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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467388 / 152쪽 116 x 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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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나는 게임 속에 있다. 게임 밖에서 발생해 모종의 계기로 게임 속에 들어와버린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게임 속 캐릭터로 기획된 인물로서. 내게는 유년기가 없고, 따라서 한밤중에 식은땀 범벅이 된 채로 깨게 만들 콤플렉스가 없다. 나는 나를 낳은 부모를 모르고, 따라서 갑자기 총알과 함께 패륜적 언사를 퍼붓는 개자식들을 마주쳤을 때에 동요할 이유가 없다. 나는 처음부터 성인이었고 이 세계는 애초부터 진창이었다. 꽤 편리한 기획이 아닌가. 기원도 없고 죽음도 없다. ―「BLVD」 부분 본래 랜드마크는 미지의 영역을 탐험할 때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올 수 있게 특징적인 지형지물을 기억해두는 것을 의미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시대의 거대한 상징물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의 아버지 격인 제국주의-식민주의적 개념의 유산이었다는 것일까. ―「BLVD Exp.」 부분 그는 도보로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널 생각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밤이 내린 도시의 풍경에 찬사를 내뱉으며 걷고 있다. 이쪽으로, 혹은 저쪽으로. 다리의 아름다움: 두 방향뿐이라는 것. 다리의 섬뜩함: 다른 방향들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 ―「6월들」 부분 긴 여행에서 돌아오는 누군가가 말한다. “넌 언제 잠들었어?” “원숭이에서.” 그들은 지난 밤 BBC에서 제작한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다 차례대로 잠들었다. 누군가는 북극여우에서, 누군가는 원숭이에서, 누군가는 수달에서. 그들이 모두 잠들었을 때 하이에나가 나타났고, 두개골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던 누군가가 어둠 속을 더듬어 리모컨을 찾아 텔레비전을 껐다. 고층 건물들이 나른한 햇빛을 반사하고, 새들이 돌진한다. 그러지 마, 누군가가 생각하지만,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1989-2012」 부분 당사자만이 아는 슬픔, 이라는 말에 나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역시나 낯설었다. 자신이 이 세상에 없는 존재라고 확신하는 병이라니‥‥‥. 그로부터 이모가 요양병원에 들어가기까지 1년여를 나는 자신을 영혼이라고 주장하는 죽은 이모와 함께 살았다. 자칭 영혼, 죽은 이모. 아니, 죽었지만 산 이모. 어느 쪽이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모는 그제야 자신의 ‘생전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부터는 우리의 입장」 부분 2019년 가을에 학회 토론자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내가 토론할 원고는 한국의 재난 이야기하며 삼풍백화점을 언급하고 있었다. 원고는 아주 정확했고 예리했다. 나는 그날 그러나 이렇게 질문했다. “삼풍백화점이 90년대의 재난이라고 하셨는데, 그러나 삼풍백화점은 명백히 말하자면 서울의 재난입니다. 이 서울의 재난이 한국의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는 지점이 있을까요?” 그날 그 토론에서 좌장을 맡으셨던 선생님께서는 내 이야기를 듣고, 조금 더 논의를 정확하게 하고자 ‘서울의 재난’을 ‘강남의 재난’으로 바꾸어 말씀해주셨다. 이 ‘강남’의 재난이 어떻게 서울의 재난이 되고 한국의 재난이 되는가. 나는 그때 진심으로 그것이 궁금했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부분
박서련
BLVD ………13
BLVD Exp. ………47
한유주
6월들 ………57
1989-2012 ………85
한정현
지금부터는 우리의 입장 ………97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