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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73395 / 23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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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본체를 잃어버린 사람들 어둡고 습한 여름밤, ‘나’는 ‘본체’를 잃어버렸다. 더위와 악몽을 고스란히 견디던 밤에 본체는 내게서 스르르 일어나 이제는 때가 되었다는 듯 캐리어를 꺼내어 짐을 챙겨 떠나 버렸다. 본체가 빠져나갔다고 해서 ‘나’의 삶에 변한 것은 없었다. ‘나’는 똑같은 일터에 나가고, 같은 메뉴의 식사를 했으며 귀갓길에는 늘 그렇듯 ‘나’를 기다리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었다. 단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는 것. 본체가 제방을 막고 있던 코르크라도 되었던 것처럼, ‘나’는 매일같이 이불을 갈아야 할 만큼 많은 양의 눈물을 흘린다. ‘나’의 명의로 된 카드를 사용했다는 문자메시지 알림만이 생존 여부를 알릴 뿐 감감무소식이던 본체는 5년 만에 ‘나’에게 연락을 취한다. 곧 인천 공항으로 입국 예정이니 3시쯤 마중을 나와 달라는 요청이었다. 본체를 따라간 곳에 머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나’는 곧 그들이 ‘나’처럼 본체를 잃어버린 자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혼자 매일 밤 눈물을 흘리는 대신, 그들의 기묘한 프로젝트에 함께하기로 한다. ■NG 모음처럼 이어지는 삶 본체와 재회한 뒤 거짓말처럼 닥쳐오는 괴이한 사건들. 그런데 ‘나’는 매번 당황하는 대신, 맡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배우처럼 맞닥뜨리는 일마다 가뿐히 지나친다. 갑작스럽고 황당한 사건들 앞에서 ‘나’는 어떻게 이토록 침착한 걸까? “내 삶이 NG 모음으로 끝나기를 바란다. 방금 싸우던 사람도 그때는 같이 웃는다. (……) 지금까지 당신이 본 건 현실이 아닙니다.”라는 문장은 ‘나’가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에 어떤 소망이 섞여 있는지 짐작게 한다. 이 모든 황당하고 억울한 일들은 연극과 같이 연출된 것이고, 이것들이 다 지나가고 나면 언젠가 내가 주인인 진짜 현실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 희망은 요원해 보이는데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나’는 마치 끝나지 않는 영화에 갇힌 배우 같다. 다 지나갈 것이라는 ‘나’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지독한 현실은 계속된다. 도무지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다. ■최후의 퍼즐 조각, 친구들 “우리는 사실 친구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친구는 생각을 바꾼다.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이 산에 오르게 만들 수도 있을 정도다.”라는 강보원 평론가의 말처럼, 친구라는 존재가 주는 힘은 강력하다. 수많은 사건들이 ‘나’를 지나쳐 가도 친구는 변함없이 자리를 지킨다. 친구는 스스로 변하는 대신 ‘나’ 주변의 것들을 조금씩 바꾼다. 지독한 소란들 앞에서도 마냥 무덤덤하던 ‘나’는 본체를 따라간 곳에서 만난 사람들, 동사무소의 ‘슬사모’(슬픈 사람 모이세요)에서 만난 친구 ‘동그람’과 같이 친구라 여기는 사람들 앞에서는 생생한 감정을 내비친다. 섭섭해하고, 위로받고, 걱정한다. 친구들 역시 본체가 빠져나간 자리를 채우듯 ‘나’의 곁에 머문다. 소설의 끝에서 과연 ‘나’는 울음을 그칠 수 있을까? ‘나’를 지나쳐 간 것들과 ‘나’에게 영원히 남아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엉엉』은 빠르게 변해 버리는 것과 영원을 사모하는 것, 둘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하염없는 눈물로 잇는다. 『엉엉』을 경유하여 각자의 영원에 대해 골몰해 보아도 좋겠다.
엉엉 7
작가의 말 215
발문_미래가 너무 가까이 있다_강보원(시인·문학평론가) 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