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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_소설

김지은, 이광호 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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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39367 / 326쪽 138 x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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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무엇인가 빛 속에서 소리치며 일제히 끓어오르고 있었다” 지금 기억되고 다시 읽어야 할,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7인의 작품 수록 『해시태그 문학선_#젠더_소설』은 지금 기억되고 다시 읽어야 할,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7인의 단편소설 7편을 엮어 펴냈다. 백신애, 오정희, 박완서, 최윤, 한강, 배수아, 김애란의 작품으로, 멀게는 일제강점기의 한복판(1934년)에서부터 비교적 최근(2007년)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간대와 여건에서 살아오며 여성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문학의 세계를 한눈에 바라보게 했다. 먼저 백신애의 「적빈」은 1934년 『개벽』에 발표된 작품으로 가난의 끝에 매달려 염치도 내다 버린 채 생존을 갈구하는 한 노년 여성의 분투를 다룬다.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곤궁함 속에서도 대를 이를 손자가 태어났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주인공 ‘매촌댁’의 모습은 한 인간의 존엄을 무너뜨리면서까지 파고드는 가부장제의 깊은 모순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가 남은 보리쌀을 출산하는 며느리에게 다 내어주고 똥 힘으로 아침까지 버텨보겠다며 뒤가 마려운데도 똥을 참고 재빠르게 걷는 대목에서, 한 인간으로서 도리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결심과 동병상련의 여성을 애달프게 여기는 최후의 몸부림을 볼 수 있다. 오정희의 「유년의 뜰」은 전쟁 통의 한가운데서 여성들이 성장하고 생존하고 좌절하며 그 속에서 자신들의 욕망을 확인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부장제의 틀에 갇혀 살아온 여성들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혼란에 휘말리면서 가부장과 분리되거나 일시적 부재를 경험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힘과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주인공 ‘노랑눈이’의 큰오빠는 전쟁에 징집된 아버지의 부권을 계승하기라도 한 것처럼 여동생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집주인 목수는 집을 나간 딸 부네를 개처럼 끌고 와 골방에 감금한다. 그러나 그 굴레 속에서도 여성들의 욕망과 생명력은 살아남는다. 작가는 ‘노랑눈이’의 시선을 통해 거대한 아버지의 흔들림을 포착하고, 그 손아귀 틈으로 비어져 나와 기어이 자신의 등뼈를 세우고 마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완서의 「겨울 나들이」는 전쟁과 여성의 삶,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 말한다. 주인공은 중견 화가의 성실한 아내로, 그의 남편은 전쟁 중에 아내와 생이별을 하고 어린 딸만 등에 업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이 무명 화가를 사랑한 주인공은 “사느라고 살아보느라”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화실에 들렀다가 남편이 그린 딸의 초상화를 보고 그동안 헛되이 산 것 같다는 절망적 감정에 휩싸인다. 그림 안에는 북에 남은 남편의 전처와 꼭 닮은 딸이 있었다. 순간 자신이 그동안 애써 매달려온 삶이 허망하다고 느껴 온천장이 있는 마을로 혼자 겨울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은 우연히 찾은 여인숙에서 두 여성을 만나 뜻밖의 휴식과 평안을 얻는다. 주인공과 그 두 여성은 각기 다른 국면에서 전쟁의 희생양이었다. 소설은 전쟁이라는 터널을 지나온 여성들이 각자 어떤 삶을 꾸려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그들의 맞잡은 손이, 여성들의 연대가 전쟁의 비극을 끊어내고 새로운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는 남성들이 가족주의 바깥의 모처에 두고 내키는 대로 회상하려 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다. 소설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한밤의 기차 안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32세의 남성으로 로마에 출장을 왔는데 업무 중 틈을 내어 베네치아에 왔다.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그러나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하나코’를 만나기 위해서다. 하나코는 그 여성의 본명이 아니다. 우연히 붙인 농담조의 별명이 그를 부르는 호칭이 되어버렸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여성을 없는 존재로 치부하는 남성 중심주의 사회의 현실을 비판한다. 그리고 하나코라고 불렸으나 장진자였던, 자립적인 한 여성의 삶을 의존적인 가부장적 남성들의 무력한 모습과 견주면서 어떤 지워짐의 시도 속에서도 살아 있는 여성들의 존재를 입증한다. 한강의 「내 여자의 열매」는 식물이 되어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작가가 이후에 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작가는 여성이 바라보는 삶의 가치와 지향을 식물성으로 상징하면서, 그 식물성을 잘라버리고 가두고 바람과 햇빛과 물을 제공하지 않는 가부장적 사회의 경쟁적 구조를 동물성으로 대치시킨다. 그리고 그 여성이 말라붙고 시들고 굳고 다시 물기를 머금어 자라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배수아의 「프린세스 안나」는 우리 사회에서 어린 딸을 일컫는 ‘공주님’이라는 호칭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가부장적 사회가 호명하는 공주가 되기를 거부하는 안나의 시선에서 여성의 삶을 다룬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가부장제 아래에서 여성이 느끼는 존재의 까마득한 불안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탈출의 가능성을 그렸다. 이 작품 속에서 휘청거리는 세기말을 걷는 ‘프린세스 안나’는 21세기의 프린세스들에게 빛의 방향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여전한 불안과 위험 속에서도 원하는 것을 찾아 터널을 걷고 있는 오늘의 여성에게 건네는 예언 같은 응원이기도 하다.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는 학원 강사인 젊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무직자인 여성 후배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후배는 어릴 때 시립 도서관에서 인삼껌 한 통과 함께 버려졌다. 사라진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야 할 때마다 그 참혹한 시간이 생각나고 입에 침이 고인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가부장적인 힘의 관계에 따른 성차별이나 계급 차별, 고용인을 모멸감으로 몰아넣는 사내 문화, 성희롱을 내재한 유흥의 관습 같은 것에 고통을 느낄 때마다 콧물이나 비지땀과 같은 분비물, 목마름 같은 신체의 신호를 자각한다. 그중에서도 생리는 자신이 느끼는 고통의 기원이 여성이라는 사실과 관련 있음을 보여주는 주기적인 경고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을 억누르는 권력을 향해 직접 발언하지 못하고, 자신보다 더 약하고 같은 여성인 후배를 향해 불만의 원인을 돌린다. 결국 후배가 짐을 정리해 떠나고 주인공은 “보통보다 약간 좋은 목욕용품으로 샤워를 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안도감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뒤늦게 돌아본다. 후배가 남긴 인삼껌은 살점처럼 피곤하게 늘어져 후각세포를 자극하고 주인공의 입에는 침이 고인다. 이것은 그들이 같은 사람이었고, 같은 여성이었고, 이 사회에서 함께 버려진 존재였다는 것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지은, 이광호
엮음 : 김지은
아동청소년 문학평론가.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심리철학과 철학교육을 공부했다.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비평집 『거짓말하는 어른』 『어린이, 세 번째 사람』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그래픽노블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그림책 『사랑 사랑 사랑』 『괜찮을 거야』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등이 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문예창작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엮음 : 이광호
약력을 고쳐 쓴다고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태어난 지방 도시에 다시 가본 것은 수십여 년이 지난 뒤였다. 기억의 흔적을 찾지 못해서 다행스러웠다. 서울의 한 동네 안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녔다. 집에서 학교가 가까운 게 싫어졌기 때문에, 먼 곳의 학교를 다니는 상상을 했다. 대학 시절 학과에서 제때 졸업한 몇 안 되는 남학생 중의 하나였고, 졸업식은 가지 않았으며, 몇 년 후 문학비평가가 되었다. 진해에서 해군사관생도를 가르친 적이 있으며,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로 20여 년을 재직했다. 직장이 있던 남산과 안산 사이, 남산타워의 늦은 불빛과 서해안고속도로 화물차들의 둔중한 속도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가늠하지 못한다. 어느 날 출판사 대표가 되었다. 어떤 선택에도 충동과 단념이 섞여 있다. 사랑의 서사에서 일인칭 시간의 진실 같은 것은 없어서 『사랑의 미래』를 썼다. 일인칭의 사실성을 비껴가는 ‘익명의 에세이’라는 글쓰기에 이끌린다. 문학적 글쓰기는 자기 얼굴을 지우면서 침묵과 고독을 보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의 유려한 풍광보다는 도시의 무의미한 그림자와 뒷골목의 어지러운 공기에 더 많이 매혹된다. 거리의 소음은 부주의하지만, 저녁의 걸음걸이가 만드는 무력한 리듬이 있다. 단일한 인격과 우월한 지혜를 가진 저자의 권위 같은 것을 잘 믿지 못한다. 약력을 쓰는 자는 약력의 주인이 될 수 없다.

목차

기획의 말

백신애_적빈赤貧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오정희_유년의 뜰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박완서_겨울 나들이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최윤_하나코는 없다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한강_내 여자의 열매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배수아_프린세스 안나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김애란_침이 고인다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지은이 약력
작품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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