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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 하우스

앤 패칫 저 | 정연희 역 | 문학동네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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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87423 / 44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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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비애가 마지막 숨을 내뱉고 소멸할 때, 비로소 또렷이 과거를 비추는 현재의 빛 두 남매인 대니와 메이브는 엘킨스파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집, 더치 하우스에 살았다. 더치 하우스는 “적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보면, 언덕 위로 몇 인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름답고도 괴상한 외관을 가진 집이다. 담배 도매상으로 떼돈을 번 반후베이크 부부에 의해 1922년 완공되었고, 경제 대공황과 2차대전을 거친 뒤 남매의 아버지인 시릴에게 팔렸다.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살고 싶어했던 남매의 어머니 엘나는 더치 하우스의 호화로움에 숨이 막혀 남매가 어릴 때 가족을 떠난다. 메이브는 충격에 앓다가 당뇨병에 걸려 평생 고생하게 된다. 이후 무뚝뚝한 방식으로나마 남매를 위하던 시릴이 갑작스럽게 생을 다하자, 새어머니인 앤드리아는 남매를 더치 하우스에서 내보내고 유산의 대부분을 가로챈다. 메이브는 아버지가 그들을 위해 남겨둔 교육 신탁금을 활용해 앤드리아와 그녀의 두 딸 노마와 브라이트를 향한 작은 복수를 계획한다. 대니와 메이브는 집에서 쫓겨난 뒤에도 종종 더치 하우스 앞 길에 차를 대고 대화를 나눈다. 일견 이상해 보이는 이 행동은 놀랍게도 몇십 년 동안이나 계속된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두 남매가 집에 대해 보이는 강박은, 이들의 관계가 그렇듯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설은 바로 이러한 시점과 해석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며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는 현재를 과거에 투사하지. 우리는 과거를 지금 알고 있는 것의 렌즈를 통해 돌아봐. 그러니 우리는 과거를 과거의 우리로서 보지 못하고 현재의 우리로서 볼 뿐이야. 그건 과거가 급격히 다른 모습이 된다는 걸 의미하고.” 참혹했던 상실의 기억도, 현재의 ‘렌즈’, 즉 ‘세상을 보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게 된다면 이 세상의 어떤 기억이나 해석도 완벽하게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우리가 아는 것만큼만 볼 수 있다. 거기에 우리를 쉽게 잠식하는 비애와 분노마저 걷어내지 못한다면 과거를 투영하는 렌즈는 영영 흐리고 부정확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매의 행위는 과거를 또렷이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느린 의식이었을지도 모른다. 온전한 극복을 위한 필연적인 시간이었을지도. 세상을 보는 방식의 유동성에 주목하는 이와 같은 태도는 남매의 어머니 엘나와 새어머니 앤드리아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엘나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돕겠다는 선한 일념 때문에 어린 자녀들을 떠났다. 그녀의 선택은 세상을 조금 나은 방향으로 바꿨을지는 모르지만 딸인 메이브를 병들게 하고 아들인 대니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앤드리아는 자신의 남편이 죽었을 때 그 과정에서 배제되고 소외되지만 결국 아이들을 집에서 내쫓으며 남편의 유산을 손에 넣었다. 두 여성의 선택은 어떤 면에서도 완벽히 선하거나 악하지 않고 한편으론 너무나 어리석게 보인다. 하지만 인간적인 선택이란 결국 모두 그런 모습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더치 하우스』는 가족과 삶의 잔혹하고도 다정한 속성을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상실의 기억을 공유한 두 남매의 특별한 유대 투명하고 강력한 더치 하우스의 힘 메이브는 아버지가 앤드리아의 두 딸을 포함한 자녀 모두를 위해 남긴 교육 신탁금을 최대한 많이 써 없애려 계획하고, 그 복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니는 교육비가 가장 비싼 기숙학교와 메디컬스쿨에서 공부하게 된다. 그는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또 불행하게 하는지 알게 될 때쯤 서서히 과거에서 멀어져 꿈을 좇으려 하지만 누나 메이브 또한 과거의 일부이기에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기차에서 만난 설레스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아버지와 같은 실수를 할까봐 섣불리 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한다. 그러다 화학을 가르치는 에이블 박사로부터 좋은 정보를 입수하고,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자 대니의 오랜 꿈이기도 했던 부동산 일에 처음으로 뛰어들게 된다. 대니는 “제비처럼, 연어처럼, 철새가 이동하듯 경로를 따르는 무력한 포로”로서 보냈던 무수한 세월을 뒤로한 채, 비로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듯 보인다. 그렇게 삶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것 같던 때, 위기는 갑자기 찾아오고 원하지 않았던 재회가 이어진다. 남매의 삶은 처음 더치 하우스를 지었던 반후베이크 부부와 가족들을 위해 더치 하우스를 통째로 구매했던 시릴 콘로이의 삶처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흘러간다. 더치 하우스의 곁에서 이들은 사랑을 하고 사랑에 실패하고, 꿈을 꾸고 또 좌절하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사람과 너무나 허무하게 다시 마주치기도 한다. 극복한 줄 알았던 상처에 아파하고 새로운 위기가 순식간에 찾아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더치 하우스』가 일깨워주는 것은 “와르르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던 순간에 우리를 지탱하는 존재가 있으리란 사실이다. 그 존재로 인해 우리가 계속 살아갈 힘을 얻을 거란 사실. 과거의 기억이든, 지붕이든, 사랑과 애증이든 그 존재와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는 무언가로 무장한 채 삶은 계속될 거라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투명하고 강력한 더치 하우스가 우리에게 보여준 가장 중요한 발견일지도 모른다.

저자 소개

  • 저자 : 앤 패칫
저자 : 앤 패칫 Ann Patchett
196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내슈빌에서 자랐다. 첫 소설 『거짓말쟁이들의 수호성인』(1992)이 <뉴욕 타임스>에서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번째 소설『태프트』(1994)로 재닛 하이딩거 카프카 상과 구겐하임 기금을 받았다.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벨칸토』(2011)가 펜/포크너 상과 오렌지상을 동시에 거머쥐고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앤 패칫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 『경이의 땅』(2011), 『커먼웰스』(2016)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다.
『더치 하우스』(2019)는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살아가지만 결국엔 과거와 화해하고 꿈을 이루는 남매의 이야기를 섬세한 문체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20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다.
앤 패칫은 현재 내슈빌에 파르나서스 서점을 열고 지역 서점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역자 : 정연희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커먼웰스』 『사라진 반쪽』 『디어 라이프』『착한 여자의 사랑』 『소녀와 여자들의 삶』 『운명과 분노』 『플로리다』 『다시, 올리브』『내 이름은 루시 바턴』 『무엇이든 가능하다』 『버지스 형제』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그 겨울의 일주일』『비와 별이 내리는 밤』 『헬프』 등이 있다.

목차

1부 _9
2부 _163
3부 _333

옮긴이의 말 _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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