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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친일 반일을 넘어 탈식민의 성찰로

조형근 저 | 역사비평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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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6965783 / 216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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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우리 안에 스며든 친일: 성장제일주의 “먼저 파이부터 키우자” 일제시기 동안 한반도는 연평균 3% 후반의 성장률을 달성했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률에 속하고, 토지조사업을 통해 근대적 토지제도가 창출되었으며, 근대적 지식과 기술을 익혀 기업 경영과 국가 관리의 경험을 획득했고, 나아가 이 시기의 성장을 기반으로 1960년대 이후의 고도성장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식민지근대화론. 『조선총독부통계연보』의 통계를 바탕으로 주창한 식민지근대화론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식민지근대화론의 실증적 문제와 비판은 65~75쪽 참조)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은 일제시기 일본인과 조선인의 소득 격차를 포함한 불평등이 민족 차별의 결과가 아니라 경제성장 초기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불평등 확대이며, 경제성장이 충분히 진전되면 불평등이 줄어들고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른바 파이를 키우려면 당장의 불평등 확대는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은 오늘날에도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200년 이상에 걸친 각종 통계로 볼 때 경제성장이 자동적으로 불평등을 교정해주지 않았다. 20세기 전반의 불평등 감소는 두 차례 세계대전의 영향, 20세기 중반의 장기간 평등은 복지국가의 성장과 함께했다. 한반도 농민의 삶은 식민지공업화가 아닌 해방 이후의 농지개혁을 통해서였다. 식민지근대화론의 본질적인 문제는 식민 지배를 미화한다는 차원을 넘어 분배와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는 GDP 중심의 성장제일주의에 있다. 독립의 참뜻은 단순히 지배자를 일본인에서 조선인으로 바꾸는 데 있지 않고, 민족 구성원이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데 있었다. 실력양성론 비판 “왜 선의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을까” 식민지 시기 최고 엘리트로 선망받는 의사직. 그들이라고 식민 통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직 의사 면허를 따기 전 의학전문대학을 다니던 청년 학도들도 3·1독립운동에 나섰다. 3·1운동으로 구속되어 재판에 회부된 전문학교 재학생은 77명인데 그중 경성의전 학생이 32명이었다. 형을 살고 학업을 중단한 학생도 상당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비타협적 운동을 계속 이어간 경우는 많지 않았다. 불의하지만 거대하고 강력한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 세상을 바꾸려면 먼저 실력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묻는다. 힘이 생긴다는 건 그 자신이 사회의 기득권이 된다는 말이기도 한데, 자신의 기득권만 그대로 둔 채 세상을 바꾸는 게 가능할까? 민족의 건강 증진이라는 직업적 소명 의식을 실현하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도 갖춘 의사들은 평범한 양심을 지닌 범속한 다른 의사들에게 가치 있고 바람직한 삶을 산다고 여겨졌을 것이다. 의사 유상규의 삶은 바로 그러한 전형으로서의 삶이었다. 그는 개돼지 이하의 생활을 하면서도 비판적인 사상조차 생겨나지 않는 민중에 분노하고 절망하면서도 그 민중에 헌신했다. 마음속에 일어나는 복잡한 양가감정은 식민지에서 실력양성의 길을 걸었던 의사나 그를 바라보는 보통의 민중이나 마찬가지였다. 식민지인 의사는 자기 민족 중 누구라도 이런 사람이 될 만한 능력이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지만, 동시에 그는 “주인님의 습관을 획득”한 자로서 더 이상 피지배 사회의 일부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대의 죄, 개인의 책임 바람에 먼저 눕는 풀에도 사라지지 않는 윤리적 고민 한나 아렌트가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고 취재하며 얻은 결론은, 유태인 학살을 자행했던 아이히만이 악의 화신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대학살을 했을 뿐이며, 남들도 다 하니까 자신도 했다는 상황 논리였다. 그렇다면 식민지 체제 안에서 살아가야 하고, 성공의 욕망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악에 연루될 수밖에 없는, 아무런 결정권도 없는 보통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힘없는 보통사람은 그냥 순응하면서 살아가야 할까? 저자는 순백이 아니면 어차피 더러운 것은 똑같다는 정치적 허무주의를 비판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순응해야 하는 권력의 압력 앞에서 보통 사람도 판단을 내려야 하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개인의 책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며 우리 자신도 성찰의 대상으로 삼는 자기비판을 동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조형근
저자 : 조형근
사회학자. 일제시기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한국 대학과 지식생산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절감하며 2019년 사직했다. 파주 교하의 협동조합 서점과 지역연구소 ‘소셜랩 접경지대’에 근거지를 두고 집필과 강연에 전념하고 있다. 최근 시평집 『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를 냈다. 공저로 『근대주체와 식민지 규율권력』, 『식민지의 일상: 지배와 균열』, 『좌우파 사전』, 『섬을 탈출하는 방법』 등이 있다.

목차

서문: 바람보다 빨리 눕는 풀의 고민에 대하여

1장. 민족주의, 제국의 욕망과 동행하다
가슴 벅차오르는 만주 벌판 / 『남방의 처녀』, 식민지인이 꾸는 제국의 개꿈? / 「붉은 산」: 제국의 국책과 조선인 민족주의의 잘못된 만남 / 팽창 욕망을 정당화한 식민사학, 만선사관과 반도적 성격론 / 황군 깃발 아래 백마 달리던 고구려 쌈터로 / 일본제국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조선인 / 진정한 친일 청산이 필요한 곳

2장 식민지근대화론 넘어서기
어쩌다 일베가 될까?: 일제시기의 쌀 ‘수출’ / 쌀 수출의 시장 메커니즘: 『탁류』의 사례 / 생산자 농민의 삶 / 식민지근대화라는 트라우마? / 식민지근대화론: 일제시기에 근대적 경제성장이 일어났다? / 식민지근대화론이 드러낸 한국 학계의 초상 /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비판 / 농지개혁 없이 근대화가 가능했을까? / 먼저 파이부터 키우자는 주장 / GDP 중심의 세계관을 넘어: 제헌헌법을 보라

3장 실력을 쌓아서 좋은 일 하자는 말
“힘을 키워서 세상을 바꿔라” / 식민지에서 의사로 산다는 것 / 조선인 의사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민족 차별 비판과 사회적 연대감의 계기를 이루다 / 의사들, 신지식의 대표이자 인격자가 되다 / 누가 악덕 의사였나? / 유상규의 격분과 조선인들의 ‘값싼 동족애’ / 식민지 의사들의 마지막은 / 식민지 전문가의 행복, 좁고 위태로운 길

4장. 프랑스와 독일의 과거사 청산: 역사에는 단판승부가 없다
과거사 청산을 잘한 프랑스와 독일? / 한국-일본과 프랑스-독일 관계를 비교해 보면 / 레지스탕스의 나라 프랑스라는 신화 / 비시 정부 불법화를 통해 숨기려 했던 것 / 다시 시작되는 과거사 논쟁: 클라우스 바르비의 경우 / 폴 투비에, 거짓에 기초한 단죄 / 르네 부스케, 교수형에 대한 밧줄의 협력? / 모리스 파퐁, 정계에서 출세하고 천수를 누리다 / 과거사 청산의 신화가 가린 감추고 싶은 진실 / 과거사 논쟁: 현재진행형의 정치 / 독일의 양심, 귄터 그라스의 나치 친위대 경력 / 나치 과거사 극복의 전개 과정 / 끝나지 않는 나치 과거사?: 정규군 범죄 / 타자에 대한 정죄와 자신에 대한 윤리적 성찰

5장 역사의 단죄와 성찰: 당신은 친일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아돌프 아이히만과 한나 아렌트 / 보통사람의 윤리적 책임: 창씨개명의 사례 / 창씨개명, 따르면서 비틀기 / 보통사람은 역사의 관객일까? /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패턴이나 법칙을 찾아내기? /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자기 삶의 무게를 달아보기

에필로그: 역사라는 공유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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