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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리베카 솔닛 저 | 창비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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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79039 / 316쪽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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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세상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일, 이것은 거의 모든 젊은 여성이 마주치는 과제다“ 1981년, 대학 진학을 앞둔 19살의 리베카 솔닛은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인이 되자마자 집을 떠나 샌프란시스코 후미진 동네의 작은 방을 빌린다. 지금의 그를 보면 상상하기 어렵지만, 한때 솔닛에게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원서의 표지에는 앳된 얼굴의 솔닛이 훤히 파인 등을 돌린 채 마치 어딘가로 숨어들려는 듯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실려 있다. 허리 20인치의 빼빼 마르고 허약한 젊은 여성이었던 20대의 솔닛은 자신의 몸을 실패작이라고 확신해 수치스러워했다. 그에게도 어리고, 가난하고, 걸핏하면 길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남자들에게 뮤즈 혹은 독자로만 취급되고, 어엿한 역사책을 쓰고도 저자로서의 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미래가 전혀 약속되지 않은 시절이 있었다. 결핍과 외로움에 시달리던 그 솔닛은 종종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세상에 없다고, 즉 ‘비존재’라고 느꼈다. 하지만 그는 25년을 살게 되는 작고 환한 ‘자기만의 방’에서 자신을 천천히 만들어간다. 그 변화를 보는 것은 이 회고록의 백미다. 20대의 솔닛은 펑크록에 빠져 가죽 재킷을 걸치고 검은 아이라이너를 칠하고 거리를 쏘다니는 몽상가이자 부적응자였다. 열성적으로 책을 읽고 저널리즘 대학원에 다니면서 스트레이트 보도 글쓰기를 배웠지만 형용사 없이는 글을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미술관 연구원으로 일하며 현대미술의 주변부를 익히고 후에는 미술비평 잡지의 편집장으로 일하며 집세를 낸다. 30대의 솔닛은 작가로 데뷔하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보수적인 학계 및 출판계와 맞선다. 웨이트 운동을 배워 몸을 단련하고, 모터사이클을 타며 짜릿함을 느끼고, 픽업트럭을 몰고 광활한 서부로 떠나 몇주씩 야영을 하며 반핵운동과 환경운동에 참여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쓰고 또 쓴다. 솔닛은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이 책은 회고록이면서 회고록이 아니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보통의 회고록은 개인적으로 어떤 역경을, 가령 끔찍했던 유년기나 중독이나 질병을 극복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 책은 그 규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을 비존재라 느끼게 만든 것은 여성을 지우고 사라지게 하는 사회였기 때문에, 비존재였던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단순히 개인사를 추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솔닛은 주특기인 개인이 아니라 구조를 보게 하는 서술로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오랜 페미니즘 슬로건을 실현해낸다. 갓 성인이 된 솔닛이 작가이자 활동가로서 성장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단독자의 삶이란 없다는 것, 개인의 삶이 때로는 공동의 역사가 되기도 한다는 것, 우리를 비존재로 만드는 힘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공동의 회고록을 쓰는 일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리베카 솔닛은 어떻게 자기만의 방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았나 솔닛은 우리가 익히 알듯이 수많은 책을 썼다. 예술사와 문화사를 중심으로 시작한 그의 글쓰기 세계는 사적인 에세이와 페미니즘과 정치, 환경비평까지 분야를 망라하며 드넓게 확장된다. 첫 회고록이자 유일하게 솔닛의 내밀한 고백을 담은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은 30여권에 달하는 그의 전작 중 어느 책과도 다른 동시에 그 모든 책들을 다 품은 책이다. 지금껏 솔닛을 따라 읽은 독자라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고 작품세계를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그를 뒤늦게 만나는 독자에게는 완벽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그가 어떻게 그 많은 책들을 쓸 수 있었나, 어떻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았나, 하는 것이 중심 주제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은 솔닛이 젊은 여성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솔닛은 자신이 젊은 시절에 겪은 그 싸움들은 견딜 수 없이 사나웠지만 그 모든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겪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일이라 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뒤에 오는 젊은 여성들이 그 오래된 장애물 중 일부라도 겪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말한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의 말마따나, 솔닛은 ‘나 때는 말이야’ 대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싸웠다, 지금도 싸우고 있다, 당신들과 같은 싸움을.’

저자 소개

  • 저자 : 리베카 솔닛
저자 : 리베카 솔닛
예술평론과 문화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역사가이며, 1980년대부터 환경·반핵·인권운동에 열렬히 동참한 현장운동가다. 특유의 재치 있는 글쓰기로 일부 남성들의 ‘맨스플레인’(man+explain) 현상을 통렬하게 비판해 전세계적인 공감과 화제를 몰고 왔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어둠 속의 희망』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멀고도 가까운』 『걷기의 인문학』 『이 폐허를 응시하라』 『길 잃기 안내서』가 있다. 구겐하임 문학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래넌 문학상, 마크 린턴 역사상 등을 받았다.

역자 : 김명남
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편집팀장으로 일했고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면역에 관하여』 『명랑한 은둔자』 등을 옮겼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번역으로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걸려 넘어진 돌들로 지은 성

거울 집
무적霧笛과 가스펠
전쟁하는 삶
사라지는 묘기
밤에 자유롭게
변두리의 쓸모
난파선 속으로 잠수하기
세상이 들어주는, 세상이 믿어주는,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목소리를 가진다는 것
후기: 생명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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