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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닉

아니 에르노 저 | 조용희 역 | 문학동네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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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85597 / 36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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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탐닉』은 직접 체험한 것만을 글로 쓸 것이라는 작가의 선언에 충실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 허구는 없다. 그녀는 S와 만나서 헤어지기까지의 기간인 1988년 9월부터 1990년 4월까지의 일기를 공개한다. “S…… 이 모든 아름다움”으로 시작되어 “내가 가지고 있는, 위험한 어떤 것을 쓰고자 하는 욕구. 마치 무슨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꼭 들어가야만 하는 지하실의 열린 문 같은”으로 끝나는 그녀의 일기는 S와 그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그녀가 살고 싶어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 대한 기록이다. 이 일기를 쓸 당시 에르노는 마흔여덟 살의 이름난 작가였으며, S는 서른다섯 살의 파리 주재 소련 대사관 직원이었다. 그녀는 작가들의 소련 여행을 수행하던 그와 레닌그라드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파리로 돌아와서도 그가 소련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내연의 관계를 이어나간다. 그녀와 사랑을 나눈 S는 근사한 외모밖에는 가진 것이 없는 출세지향적인 나르시시스트이다. 그는 에르노의 작가적 명성에 열광하고, 그녀 또한 명예욕에 가득찬 애인을 위해 대통령과의 만찬과 같은 행사에 기꺼이 참석한다. 그녀는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몸치장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러시아어를 배우고, 소련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영화 시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애인의 아내와 나란히 앉아 있기도 한다. 에르노는 애인의 아내와 자신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주부와 창녀”라고 묘사하는데, 이는 일상적 공간에서 그를 사랑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연민의 표현이기도 하고(그와의 만남은 언제나 일방적이다. 그녀는 그에게서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릴 뿐 먼저 걸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동화처럼 살고 싶”은 그녀의 환상이 반영된 표현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하는 매 순간을 열정으로 살고 싶은 그녀의 노력은 자잘한 것들에까지 미친다. 그녀는 “신으로 군림하는 그”를 위해 옷, 음식,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성과 열의를 다한다. 그럼에도 열정의 시간은 점점 사그라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의 열정이 식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연하의 애인이 바람을 피울까 조바심을 내고, 그를 소유하고 있는 그의 아내에게 불같은 질투심을 느낀다. 사랑, 그 절절한 고통과 뜨거운 열정 에르노의 일기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보았을 절절한 고통과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하다. 그녀는 글을 씀으로써 그와의 시간이 아로새겨진 몸의 기억을 박제하고, 그럼으로써 “삶을, 혹은 삶에 가까운 무엇을 허무에서 구”해내고, 자기 자신을 지탱하고 구원한다. 그녀가 사랑을 위해 바친 열정에 대한 기록은 일상을 문학의 자리로 승화시킨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걸작품으로 만들고 싶어했으며, 그것을 위해 순간순간을 열정을 다해 살았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에서 아니 에르노는 『단순한 열정』을 발표하고 십 년이 지난 후 일기장을 공개했을까? 단지 『단순한 열정』의 논픽션 판이라면 『탐닉』이 가지는 의미는 그녀의 노출벽이나 만용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이 페이지들 속에 『단순한 열정』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진실이 내포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정제되지 않고 암울한,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어떤 제물 같은 무엇이. (……) 순간순간 종이 위에 나열해놓은 단어들은 나에게 시간만큼이나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다. 한마디로 그 단어들은 시간 그 자체다.”

저자 소개

  • 저자 : 아니 에르노
저자 : 아니 에르노
194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소상인의 딸로 태어났다. 루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1971년 현대문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까지 문학교수로 재직했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으로 등단했으며, 이후 『그들의 말 혹은 침묵』 『얼어붙은 여자』를 발표하며 문제적 작가로 떠올랐다. 아버지의 삶을 다룬 『자리』로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1991년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담은 『단순한 열정』을 발표, 선정성과 그 서술의 사실성 탓에 출간 당시 평단과 독자층에 큰 충격을 안겼다. 십 년 후 『단순한 열정』의 내면일기라 할 수 있는 『탐닉』을 출간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집착』 『부끄러움』 『사건』 『사진 사용법』 및 비평가인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교수와의 이메일 대담집인 『칼 같은 글쓰기』 등이 있다. 2003년 그녀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었고, 2008년 『세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 상, 프랑수아 모리아크 상, 프랑스어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9년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 선집 『삶을 쓰다』가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되었으며, 2020년 『삶을 쓰다』에 실렸던 글들을 추려서 재수록한 『카사노바 호텔』을 발표했다.

역자 : 조용희
성균관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클레르몽대학에서 앙드레 지드 서간문 연구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균관대, 동덕여대, 외교안보연구원에 출강했으며, 『야생의 고독』 『그림 속으로 들어간 남자』 『좁은 문』 『신원 미상 여자』 『그대를 다시 만나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1988년 015
1989년 085
1990년 305

옮긴이의 말 고통과 열정의 외침 347
아니 에르노 연보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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