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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저 | 문학동네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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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86211 / 48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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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잃어야만 했던 나와 너무나도 다른, 너무나도 닮은 너, 나의 반쪽에 대한 이야기 “타운에서 달아날 수는 있지만, 핏줄에서 달아날 수는 없다. 하지만 빈스네 쌍둥이는 어째서인지 자신들이 그 두 가지를 모두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본문 16쪽 미국 남부의 유색인 마을 맬러드. 지도상에는 표기조차 되지 않는 이 작고 조용한 마을의 특별한 점은 주민들이 모두 백인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밝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이 처음 생길 때부터 이곳 주민들의 목표는 자신보다 더 밝은 피부색의 아이들을 낳는 것이었다. 그러니 십여 년 전 맬러드에서 도망쳤던 쌍둥이 자매 중 하나인 데지레가 블루블랙 빛깔의 검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났을 때 마을이 발칵 뒤집힌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저애가 데지레의 딸이 맞나?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쌍둥이의 삶에는 실로 많은 일이 일어났고, 또 일어날 것이었지만 그 시작은 물론 맬러드였다.   쌍둥이 자매 데지레와 스텔라 빈스는 이 기묘한 마을에서 “거의 젖지 않은 모래색” 피부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평생 마을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맬러드 주민들과 달리 데지레와 스텔라는 늘 더 큰 도시에서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급기야 자매가 열여섯 살이 되자, 백인들의 린치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홀로 힘겹게 생계를 꾸리던 어머니는 딸들에게 이제 학교를 그만두고 부유한 백인의 집에서 청소 일을 하라고 지시하고, 이곳에서의 삶을 견딜 수 없어진 자매는 곧 자신들의 오랜 꿈을 실행에 옮긴다. 마을 축제가 열린 밤, 그들은 고향에서 몰래 도망쳐 난생처음 대도시로, 뉴올리언스로 향한다. “스텔라는 옆방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쉽게, 한 인생에서 빠져나와 다른 인생으로 들어가버렸다.” 본문 62쪽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던 쌍둥이의 인생은 스텔라가 어느 회사의 마케팅부 비서 자리에 ‘백인’으로 취직하면서부터 엇갈리기 시작한다. 유색인인 자신이 지원을 해도 될지 망설이던 스텔라에게 데지레는 그건 거짓말이 아니라고 설득한다. “그들이 그녀를 백인으로 생각하고 고용했다면, 그게 어떻게 그녀의 잘못이겠는가?” 실제로 스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지원서를 내러 간 날, 자신이 흑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 뿐. 그리고 그 회사의 어느 누구도 그녀가 흑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 스텔라는 직장에서 백인을 연기하고, 점차 스텔라가 아닌 ‘미스 빈스’로서의 삶에 익숙해진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완전히 다른 삶, 더 안전하고 친절한 세계를 맛본 스텔라는 결국 자신의 반쪽을 잘라내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난다. 희열과 행복이 빛나는 자리에 언제나 불안과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세상으로. 그리고 영영 평행선을 달릴 것 같던 자매의 삶은 이십여 년 만에 서로의 딸을 통해 운명적으로 교차하게 된다. '나'로서 온전히 자유롭기 위해 내딛는 걸음, 그 위태로운 걸음이 그려내는 다채롭고 찬란한 삶의 궤적에 대하여 “이 타운은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장소라기보다 구상에 더 가까웠다.” 본문 14∼15쪽 소설의 주요 배경이자 피부색이 밝은 흑인들만 모여 사는 마을 ‘맬러드’는 브릿 베넷이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이지만, 사실 작가가 루이지애나의 시골 마을 출신인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은 실제 이야기에서 착안한 것이다. 작가는 어느 날 어머니가 어린 시절에 대해 회상하면서 밝은 피부색의 아이를 낳기 위해 밝은 피부의 사람들끼리만 결혼하는 마을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를 무심하게 꺼냈을 때, 경악과 충격 속에서 그 이야기를 받아 적었고 결국 그 한 문장이 이 거대한 이야기의 씨앗이 되었다. 맬러드는 인종이라는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인물들을 통해 그 사회적 구분의 허위를 드러내는 한편, 현실 속에, 사람들의 관념 속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또렷한 경계를 보여주는 탁월한 장치이다. 다시 말해 인종이나 계급과 같은 경계가 본질적으로 관념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그저 관념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란 어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원하는 모습으로 창조해야 하는 것이었다.” 본문 420쪽 데지레가 흑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주드는 검은 피부로 인해 밝은 피부만을 선호하는 맬러드에서 철저히 배척당한다. 데지레는 고향을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결국은 그곳에 소속될 수 있었기에 맬러드로 돌아오지만, 주드는 그곳에 살면서도 절대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없기에 맬러드를 영원히 떠난다. 반면 스텔라가 백인으로 패싱한 뒤 백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새하얀 피부의 케네디는 자신에게 흑인의 피가 흐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케네디는 어쩌면 주드보다 더 맬러드에 어울리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뿌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므로 그곳은 완전히 낯선 타자의 영역이다. 하지만 케네디는 또한 과거에 대해 철저히 침묵하는 어머니 때문에, 애초에 존재조차 알지 못했으나 박탈된 자신의 일부로 인해 어떤 상실감과 불안을 느끼며 살아간다. 다시 말해 데지레와 스텔라, 주드와 케네디가 맬러드라는 공간과 맺는 관계는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정체화하느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맬러드라는 가상의 장소, 즉 상징적인 ‘고향’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사회적 현실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고향을 떠날 수는 있어도 고향의 존재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물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스스로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창조는 무(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수정하거나 지워내고 그 위에서 재창조하는 일에 가깝다. 그리고 재창조는 반드시 흔적을, 상실을 남긴다. 그것은 때로 자신의 반쪽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위험을 끌어안고 자기 창조와 자기 파괴의 회색 지대에서 한 걸음을 더 내딛는 이들의 모습은, 그 결과가 비극이든 희극이든, 숭고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온전히 ‘나’로서 자유로운 그 세상을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에도 꿈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브릿 베넷
저자 : 브릿 베넷
독자를 사로잡는 강렬하고 풍부한 서사와 섬세하고 예리한 필력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작가의 대열에 오른 소설가. 1990년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태어나 자랐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미시간대학교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재학중에 페미니스트 블로그 플랫폼 ‘제저벨(Jezebel)’에 게재한 「나는 선한 백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I Don’t Know What to Do With Good White People」가 사흘 만에 백만 뷰를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6년 첫 장편소설 『나디아 이야기The Mothers』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선정 존 레너드 데뷔 소설상과 펜/로버트 W. 빙엄 데뷔 소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브릿 베넷은 전미도서재단이 뽑은 ‘35세 이하의 신인 작가 5인’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피부색이 밝은 흑인으로 태어나 한 명은 흑인의 삶을, 다른 한 명은 백인의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두번째 장편소설 『사라진 반쪽』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에서 16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미도서상 후보와 여성소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또한 〈워싱턴 포스트〉 〈피플〉 〈타임〉 〈USA 투데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NPR 등 각종 언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해의 추천 도서로 선택했고, 〈뉴욕 타임스〉는 ‘2020년 최고의 책 10선’ 중 하나로 꼽았다.

역자 : 정연희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디어 라이프』 『착한 여자의 사랑』 『소녀와 여자들의 삶』 『운명과 분노』 『플로리다』 『다시, 올리브』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무엇이든 가능하다』 『버지스 형제』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그 겨울의 일주일』 『비와 별이 내리는 밤』 『커먼웰스』 『헬프』 등이 있다.

목차

1부 사라진 쌍둥이 _009
2부 지도 _115
3부 감정선 _201
4부 극장 뒷문 _281
5부 퍼시픽 코브 _361
6부 장소들 _415

감사의 말 _475
옮긴이의 말 | 선택의 자유, 자유의 선택 _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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