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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철학 찰나에서 시작하여 영원으로 깊어지는 인문학 이야기

함돈균 저 | 난다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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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859034 / 22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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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나 영원은 찰나에 깃들어 있기도 하다. ‘찰나에서 시작하여 영원으로 깊어지는 인문학 이야기’. 이 책의 부제로 저자가 가닿고자 하는 시간의 본질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찰나 또는 순간」이라는 글에서 겁의 어원인 ‘kalpa’, 찰나의 어원 ‘ksana’라는 산스크리트어와 불교적 해석을 실마리로, 빅뱅과 시공간이라는 현대물리학의 설명을 거쳐, 고대 그리스의 파르메니데스, 현대철학자 벤야민의 관점을 아우르고, 소설 『구운몽』과 보들레르의 시를 빌려 짧은 순간에 깃든 우주적 계기와 사물 세계의 인연, 연기(緣起)를 본다. 그는 무한대의 ‘영겁’과 무한소(無限小)의 ‘찰나’를 관통하는 것이 시간의 특이점, ‘사건’이라 말한다. 책의 여정을 따라 경계 없는 배움과 한계 없는 사유를 지나온 우리는 매 순간을 ‘사건’의 차원으로, 스쳐지나는 찰나를 영원한 의미의 층위에서 되돌아보게 된다. 함돈균은 이 책에서 전방위적 지식에 특출한 직관을 더해 이제껏 없던 새로운 사유를 펼쳐내고 있다. “문장 중심으로 논리적 통제 없이 정서적 흐름을 자유롭게 써나갔다”고 밝힌 바대로, 독자에게 보다 친근하고 편안한 문장으로 촘촘한 해석을 풀어냈다. 크리스마스캐럴, 새벽 2시 라디오, 공항의 입국장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정경은 물론, 서태지의 <소격동>이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같은 노래, <스타 이즈 본> <감기> <러브 액츄얼리> 등 친숙한 영화를 통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서서 시간을 듣는 귀와 영원을 보는 눈을 열어준다. 스스로 ‘사유자’이기에 앞서 ‘글쟁이’에 가깝다 말하는 저자가 선물하는, 철학서를 대신하기에 충분할 ‘에세이’인 셈이다. 오늘 저녁은 노을을 보며 이 진실의 시간을 걸어보라. 총 3부로 나누어진 본문을 읽어나가다보면 단순히 이해하고 끄덕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간을 경험하고 체험하게 될 것이다. “왜 ‘첫비’는 없는데 ‘첫눈’은 있는가” 물어올 때, “책상 ‘위’에 놓인 『장자』를 집어드는 순간을 생각해보자” “서른, 서른, 서른……이라고 입으로 몇 번 소리내어보자” 제안할 때, 우리는 어느새 반복되던 일상에 낯선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늘 마시던 커피잔에 비하자면 작기만한 찻잔이 반복되는 ‘따뜻함’이자 주고받는 대화의 그릇임을 상기하며, ‘서른’이라는 소릿값 속에 ‘서러운’ ‘(낯)설은’이라는 언어철학적 통찰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연상에도 가닿는다. 예컨대 『순간의 철학』은 시간의 철학을 알려주는 이론서가 아니라 순간을 ‘철학하게 하는’ 가이드북이라 하겠다. 책의 표지에는 사진작가 김수강의 작품 이 함께했다. ‘Being’ 연작 중 하나로, ‘검 바이크로메이트’라 불리는 19세기 프린트 기법을 사용한 사진이다. 기계적 매체에 손의 노동과 기다림의 과정을 더해, 티백이라는 일상의 사물에서 ‘시간’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 형식과 내용 모두 찰나를 영원으로 이끄는 책의 문장들과 맞춤하다 할 것이다. 집필에서 출간까지 9년여의 시간을 거치며 저자는 그간 글에서 드러냈던 뜻을 사회제도, 문화적 현실에서 실현할 사회적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액티비스트’로서 삶을 병행하고 있다. 인문학의 변치 않는 가치와 교육의 비전이라는 믿음 아래 ‘배움디자이너’로서 새로운 미래를 기획하고 있는 그는 이 책 『순간의 철학』을 통해 과거의 가르침을 닦아 현재를 깨닫고 미래를 배우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가 머리말을 대신한 글에서 밝힌 바,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나 영원은 찰나에 깃들어 있기도 하다”. 그것을 보는 것이 시인이라면, 이 책을 읽는 우리의 순간이 곧 영원이자 ‘시’가 되기도 할 것이다. 책을 읽는 시간은 몽상도, 진실 묘사도, 건설도, 구원을 꿈꾸는 시간도 아니다. 책은 대안적인 차원에서 현실을 대체할 수 있는 또다른 세계가 있음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책은 여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저 존재할 뿐인 어떤 세계를 드러낸다. 그런 방식으로 책은 희망을 원한다. 희망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어떠한 절망에도 만족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책은 ‘무하유지향’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고 생활하는 현실이 존재의 유일한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 쓸모를 지시하지 않는 세계라는 점에서 그곳은 거주의 조건이 상실된 곳이며 누구의 이해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 의미와 가치의 유배지일 수 있다. 책을 읽는 시간은 그렇게 희망 없는 시간에 희망을 거는 기이한 시간 체험이다. ─「책을 읽는 시간」 중에서 <책 속에서> 나에게 메시아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것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감각의 순간이며, 뭇 생명체와는 다른 인간됨의 환희와 비극, 존재의 내밀성과 확장과 들어올림을 체험하는 시적인 순간이다. 그 순간은 의식을 왜곡하고 감각을 착란에 빠뜨리고 감정을 동요시키는 온갖 일상적 관성의 부조리한 힘을 뚫고 ‘너머’를 보여준다. 일상은 성속聖俗의 변증법으로 점철되어 있다. 교회당이나 절로 들어가지 않아도, 자연으로 귀환하지 않아도 삶의 모든 찰나에 우리가 개방되어 있다면, 훈련되어 있다면, 또 행운이든 불운이든 인생의 어떤 순간을 당신이 마주하게 된다면, 이 변증법을 감지하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독자들과 이 변증법을 공유하고 싶다. _9~10쪽, 「사랑이라는 이름의 종교」 차를 마시는 시간은 여러모로 특별하다. 그것은 술을 마시는 시간과는 다르다. 좋은 찻잎을 따서 맑고 깨끗한 물에 우려낸 차는 정신을 맑게 한다. 이 맑은 정신은 물맛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물맛을 통해 맑은 기운이 몸속으로 스며든다. (……) 차를 마시는 시간은 작은 잔에 따르기를 여러 차례 하면서 ‘처음처럼’ 따뜻하게 반복된다. 차가 식지 않는 한 차의 향기도 식지 않으며, 대화의 그윽함도 사라지지 않는다. 차의 반복 형식이 시간을 만든다. 이 시간이 그대로 대화의 시간이요, 만남의 시간이다. _54~56쪽, 「차를 마시는 시간, 커피 타임이 아닌」 이전과 이후를 바꾸어놓는 것,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특이점을 철학적 의미의 ‘사건’이라고 한다면, 그 사건은 찰나와 순간에 이루어진다. 찰나와 순간에서 연쇄적 시간의 고리들이 쏟아진다. 무한한 연기緣起적 계기들은 하나의 특이점, 찰나-순간이 낳은 자식들이다. 그리고 시간의 자식들은 다시 무한한 계기의 연쇄를 낳는다. 그것이 ‘존재’를 생성한다. 플라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엘레아의 현자 파르메니데스에게 찰나-순간은 있음과 없음 사이에 존재하는 모호한 물질성으로 이해되었고, 이 모호성을 견디지 못한 그는 물질성을 일종의 공간성으로 규정했다. 그가 이 공간적 물질성에서 거세한 모호함은 ‘시간’이었으며, 그 시간의 본래 이름이 바로 ‘찰나-순간’이다. (……) 표면과 내부, 현상과 실재, 현세와 내세, 사바세계와 서방정토, 찰나와 영원을 구분하는 이분법.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배워야 할 기술(techne, 예술)은 길다’고 했지만, 기술을 출현시키는 것이 순간의 체험이며, 그 인생을 내포하는 작업이 기술(예술)이다. ‘순간’은 짧지만 시간의 평면에는 우주적 계기와 사물 세계의 인연이 깃들어 있다. _96~99쪽, 「찰나 또는 순간」 문화와 사회의 규율이 온전히 신체와 얼굴을 통제하지 못하는 찌뿌둥한 표정의 오전 8시, 삶의 안전선과 조화되지 못한 도시의 개별적 신체들은 사회적 페르소나를 쓰지 못해 방심해 있다. 그래서 도시의 민낯이 방심한 틈새로 모습을 드러낸다. 철학과 과학이 추구하는 원리인 ‘하나이면서 모든 것hen kai pan’은 오전 8시에 ‘모든 것이 하나’가 된다는 역설로, 삶의 개별성을 생활 속 ‘같은 것’으로 흡수해버린다. 모든 타인이 서로의 거울이 되는 도시적 삶에서 나의 얼굴도 타인의 얼굴들과 구별되지 않는다. _171쪽, 「지하철 플랫폼 오전 8시」

저자 소개

  • 저자 : 함돈균
저자 : 함돈균
작가. 문학평론가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존재의 여러 차원을 경험하고 드러내는 다양한 글을 쓰는 글쟁이가 되었다. 30대에는 평론가와 학자로서 살았으나, 40대 이후에는 글에서 드러냈던 뜻을 사회제도와 문화적 현실에서 실현할 사회적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액티비스트로서 삶을 병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를 지냈고, 고려대, 이화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예대 등 많은 대학에서 강의했다. 문체부, 교육부, 교육청, 서울문화재단, 서울자유시민대학, 삼성전자, 리움미술관 등 여러 기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자문해왔다. 시민인문교육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실천적 인문공동체 시민행성을 만들어 이끌었고, 그 비전과 미래교육에 관한 생각을 발전시켜 사회디자인학교 미지행을 동료들과 함께 기획했으며, PaTI 스승 및 인문연구소장을 거쳤다. 현재 SK 플라톤아카데미 펀딩으로 추진되는 전환적 삶에 관한 연구교육센터 설립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비평집 『얼굴 없는 노래』 『예외들』 『사랑은 잠들지 못한다』, 교양서 『시는 아무것도 모른다』 『사물의 철학』 『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교육사회혁신 대담집 『교육의 미래 코칭이 아니라 티칭이다』 『교육의 미래 컬처엔지니어링』 등을 펴냈다.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목차

사랑이라는 이름의 종교─머리말을 대신하여 … 05

1부 왜 ‘첫비’는 없는데 ‘첫눈’은 있는가
연인들의 새벽 : 불면이라는 사랑의 형식 … 18
한때 : ‘기쁨’에의 몰입 … 22
첫눈 내리는 날 : 최초의 약속을 기억하는가 … 28
해가 바뀌는 날 :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 … 36
신학기 : 사건적인 봄 … 44
차를 마시는 시간, 커피 타임이 아닌 : 유장한 리듬의 대화 … 51
9월 : 이행기 … 57
파도 타는 시간 : 친구야, 그분이 오신다 … 62
북치는 시간 : 내용 없는 아름다움에 관하여 … 73

2부 책상 ‘위’에 놓인 『장자』를 집어드는 순간을 생각해보자
화장하는 시간 : 외출에는 특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 84
찰나 또는 순간 : 영겁이 깃든 허방 … 91
책을 읽는 시간 : 독자는 그 시간 어디에 있는가 … 103
전염병이 창궐할 때 : ‘엔딩’이라는 시간의 뚜껑이 열릴 때 … 113
유령이 되돌아오는 시간 : The time is out of joint … 128
영정을 마주하는 시간 :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지인의 얼굴 … 136
크리스마스캐럴을 듣는 시간 : ‘이웃’은 누구인가 … 143
노을이 지는 6시 47분 : 지금은 B사감을 이해하는 시간 … 151

3부 서른 살은 ‘서러운 몸’을 사는 시간이다
도시의 거리에 비가 내릴 때 : 현대라는 상처 … 160
지하철 플랫폼 오전 8시 : 도시라는 타인의 얼굴들 … 166
입국장을 지날 때 : 환대와 적대가 공존하는 시간 … 172
시의 이미지가 도착하는 시간 : 시인이라는 타자의 시간 … 181
서른 살 : 서럽고 설익고 낯선 … 188
아이가 무섭다고 그럴 때 : 아이는 무엇을 보는가 … 195
담배 피우는 시간 : 휘발되는 연기에 대하여 … 204
4월은 잔인한 달 : ‘목숨’이 아니라 ‘삶’으로서의 기억 … 211
새벽 2시, 라디오를 듣는 시간 : 왜 잠들지 못하는가, 故 신해철에게 …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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