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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할 자유 나치즘에서 건져 올린 현대 매니지먼트의 원리

요한 샤푸토 저 | 고선일 역 | 빛소굴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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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537523 / 20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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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되었다.?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이 법인을 법규 의무 준수 대상자로 보고 사업자는 안전보건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한해서만 처벌한 것에 반해 새로 시행된 법은 법인과 함께 사업주 역시 형사상 책임을 묻는 대상으로 규정한다. 지난 2020 년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많은 이가 환영했다. 하지만 경영계는 기업에게 과도한 책임을 물어 기업 활동을 위축 시킬 것이라는 염려가 담긴(또는 협박으로도 들릴 수도 있는) 입장을 발표했다. 실제로 어떤 이들은 이런 물음을 던지기도 했으리라. ‘사업주가 잘못한 것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직접 지시한 것도 아닌데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하지 않아?’ 과연 그럴까. 노동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죽어 왔다. 공장에 불이 나 죽고 아파트가 무너져 죽고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죽고 지하철 선로에서 죽었다. 그뿐만일까? 상사의 끊임없는 갑질과 공포 분위기 조성에 따른 따돌림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는 얼마나 많은가? 비용 절감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위법을 일삼았던 사업주들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지시받은 임무를 어떻게든 이행하려 했던 일선 노동자들은 죽었다. 노동자를 위험천만한 작업에 투입했던 현장 간부들은 죄책감과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한 발 뒤가 낭떠러지라는 생각에 외려 냉혈적이고 무감각한 인간이 되어야만 했다. 비겁한 인간이 되어야만 했다. 질문을 던진다. 제품 기준치에 못 미치는 불량 콘크리트를 구매하는 문서에 서명을 한 이는 누구인가? 아니면 그런 콘크리트를 사게끔 '압박한' 이는 누구인가??콘크리트 아래에서 죽음을 맞은 노동자일까? 그에게 작업 할당을 내린 현장 간부? 아니면 구매 기안을 올린 구매부 직원인 걸까... 우리는 알고 있다. 누가 그 콘크리트를 사게끔 했는지, 누가 소화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작업장에 노동자들을 밀어 넣었는지, 누가 5분 후 지하철이 들이닥칠 선로에 노동자가 선뜻 내려가게끔 했는지. 우리는 매니지먼트 이론의 위력을 과소평가한다. 오히려 상사의 호통과 잔소리를 더욱 겁낸다. 그것은 바로 눈앞에 실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이념과 원리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욱 잔혹하고 파괴적이다. 우리가 책임 있는 자리에 올랐을 때, 아무렇지 않게 하위 노동자를 인격체라기보다는 도구로 대하는 까닭은 매니지먼트라는 가치중립적인 원리가 면죄부를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중립적인 학문, 이론으로만 여겼던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한 원리가 어떻게 나치즘에서 이어져 왔는지를 보여준다. 한나 아렌트는 성실하고 유능한 나치 실무자 아돌프 아이히만에게서 '악의 평범성'을 엿보았다. 그녀는 아이히만이 자신은 '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항변하는 것을 보며,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스스로 분별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말했다. 즉 사고의 무능성이 악과 연결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수많은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차디찬 작업장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있다. 죽은 사람은 있지만 정작 살인죄에 버금가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없는 아이러니 속에서, 우리는 악이 생각보다 평범한 곳에 숨어 있음을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 소개

  • 저자 : 요한 샤푸토
저자 : 요한 샤푸토
파리 제1대학을 거쳐 퐁트네생클루 고등사범학교, 파리정치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현재 파리 소르본대학 현대사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치 문화사, 현대 정치 및 문화사 전문가로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 『피의 법칙: 나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La Loi du sang. Penser et agir en nazi』(2014)로 2015 에밀 페로-소신 정치철학 부문, 2015 야드바? 국제 도서상 홀로코스트 연구 부문, 2015 피에르시몽 '윤리와 성찰' 부문을 수상했다. 『바이마르 살인Le Meurtre de Weimar』(2010)으로 2011 프랑스 아카데미 외젠-콜라 상을 수상했다.

역자 : 고선일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그르노블 3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후,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금』, 『빨강의 역사』, 『광신의 무덤』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1장 대독일 제국의 행정을 재고하다
2장 이제는 국가와 결별해야 하는가?
3장 ‘게르만의 자유’
4장 ‘인적자원’ 관리
5장 나치 친위대에서 매니지먼트로: 라인하르트 혼의 경영자 아카데미
6장 전쟁의 기술 (또는 경제 전쟁의 기술)
7장 바트 하르츠부르크 방식: 복종할 자유, 성공할 의무
8장 신의 몰락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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