학이 주는 자유로움이다. 진지한 괴짜 소녀 카오리 깊은 속내를 고백할 친구도, 좋아하는 상대도 없는 진지한 괴짜 소녀 카오리는 늘 이야기를 갈망한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말들은 몸 안에 차곡차곡 쌓여 한 편의 서사가 된다. 카오리의 이야기는 깊은 밤 이불 속에서 남동생 토모노리와 함께 새벽녘의 철로를 거니는 공상의 형태를 띨 때도 있고, 얼마를 쥐여 주면 아빠가 여자 친구와 이별하고 가정으로 돌아올지 예측해 보는 현실적인 표정을 해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서사로 발전되지 못한 채 순간들로만 남아 고여 있기도 하다. 가족은 한집에 마땅히 함께해야 한다는 틀에 박힌 철학을 늘어놓는 동생을 바라보며 카오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재미없는 패턴에 조금이라도 저항해 봐. 궁리해! 책을 읽어! (……) 무엇이 진부하고 깊이가 없는지, 이야기를 읽지 않는 인간에게는 이해될 리가 없다.” 동생의 말이 진부한 까닭은 동생이 소설을 읽지 않기 때문이라는 카오리. 카오리는 왜 이렇게까지 이야기만을 생각하는 걸까? 카오리가 믿는 이야기의 힘이란 무엇일까? 카오리가 찾아 헤매는 ‘진짜’ 이야기 카오리의 의지 덕분일까, 카오리 주변에는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밤중 이불 속 공상, 아빠의 외도, 이웃의 정원에 머무는 기린에 대한 소식, 동생과의 피 튀기는 싸움, 동생이 학교에서 휘말린 복잡한 사건, 마을 축제 현장에서 아빠 애인과의 만남……. 떠들썩한 사건들이 덮쳐 올 때마다 카오리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이 사건이 실체보다 부풀려진 허상은 아닐지, 삶의 진실과는 무관한 맥거핀은 아닐지. 시험대에 오른 사건들은 낱낱이 분석되고 재정립되어 카오리의 삶이라는 중심 서사를 이루는 결정적 장면들이 된다. 카오리가 ‘진짜 이야기’를 찾아 고민과 공상을 거듭하는 이유는 이것이 카오리가 인간과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제로는 뼈인 것이다, 다시금 생각한다. 그것에 살점과 이야기를 덧붙여 간다.” 모두 같은 제로(0)에서 출발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 우리들. 카오리의 결백한 시선은 생을 관통한다. 시끄러운 소동극 속에서도 카오리는 삶의 본질을 향해 계속 걸어 나간다.
인간의 제로는 뼈 7
역자 후기 279
추천의 말_박솔뫼(소설가) 2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