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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85542 / 15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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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책에 대하여> 섬세하고 매혹적이다. 이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 이 작품은 더 잘 이해될 수 있다. _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모디아노는 궁극적으로 잊기 위해 기억하고 글을 쓰는 작가다. 우리는 그의 고통과 트라우마의 수혜자들이다. 모디아노 소설의 미덕으로 가득한 작품. _로스 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파리의 거리거리를 거닐며 잠들어 있는 기억을 소환하는, 줄타기 곡예사의 줄처럼 팽팽한 문체. _마리안 파트릭 모디아노는 절정에 이른 재능을 보이며 지금껏 자신이 써온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_렉스프레스 소설 속에는 이야기가 결국 범죄사건으로 나아가리라는 수많은 암시가 등장하지만, 모디아노의 손길이 닿으며 작품은 추리소설보다는 “조금 전 깨어난 어떤 혼란스러운 꿈”에서 벗어나는 출구가 된다. _뉴욕 타임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소설인 『잠자는 추억들』은 모디아노의 열성 독자와 그의 작품을 처음 읽는 독자 모두를 위한 최고의 작품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책 속에서 > 나에게 파리는 지하철역들만큼이나 수많은, 어쩌다가 전광 노선도의 버튼을 누르면 반짝반짝 불이 켜지는 그 모든 점들만큼이나 수많은 유령들이 흩어져 있는 곳이다. (16쪽) 누군가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있다는 느낌, 마음이 놓이는 일종의 진정제 같은 눈길과 목소리, 내게는 익숙지 않은 것이었다. 그녀는 침술가가 혈자리를 잘 찾듯이 내게 적절한 질문을 했다. (32쪽) 나는 카페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단편적인 대화를 자주 듣게 되었다. 나는 그 말들을 최대한 남모르게 적어두었다. 그러면 최소한 그 말들이 영원히 사라져버리지는 않았다. (43~44쪽) 내 공책들에는 이름 모를 목소리들의 조각난 말들이 가득 적혀 있다. 그리하여 오늘 나는 특별할 것 없는 어느 한 장에다가 그 이름조차 확실치 않은 마들렌 페로라는 인물과 거의 오십 년 전에 주고받은 몇 마디를 옮겨 적어보려고 한다. 이렌, 아시 고원, 구르지예프, 아르마유가의 어느 호텔…… (48쪽) 왜 어떤 책들이나 물건들은 평생 어딜 가든 기어코 우리를 따라다니는가 하면 다른 것들은 귀중한 것들인데도 그만 잃어버리고 없어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49쪽) 요컨대 우리는 우리가 처음 만난 거리에서 육 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었는데 나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가 없었다. 시간은 멈춰 있었고, 다만 그 어린아이의 존재가 더해져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의 첫 만남이 똑같이 되풀이된 것 같았다. 마치 매일 정오와 자정마다 다시 만나는 시곗바늘들처럼 같은 거리에서 그녀와 또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51쪽)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우리가 궁금해하던, 어떻게 하여 종적이 묘연해졌는지 온통 신비에 싸여 있고 도무지 그 신비를 밝혀낼 길이 없었던 그 사람들이 알고보니 놀랍게도 여전히 같은 도시에서 단지 구역만 다른 곳에 옮겨가 살고 있었다. (53쪽) 만약 우리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상황에서 과거에 이미 겪었던 일을 다시 겪으며 살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처음보다 실수도, 오점도, 공백도 없이 훨씬 더 잘살 수 있다면…… 그건 마치 정정한 곳투성이의 육필원고를 깨끗하게 다시 베껴 쓰는 것 같을 거야…… (60쪽) “기억력이 좋으시네……” 그렇다, 아주…… 나는 내가 잊어버리려고 애쓰던 내 삶과 사람들의 세세한 것들까지도 다 기억한다. 나는 다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수십 년이 지난 뒤 뜻하지 않은 순간, 어느 길모퉁이에서, 하루 중 어떤 시간이면 그 기억들이 익사자들처럼 수면으로 떠오른다. (76쪽) 오늘 나는 그 점에 대해 회한을 느낀다. 내면 성찰 같은 것엔 그다지 소질이 없지만, 대체 왜 탈주가 나에게 일종의 살아가는 방식이 되었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히 오랫동안, 그러니까 스물두 살까지 계속되었다. (81쪽) 나는 그날들의 일을 떠올리면 켕기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나의 젊은 시절의 한 부분을 마감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날들이다. 그후에는 그 어떤 것도 완전히 같은 색조를 띠지 않게 된 것 같다. (88쪽) 바닥을 치고 나자 나는 수면으로 다시 올라오게 된 것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부터 내게는 다른 삶이 시작되는 거야. 그리고 그때까지 살아온 삶은 조금 전 깨어난 어떤 혼란스러운 꿈 같아 보였다. 나는 갑자기 “미래가 내 앞에 열린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다, 나는 마침내 미래의 저 높은 곳에서 이제 더이상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부터 어떤 백신으로 면역이 생겼거나 아니면 어떤 외교관 여권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100쪽)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등뒤에 달고 다니던 모든 무거운 것들을, 그리고 모든 회한들을 마침내 내려놓게 된다. (114쪽)
잠자는 추억들 007
해설 | 추억의 지도 속으로 더듬어가는 비탈길들 121
파트릭 모디아노 연보 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