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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448253 / 220쪽 120 x 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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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행복한 우리 집’과 ‘지긋지긋한 지옥’ 욕망의 간극 사이, 곪아가는 가족 『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이고 강렬한 사랑과 증오가 뒤얽힌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한때 누구보다 사랑하는 존재였지만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그러고도 끊을 수 없는 ‘가장 질긴 족쇄’인 가족에 대해 사실적이고 집요하게 조명한다. 이혼한 차녀 ‘김은희’는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간병을 위해 부모의 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부모는 여전히 자존심을 세우며 “김은희가 그들을 모시고 있다는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오갈 데 없는 김은희 모자를 부양하고 있는 거라고 자부했다”(31쪽). 그런 고압적인 부모의 태도와 길어지는 간병 생활에 그녀는 정신적으로 지쳐가고,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형제들에 대한 불만이 쌓여간다. 그렇게 억압된 ‘김은희’의 마음은, 결국 아버지의 생일날 ‘딸랑 찹쌀떡 하나’ 사 온 장녀 ‘김인경’이 부모의 편을 들며 자신을 비난하자 폭발하고 만다. “살아 계실 때 효도해라.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죄다 효도라고는 눈곱만큼도 안 해본 사람들이야. 해봤으면 그게 얼마나 징글징글한 건지, 기약 없는 지옥인지 아니까 그런 말 못 하지. 그래서 세상에는 효도하는 사람들보다 후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야. 그게 효도보다 훨씬 더 쉽고 짧으니까. 나도 빨리 좀 그래봤으면 좋겠다. 눈물 질질 흘리면서 돌아가시기 전에 효도할 걸, 그렇게 후회하는 날이 제발 하루라도 빨리…….”(50쪽) 그 사실을 알고도 대학병원 의사인 장남 ‘김현창’은 ‘진리 탐구’를 위한 신문 칼럼을 쓴다고 가버리고, 고시에 실패해 물류센터 일을 하며 사는 막내아들 ‘김현기’는 아예 부모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 원가족은 이제 자식들에게 행복과 거리가 먼 족쇄일 뿐이고, 늙고 병든 부모의 부모 노릇이 지긋지긋한 그들은 부모에게 단 한 가지만을 바란다. “우리가 부모님께 바라는 건 그거 딱 한 가지예요. 우리를 도와주시려고 할 필요도 없고, 걱정해주실 필요도 없어요. 정말 자식들을 위한다면 그냥 조용히 자식들이 하자는 대로 해주시기만 하면 돼요.”(64쪽) “걱정 마. 우리한텐 자식이 넷이나 있어.” 끊을 수 없는 관계의 무게 자식 넷과 부모, 여섯 명의 가족이 각자의 속사정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여기지만 실상 남보다도 모르는 사이. 각자의 시점에서는 다른 가족의 마음을 절대로 알 수 없게 묘사하는 치밀한 구성으로 소설은 그러한 ‘가족’의 관계를 구현해낸다. 차녀 ‘김은희’는 막내 ‘김현기’가 보기에는 “자신이 가장 무른 돌인 줄도 모르고 온 가족을 상대로 부딪치는”(164쪽) 것이 안타까운 누나지만, 장녀 ‘김인경’에게는 “단순하고 감정적”(114쪽)인 철부지 동생일 뿐이다. 같은 인물이어도 바라보는 사람과 관계, 시기에 따라 그 면면은 전혀 다르게 해석되며 그것은 자식들이 부모를 보는 시선에서 가장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만날 똑같은 소리, 진짜 지겨워죽겠어.” 동성빌라 시절에도 부모님은 똑같았었어. 달라진 건 그땐 우리가 그걸 지겨워하지 않았지만 이젠 지겨워한다는 거지.(162쪽) 부모 노릇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늙고 병든 부모는 한탄한다. “다 틀려먹었어. 그게 왜 옛날 일이야. 우리가 가족이었을 때, 지들이 우리 자식이었을 때, 우리가 지들 부모였을 때, 바로 그땐데…….”(202쪽) 그러한 괴리에서 자라난 미움에 떠밀려 가족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한 발씩 천천히 파국으로 나아가게 된다. ‘누가 그들을 죽였나?’ 그 답을 찾는 사이 독자는 ‘가족’이라는 의무를 짊어진 이들에게 필연적으로 깃들고야 마는 편협한 사랑과 끈적한 증오를 함께 직시하게 된다. 그 애증이 이끈 파멸 앞에서 마침내 마주하게 되는 비극의 근원은 놀랍도록 강렬한 여운을 선사한다. 가정의 수마다 존재하는 가족의 고통과 애환, 그 면면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진정한 가족애란 무엇일지 돌아보게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다음 생에서는 어느 자식이 더 효자인지를 두고 아내와 입씨름을 벌였으면 좋겠다. 이제는 옛말이 돼버린 효도, 효자라는 말이 그때까지 남아 있다면 말이다. _10~11쪽 육체적인 쇠락이 찾아와 이제는 자식이 그들의 보호자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존심을 내세우는 부모가 어처구니없었다. 혼자 화장실도 못 가는 엄마의 상태와 자신이 없으면 밥도 못 찾아 먹는 아버지의 처지를 생각하면 더 기가 찼다. 그런데도 그들의 정신은 자식들을 호령하던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_32쪽 “그래, 맞아. 내 엄마만 아니었으면, 내 아버지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 텐데. 이혼으로 끝낼 수 있는 관계였으면 이혼을 해도 벌써 몇 번은 했을 거야.” _41~42쪽 “살아 계실 때 효도해라.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죄다 효도라고는 눈곱만큼도 안 해본 사람들이야. 해봤으면 그게 얼마나 징글징글한 건지, 기약 없는 지옥인지 아니까 그런 말 못 하지. 그래서 세상에는 효도하는 사람들보다 후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야. 그게 효도보다 훨씬 더 쉽고 짧으니까. 나도 빨리 좀 그래봤으면 좋겠다. 눈물 질질 흘리면서 돌아가시기 전에 효도할걸, 그렇게 후회하는 날이 제발 하루라도 빨리…….” _50쪽 “어떻게 부모가 자식 잘못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어?” “그 생각을 버리세요.” “뭐?” “우리가 부모님께 바라는 건 그거 딱 한 가지예요. 우리를 도와주시려고 할 필요도 없고, 걱정해주실 필요도 없어요. 정말 자식들을 위한다면 그냥 조용히 자식들이 하자는 대로 해주시기만 하면 돼요.” _64쪽 김인경은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참 싫었다. 왜 울고 싶어도 참고 있는 아이에게 안 주고 우는 아이에게 주는데! 그럼 애써 울음을 참고 있던 그 아이는 뭐가 되냐고! _111쪽 누군가 그런 말을 했던 것도 생각났다. 자식은 선불이고 부모는 후불이라고. 자식은 태어날 때 이미 기쁨과 행복을 다 줘서 자식한테는 베풀기만 해도 억울하지 않는데, 부모한테는 이미 받아먹은 건 기억나지 않고, 내가 내야 할 비용만 남은 것 같아 늘 부담스러운 거라고. _119쪽 핏줄이라는 말은 사기다. 진짜 피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은데, 연결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하니까. 혹시라도,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핏줄이 연결돼 있다면 그건 아래로만 향해 있을 것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핏줄이 이어져 있는데, 자식의 핏줄은 부모가 아니라 자신의 자식을 향해서만 뻗어 있을 테니까. 그리고 자식을 향한 핏줄이 연결되는 순간, 부모 쪽에서 온 핏줄은 막혀버린다. 거추장스러운 넝쿨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_161쪽 “사람들이 옷을 입고 있는데도 꼭 안 입은 것처럼 보여요.” 이정숙은 민망해서 요양원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평생 입고 있던 누구 엄마, 누구 아버지라는 부모의 옷을 벗어버려서 그래. 벗은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벗긴 거지만.” _174쪽 나는 니들이 옹알이를 할 때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는 데. 다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몰라도 내 귀에는 신기하게 다 들렸었는데. _186쪽 “약, 약속…… 부모…….” 우리 약속했잖아요. 죽을 때까지 부모로 살겠다고. 자식들이 뭐라 그래도 우리는 그렇게 살면 돼요. 이정숙이 눈으로 하는 말을 김영춘은 알아들었다. “그래. 제깟 놈들이 뭐라 그러든 자식일 뿐이고, 우리가 부모야.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 일을 하면 되는 거야. 그놈들 도움 없이도 우리끼리 충분히 할 수 있어.” _196쪽
프롤로그
김은희
김현창
김인경
김현기
김영춘과 이정숙
에필로그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