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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907485 / 260쪽 145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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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내가 서른 살 넘어까지 살아 있을 줄 알았더라면 스무 살 그즈음에 삶을 대하는 태도는 뭔가 달랐을 것이다” 김연수 작가가 매혹되고 사로잡혔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은 김연수 작가의 젊은 시절 일화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읽다 보면 작가 개인의 일들이 보편적인 청춘의 이야기로 확장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갑갑했던 학창 시절이나 연애에 실패하며 자신의 세계가 깨어지는 경험,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며 그와 관련된 미래를 상상해보았던 기억 등은 누구나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수 작가는 한시와 하이쿠, 대중가요 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장’을 활용하여 청춘을 입체적으로 복원해낸다. 고금을 막론한 명문장들과 그 외 이를 전하는 작가의 생생한 글은 젊은 시절 우리 모두가 품었던 존재론적 질문과 우정에 대한 고민, 사랑의 열병 등 젊은 시절에만 누릴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을, 보다 선명하게 그려보게끔 한다. 어느새 청춘은 멀리 가버렸으나 내 마음엔 여전히 그 뜻 남아 있는 듯. 지금도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 몸이 아파온다. 석양빛 아직 아니 사라졌는데 등나무에 초승달 벌써 올라선 풍경처럼, 청춘은 그런 것이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는 그 빛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버렸다. _128쪽 작가는 “앞으로 겪을 모든 일들을 스무 살 무렵에 다 겪었”다고 고백한다. 이는 강의 시간에 배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마주치고 뒤섞이며 겪어낸 것이다. 정릉의 허름한 자취방에서 친구들과 술을 잔뜩 마셨고, 컴퓨터 한 대로 자신을 위한 소설을 써 내려가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며 함께 술을 먹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고, 혼자 쓰던 소설로는 등단을 했다. 이제 ‘독자’가 있는 글을 쓰게 된 것이다. 그러는 동안 청춘의 한가운데를 통과하여 지나갔다. 작가는 불확실하고 불투명했던 그 시절이 ‘돌아가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던 때였을지도 모른다는 자각을 한다. 스무 살 무렵은 절박하고 예민한 시절이자 많은 것들을 ‘처음’ 겪는 때이기도 하다. 이후로는 많은 것에 차츰 무뎌지게 된다. 김연수 작가 역시 먼 미래를 예상하기 힘들어 했던 청춘을 지나, 서른 이후에도 삶이 한없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맞닥뜨리고 어리둥절해하는 생활인이 되었다. 그리하여 지나간 시절을 짚어주는 문장들을 가만가만 들여다본다. 다음 날, 이삿짐 트럭을 타고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나는 그 언덕에서 보낸 시절이 내겐 봄이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꽃 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천만 조각 흩날리고 낙화도 바닥나면 우리가 살았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깨닫게 되리라.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가버렸다. 이미 져버린 꽃을 다시 살릴 수만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_117쪽 아프거나 아름답거나, 지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는 청춘의 나날들 김연수 작가가 『청춘의 문장들』의 초판을 낸 것은 삼십대 중반, 청춘이 이제 막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던 때였다. 그리고 오십대가 된 지금 개정판을 써 내려가며 예전의 자기 자신과 다시 한번 손을 맞잡는다. 찬란하게 뜨거웠던 시절은 지나갔지만, 그는 우리가 왜 살고 있는지 그리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는 나이가 된 것도 같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한다. 모르고 살아도 좋을 것들을 이제 알게 됐으니 그렇게 슬픈 것이다. 그렇게 봄이 지나가고, 한 해가 가고, 우리의 청춘도 끝나고, 우리는 한때의 우리가 아닌 전혀 다른 어떤 사람들이 되었다. 결국 우리를 용서할 수 있는 건 행복했던 시절의 우리들뿐이라는 걸 이제 알겠다. _248쪽 살아 있는 한 청춘은 반복되고, 지나가고, 끊임없이 반추의 대상이 될 것이다. 아팠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문장들이 있기에, 인간은 삶을 살아볼 만한 것이라고 여기고 오늘도 걸어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김연수 작가가 건네는 청춘의 기억과 문장들을 읽으며, 무감해졌던 하루를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개정판 책머리에―이 책을 처음 읽을 두 눈동자에게
초판 책머리에―한 편의 시와 몇 줄의 문장으로 쓴 서문
내 나이 서른다섯
지금도 슬픈 생각에 고요히 귀 기울이면
내리내리 아래로만 흐르는 물인가, 사랑은
갠 강 4월에 복어는 아니 살쪘어라
내일 쓸쓸한 가운데 술에서 깨고 나면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은은 고령 사람인데
사공서는 다시 노진경을 만났을까?
Ten Days of Happiness
아는가,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
시간은 흘러가고 슬픔은 지속된다
밤마다 나는 등불 앞에서 저 소리 들으며
중문 바다에는 당신과 나
이따금 줄 끊어지는 소리 들려오누나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등나무엔 초승달 벌써 올라와
잊혀지면 그만일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네
제발 이러지 말고 잘 살아보자
진실로 너의 기백을 공부로써 구제한다면
앞쪽 게르를 향해 가만-히 살핀다
서리 내린 연잎은 그 푸르렀던 빛을 따라 주름져가더라도
어둠을 지나지 않으면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니
매실은 신맛을 남겨 이가 약해지고
검은 고양이의 아름다운 귀울림 소리처럼
그대를 생각하면서도 보지 못한 채
외롭고 높고 쓸쓸한
이슬이 무거워 난초 이파리 지그시 고개를 수그리고
1981년 겨울, 나만의 스트로베리 필드에서
스무 살이라면 꿈들! 언제나 꿈들을!
내가 원한 것이라는 걸 잊지 않기 위해서
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꿀을 머금은 것처럼 지지 않는 벚꽃들을 바라본다
아무리 어두워도 개를 발로 차는 사람은 되지 말자
바람이 분다, 봄날은 간다
세계의 끝, 우리들의 마지막
꽃 지는 시절에 다시 그대를 만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