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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추억들

파트릭 모디아노 저 | 김화영 역 | 문학동네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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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85542 / 152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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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 책에 대하여> 섬세하고 매혹적이다. 이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 이 작품은 더 잘 이해될 수 있다. _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모디아노는 궁극적으로 잊기 위해 기억하고 글을 쓰는 작가다. 우리는 그의 고통과 트라우마의 수혜자들이다. 모디아노 소설의 미덕으로 가득한 작품. _로스 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파리의 거리거리를 거닐며 잠들어 있는 기억을 소환하는, 줄타기 곡예사의 줄처럼 팽팽한 문체. _마리안 파트릭 모디아노는 절정에 이른 재능을 보이며 지금껏 자신이 써온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_렉스프레스 소설 속에는 이야기가 결국 범죄사건으로 나아가리라는 수많은 암시가 등장하지만, 모디아노의 손길이 닿으며 작품은 추리소설보다는 “조금 전 깨어난 어떤 혼란스러운 꿈”에서 벗어나는 출구가 된다. _뉴욕 타임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소설인 『잠자는 추억들』은 모디아노의 열성 독자와 그의 작품을 처음 읽는 독자 모두를 위한 최고의 작품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책 속에서 > 나에게 파리는 지하철역들만큼이나 수많은, 어쩌다가 전광 노선도의 버튼을 누르면 반짝반짝 불이 켜지는 그 모든 점들만큼이나 수많은 유령들이 흩어져 있는 곳이다. (16쪽) 누군가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있다는 느낌, 마음이 놓이는 일종의 진정제 같은 눈길과 목소리, 내게는 익숙지 않은 것이었다. 그녀는 침술가가 혈자리를 잘 찾듯이 내게 적절한 질문을 했다. (32쪽) 나는 카페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단편적인 대화를 자주 듣게 되었다. 나는 그 말들을 최대한 남모르게 적어두었다. 그러면 최소한 그 말들이 영원히 사라져버리지는 않았다. (43~44쪽) 내 공책들에는 이름 모를 목소리들의 조각난 말들이 가득 적혀 있다. 그리하여 오늘 나는 특별할 것 없는 어느 한 장에다가 그 이름조차 확실치 않은 마들렌 페로라는 인물과 거의 오십 년 전에 주고받은 몇 마디를 옮겨 적어보려고 한다. 이렌, 아시 고원, 구르지예프, 아르마유가의 어느 호텔…… (48쪽) 왜 어떤 책들이나 물건들은 평생 어딜 가든 기어코 우리를 따라다니는가 하면 다른 것들은 귀중한 것들인데도 그만 잃어버리고 없어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49쪽) 요컨대 우리는 우리가 처음 만난 거리에서 육 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었는데 나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가 없었다. 시간은 멈춰 있었고, 다만 그 어린아이의 존재가 더해져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의 첫 만남이 똑같이 되풀이된 것 같았다. 마치 매일 정오와 자정마다 다시 만나는 시곗바늘들처럼 같은 거리에서 그녀와 또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51쪽)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우리가 궁금해하던, 어떻게 하여 종적이 묘연해졌는지 온통 신비에 싸여 있고 도무지 그 신비를 밝혀낼 길이 없었던 그 사람들이 알고보니 놀랍게도 여전히 같은 도시에서 단지 구역만 다른 곳에 옮겨가 살고 있었다. (53쪽) 만약 우리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상황에서 과거에 이미 겪었던 일을 다시 겪으며 살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처음보다 실수도, 오점도, 공백도 없이 훨씬 더 잘살 수 있다면…… 그건 마치 정정한 곳투성이의 육필원고를 깨끗하게 다시 베껴 쓰는 것 같을 거야…… (60쪽) “기억력이 좋으시네……” 그렇다, 아주…… 나는 내가 잊어버리려고 애쓰던 내 삶과 사람들의 세세한 것들까지도 다 기억한다. 나는 다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수십 년이 지난 뒤 뜻하지 않은 순간, 어느 길모퉁이에서, 하루 중 어떤 시간이면 그 기억들이 익사자들처럼 수면으로 떠오른다. (76쪽) 오늘 나는 그 점에 대해 회한을 느낀다. 내면 성찰 같은 것엔 그다지 소질이 없지만, 대체 왜 탈주가 나에게 일종의 살아가는 방식이 되었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히 오랫동안, 그러니까 스물두 살까지 계속되었다. (81쪽) 나는 그날들의 일을 떠올리면 켕기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나의 젊은 시절의 한 부분을 마감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날들이다. 그후에는 그 어떤 것도 완전히 같은 색조를 띠지 않게 된 것 같다. (88쪽) 바닥을 치고 나자 나는 수면으로 다시 올라오게 된 것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부터 내게는 다른 삶이 시작되는 거야. 그리고 그때까지 살아온 삶은 조금 전 깨어난 어떤 혼란스러운 꿈 같아 보였다. 나는 갑자기 “미래가 내 앞에 열린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다, 나는 마침내 미래의 저 높은 곳에서 이제 더이상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부터 어떤 백신으로 면역이 생겼거나 아니면 어떤 외교관 여권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100쪽)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등뒤에 달고 다니던 모든 무거운 것들을, 그리고 모든 회한들을 마침내 내려놓게 된다. (114쪽)

저자 소개

  • 저자 : 파트릭 모디아노
저자 : 파트릭 모디아노 Patrick Modiano
바스러지는 과거, 잃어버린 삶의 흔적으로 대표되는 생의 근원적 모호함을 신비로운 언어로 탐색해온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1945년 불로뉴비양쿠르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해 1968년 소설 『에투알광장』으로 로제 니미에 상, 페네옹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외곽 순환도로』로 1972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슬픈 빌라』로 1976년 리브레리상을, 1978년에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발표한 전 작품을 대상으로 2000년 폴모랑 문학 대상, 201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청춘 시절』 『잃어버린 거리』 『팔월의 일요일들』 『신혼여행』 『도라 브루더』 『신원 미상 여자』 『작은 보석』 『한밤의 사고』 『혈통』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지평』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등이 있다.


역자 : 김화영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알베르 카뮈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십여 년간 고려대 불문학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 같은 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는 『바람을 담는 집』 『시간의 파도로 지은 城』 『문학 상상력의 연구』 『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 『발자크와 플로베르』 『행복의 충격』 『한국 문학의 사생활』 『여름의 묘약』 『김화영의 번역수첩』 등이 있고, 알베르 카뮈 전집(전20권), 『다다를 수 없는 나라』 『어린 왕자』 『섬』 『마담 보바리』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실비 제르맹의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밤의 책』, 그리고 모디아노의 『잃어버린 거리』 『신혼여행』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청춘 시절』 『팔월의 일요일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잠자는 추억들 007

해설 | 추억의 지도 속으로 더듬어가는 비탈길들 121
파트릭 모디아노 연보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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