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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107721 / 308쪽 12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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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슬퍼하면,
그 다음으로 갈 수 있어
작가가 ‘슬픔’이라는 감정에 집중하고 있지만, 삶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슬픔만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사이의 희망과 사랑과 기쁨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슬퍼하는 삶의 태도가 잘 담겨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충분히 슬퍼하고 나면 그 다음으로 건너갈 힘도 생긴다고 믿는다. 삶은 슬픈 일투성이지만 그렇다고 매 순간이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당연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된다. 언제나 다음은 오는 법이니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나아가는 슬픔’이다. 김해서의 슬픔은 고여 있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간다. 슬픔이 향하는 곳을 믿으며 감수할 것이 생기더라도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간다. 슬픔을 연료 삼아, 시를 쓰고, 글을 쓰고, 일을 하고, 사랑을 한다. 그 과정에서 김해서는 자주 상상에 빠진다. 지도 앱에서 로드뷰를 켜고 어릴 적 살던 동네를 걷고 있는 그때 그 시절 자신을, 어슴푸레한 저녁 화장실 전등을 끄고 어둠 속에서 샤워를 하며 이국의 야시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마음의 병 이외의 모든 삶을 포기한 동생이 홀로 긴 여행을 준비하는 장면을,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옷깃을 부여잡고 대화를 나누는 순간을, 다시 태어나 처음부터 살아야 한다면 어떨지에 대한 대답을, 나는 나이가 들고 엄마가 젊어져 우리가 동갑이 되는 순간을.
눈을 감은 채 봄의 푸른 들판을 머릿속에 가득 채우는, 상상 속에서 그는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누구라도 될 수 있다. 잠시 눈앞의 풍경을 멈춰놓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완전히 새로운 시공간에 자신을 데려다놓는다. 주변의 시선이나 평가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가장 과감해지며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순간. 동시에 상대의 심정을 짐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실마리도 바로 이 상상력으로부터였다. 그렇게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슬픔을 극복하고 행복을 연습한다. 방앗잎 찢어 넣은 부추전이나 시래기 된장국을 만들어 먹는 것과 같은 아주 구체적이고 평범한 행복을 말이다.
미흡했지만,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어
앞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지금을 기억해
이 책을 읽고 나면, 슬픔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슬픔 다음에 올 기쁨을 생각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삶은 좌절이나 슬픔의 정서 없이는 불가능한 것임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픔 속에 작은 희망을 틔우고 계속해서 뭔가를 써나가는 사람이 바로 김해서다. 매일 매 순간 작동하는 상상 버튼을 눌러 이야기를 기록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그 과정이 곧 삶임을 깨닫는다. 어릴 적 살던 사글셋방 근처 아파트 놀이터에서 늦은 밤 소리를 삼킨 채 놀아야 했던 어린이 김해서는 분수나 주제 너머의 희망을 상상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다. 더 나아가 모든 어린이가 눈치 보지 않고 한데 섞여 놀 수 있는 곳이 많아지기를 희망하면서.
그렇게 부단히 세상을 향해, 주변 사람을 향해, 스스로를 향해 편지를 띄우고, 답장이 없더라도 계속해서 쓰고 있을 신예 작가 김해서의 다음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작가의 말
PART. 1 시와 슬픔 사이
시 같은 것밖에 없었으므로
우리의 영혼은 모과 한 알의 무게만큼 더 나간다
사랑 후의 소란
자기만의 바닥
나는 잘 살고 싶을 때 산문을 쓴다
자기소개 싫어하는 사람의 자기소개
다음은 언제나 온다
이상한 우리를 위하여
게으른 할머니가 되는 게 꿈
겨울에 기록한 것들
친구의 친구를 위해
어느 문학지망인의 비밀 폴더
백지와 나
PART. 2 슬픔과 나 사이
복숭아 예찬
영원한 세계, 유년
다정수치 섬세능력
곰팡이와 하이파이브
몰래 탄 그네
꽃이 피고 고양이가 우는데 사랑을 어떻게 뿌리칠까
기적은 기척의 다른 말일지도 몰라
나이트 샤워
스티커 도둑의 슬픔
홀로 짙은 빨강이 된다는 것
나는 신을 당신이라 부른다
잊히지도, 잊을 수도 없기를
그 언덕
원더풀 라이프
일 분의 기적
당신의 신전
착하면서도 제멋대로일 수 있을까
바지부터 털어
혼자는 혼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1월생의 1월
기억하는 만큼
PART. 3 나와 당신 사이
디어 마이 프렌드
우리가 좋아하는 길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죠?
나의 철학자, 나의 예술가
어딘가에 있을 그곳
한 쌍의 옷걸이를 위한 애도
가마미 해수욕장의 연인들
우린 이제 엄청난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무상함을 사랑해
폭염의 순기능
수상하고 아름다운 유정
우리가 지킬 삶
불광천과 영산강 사이
시절식탁
일 얘기는 나중에
복숭아뼈를 닮은 사이
낄 틈 없는 대화
처음부터 다시 살아야 한다면
가장 존경하는 겁쟁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