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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2850930 / 336쪽 135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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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세이/기행 > 에세이 > 사진/그림/카툰에세이
반디앤루니스 리뷰
어디로 갈까? 훌쩍 떠나고 싶은 당일치기 근거리부터, 마음을 치유해 줄 1박 2일 주말 코스까지.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지금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 슬슬 우리 몸이 여행을 원하는 이 무렵에 운동화 차림으로도 가볍게 떠나서 최고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산책길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사진가 남편과 함께 저자가 20년 동안 즐겨 찾아 걸었던 길인만큼 남다른 시선과 풍경이 그 지역만의 매혹적인 사진이 영상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강릉의 안반데기, 어흘리 소나무 숲, 거진항, 깐촌 나루터, 충청수영성 등 저자가 꼽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책길 34곳을 소개한다. 저자의 사유가 담긴 문장들이 혹여 가보았던 길이어도 다시 걷고 싶게끔 독자들의 여행 본능을 자극할 것이다.
특히 100년 만에 개방한 어흘리 숲은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 중 하나로, 늦기 전에 꼭 가봐야 할 필수 코스다. 65년 만에 공개한 바다향기로도 마찬가지다. 길을 슬슬 거닐다 보면 아늑한 솔숲의 향기와 파도 소리가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스레 치유해줄 것이다. 부록에 실린 34곳 산책길의 정보까지 담긴 이 책은, 떠나지 않아도 우리 몸과 마음을 산책길에 올려놓는다.
출판사 리뷰
▶ 한두 시간 만에 힐링할 수 있는 알짜배기 산책길! 여행을 마음먹었을 때 사람들은 대개 맛집이나 숙박시설을 1순위로 두지만, 저자들의 경우에는 당연하게도 ‘산책길’이 1순위다. 폭넓은 산책을 경험하며 새로운 상념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이들은, 자연이 뿜어내는 장엄한 풍광과 여리고 순수한 미물들을 마주하며 몰입한다. 자신으로부터 새어 나오는 어떤 감정과 외부로부터 흘러드는 시공간의 경험은 뒤섞여, ‘길의 담요’를 짓는 날것의 실타래로 뭉친다. 숲에 살지 않는 내게 이 숨이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한데 이상하게 몸에 편안히 스몄다. 숲의 숨결이 내 코와 폐를 거쳐 온몸을 돌 때마다,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더운 발과 손가락 마디를 스칠 때마다 익숙하고 편안한 품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아파트에 사는데 왜 숲이 편한 걸까?” 문득 백에게 물었다. “글쎄, 몸에 이로울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 때문인가? 우리 몸은 이산화탄소를 내뱉고 산소를 들이마셔야 하는데, 숲에는 아무래도 좋은 산소가 많으니까. ” “그것보다는 우리 몸 어딘가에 숲이 있기 때문일 거야. 숲과 같은 입자가 몸속에 있어서,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그 작은 입자들이 숲의 성분을 만나 반가우니까 그런 걸 거야. 나는 숲이야.” _<숲의 언어> 중에서 여행은커녕 문밖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은 이 시점에, 산책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동네를 거니는 정도로 국한되어 있던 산책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든다. 산책길의 위치와 산책의 소요 시간 등은 물론, 더 폭넓은 산책을 시작해보려는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되어줄 ‘꿀팁’을 모아 부록으로 수록했다. 새로운 산책길의 발견과 더불어 문장에 고스란히 녹아든 저자의 사유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당신의 든든한 자산이 되어줄 것이다. ▶ 내 발길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산책길! 새로운 길의 발견은 단순히 여행 장소를 변경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내가 걸어가는 곳이 곧 길’이라는 명언처럼, 발길 닿는 대로 만들어진 저자만의 ‘산책 코스’가 중간중간 수록되어 있다. 그 길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산책길 못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저자를 유혹한다. 길은 좋은 시처럼 유려하게 이어졌다. 이름 모를 꽃들이 헤픈 웃음처럼 번진 길이 한 행, 돌담이 가지런히 이어진 길이 또 한 행, 오래된 나무와 들판이 또 한 행을 보탰고 이따금 풀벌레와 새 들이 운율을 더했다. 끝도 없이 걸으면 끝도 없이 좋은 시가 이어질 것 같았다. 길에 홀려 한참을 정신없이 걷고 나서야 우리가 굴 입구를 지나쳤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시 되돌아가야 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에서는 또 다른 시들이 구불구불 이어졌다. _<알아야 보이는 것들> 중에서 여기에 더해 어흘리 소나무 숲, 머체왓숲길 등 최근에야 개방된 산책길에 대한 경험은 기존에 출간된 도서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이야기인 만큼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새로운 길은 언제나 반전매력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그 의외로운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이 책을 펼치는 것이다. ▶ 나란히 걸어가는, 비로소 완전한 산책길! 번역가인 ‘나’와 사진가인 ‘백’, 그들은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산책의 순간들을 기록해 찬란한 결과물을 얻어낸다. 이렇게 저자들이 정성껏 짜낸 길의 담요를 뒤적이다 보면, 그들이 길 위에서 더욱 끈끈한 관계를 다졌음을,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 함께 걸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혼자는 자유롭지만 둘은 따뜻하고 든든하다.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관계를 진득하게 이어나가고 싶은 이에게 동행을 권해보자. 좁지만 무한히 확장되는 세계가 발걸음으로부터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다시 길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리는 사라졌어도 길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걸을 수 있는 길이 아직 남았기에. 미미하고 고독한 우리는 그렇게라도 걷고 걸어서 이 생의 사소한 순간들을 디디며 살아야 하기에. _<소멸에 이르기까지> 중에서
P. 52 몇 년 전, 누군가 내게 우포늪에서 어떤 코스를 걷는 게 좋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그에게 생태관에서 출발해 대대제방과 사지포제방, 소목마을, 목포제방, 산밖벌을 지나 다시 생태관으로 회귀하는 9.7킬로미터가량의 코스를 추천했었다. 하지만 지금 누가 내게 다시 묻는다면, 천천히 걷다가 마음을 사로잡는 늪 앞에서 지도를 펼쳐 그 늪의 둘레를 오래도록 구석구석 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_<늪지대를 날아서> 중에서
P. 90 나는 바다향기로를 걸으며 떠올렸다. 깜깜한 항구 아스팔트 위에 덩그러니 펼쳐져 있던 작고 낡은 텐트와 그 안에 납작하게 누워 생일을 축하하던 우리를. 모래 알갱이처럼 잔뜩 쪼그라들어 ‘싯가’를 확인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라면 세 봉지로 삶의 허기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미미했던 우리를.
_<아스팔트 위에서 생일을> 중에서
P. 100 “느그들도 참 좋고, 나도 참 좋고, 여 참 좋제?”
할머님의 가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시처럼 번졌다. 가슴이 분홍색 매화처럼 환해졌다. 2월의 해가 소나무 사이로 옅게 출렁였고 새들이 쉬지 않고 지저귀고 있었다. 문득 먼 훗날 이 순간이, 어느 아름다운 노인이 ‘너희들도 좋고, 나도 좋고, 여기도 좋다’고 시처럼 읊조리던 2월이 우리의 화양연화로 기억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_<구불구불 찬란한> 중에서
P. 148 우린 조금 울컥했다. 서로에게 잊히는 건 아무래도 너무 슬펐다. 우리는 멈춰 서서 돌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네모반듯하게 정리된 돌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시시한 농담과 특색 없는 식사를 한 오늘이 그냥 이렇게 저물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오히려 별것 아닌 날들이 가파르게 요동치는 생의 그래프를 완만하게 이어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평범한 날들이, 보통의 우정이, 시시한 농담들이 그토록 애틋하고 소중한 건지도 모른다.
_<숙성된 시절> 중에서
P. 248 하지만 이제 보기 시작했으니 제주도의 반짝이는 바다와 푸른 마을, 검붉은 밭담을 지날 때마다 그날의 역사가 보일 것이다. 보일 때마다 기억하려 한다. 이 짧고 사소한 추모는 아무것도 아닌 채로 사라지겠지만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더 깊은 바다가, 더 오래된 마을이, 더 아픈 밭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전혀 다른 시를 읽게 될 것이다.
_<알아야 보이는 것들> 중에서
P. 301 말을 참거나 소리를 없앤다고 침묵은 아니다. 발화되지 않은 언어들은 침묵보다는 말에 가까운 지대에 놓인다. 말들이 가득 고여 있는 시끄럽고 어수선한 지대. 내가 원하는 건 그 언어들마저 빈 고요의 공간이다. 말들이 시끄럽게 뒤엉키지 않고 그저 일생처럼 흘러가는 곳.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붙잡을 필요가 없는 곳. 그곳을 침묵이라 믿는다.
_<눈의 침묵> 중에서
저자의 말 4
기억한다는 기적 11
지렁이의 보은 20
날것의 낭만 32
비사벌의 소녀 40
늪지대를 날아서 48
번역가의 산책 57
골목길의 봄 67
아스팔트 위에서 생일을 81
구불구불 찬란한 91
유한한 날들, 무한한 기억 101
벗에게 가는 길 112
의외로운 구역 121
느리게 흐르는 강 133
숙성된 시절 142
산성의 표정 150
소멸에 이르기까지 157
침묵의 호수 167
순간을 기억하는 법 178
적당한 거리 188
틈의 숨결 197
순순한 붕괴 207
낯선 이들의 익숙한 표정 215
옛것의 시간 224
말랑한 비애 231
알아야 보이는 것들 240
숲의 언어 250
불시착의 미학 259
지난 바다로부터 268
포말의 섬 278
매화의 비극 291
눈의 침묵 300
저물고야 마는 저녁 308
기억의 뜸 314
모두의 첫 순간 321
부록 산책길 정보 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