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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저 | 엄지영 역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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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164947 / 348쪽 120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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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호러라는 장르로 폭력에 맞서다 가장 안온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가장 불온한 이야기 “내가 어둡고 음울한 소설을 쓰는 이유는 괴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엔리케스의 작품 세계는 주로 공포와 두려움, 집착과 광기, 폭력과 죽음, 그리고 주술과 저주 등 어둠의 그림자로 뒤덮여 있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는 과거 고딕소설의 전통을 계승한 것처럼 을씨년스럽고 기괴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텍스트의 속살을 파고들다 보면 그와는 다른, 조금 더 깊은 세계가 열린다. 「슬픔에 젖은 람블라 거리」는 유명 관광 도시를 배경으로 국가 권력에 짓눌려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이민자, 육체노동자, 성노동자, 소매치기의 영혼들이 등장하고 「죽은 자와 이야기하던 때」에서는 10대 소녀들이 위저보드를 통해 과거 활동가, 정치가들의 행적을 좇는다. 우리의 4.19, 광주의 실종자를 떠올리게 하는 이 이야기는 작가 본인이 어린 시절 직접 겪은 독재정권 시절의 불안감, 철저하게 가려져 있던 공포를 직접 끌어내 녹였다고 한다. 「쇼핑카트」는 가난한 외부인을 배척해 집단 저주가 내려진 마을의 이야기이고, 「돌아온 아이들」에는 어른들의 폭력으로 집에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의 서늘한 그림자가 담겨 있다. 불평등한 현대사회에 만연한 가난에 대한 두려움, 가정 폭력(특히 여자와 아이들), 정상성에 기댄 차별과 혐오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회적, 역사적 공포를 복합적으로 그려낸 이 이야기들은 나아가 공포의 정체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게 한다. 영어가 아닌 언어를 쓰는 여성 작가가 그려낸 남쪽 세계의 공포 그리고 다양한 여성들의 삶 이 책에는 10대 청소년부터 혼자 사는 노인까지 각 세대별, 계급별 다양한 여성의 삶이 등장한다. 심장 소리에 집착하게 된 여성의 사랑 이야기(「심장이여,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좋아하는 최애 뮤지션의 시체를 먹고 일체가 되고자 하는 오컬트적인 10대 청소년들의 팬덤 문화(「카르네」), 세상살이에 뒤처져 침대에 파묻힌 여성의 꿈(「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등 사회적 규범과 제도에 억눌려 발현되지 못한 여성의 권리와 욕망, 억압으로부터 탈주하는 섹슈얼리티를 있는 그대로 표출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생생히 기록한다. 이외에도 모계 대대로 내려오는 불운의 기운을 담은 이야기(「우물」), 이름도, 사연도 없이 죽어버린 고모할머니(「땅에서 파낸 앙헬리타」), 실제 전해지는 도시 전설에서 모티프를 얻어 소녀들의 질투심과 증오심을 주술의 세계로 그려낸 뻔뻔하고 통쾌하게 그려낸 이야기(「호숫가의 성모상」) 등에는 작가가 나고 자란 라틴아메리카의 기운과 냄새가 가득 배어 있다. 실제 거리와 지명, 전설, 인물들을 사용하며 그녀가 보고 느낀 남쪽 세계만의 공포를 만들어 냈다. 작가는 자신이 느낀 공포를 여실히 드러내기 위해서 자신의 ‘언어’와 ‘여성’으로서의 삶을 깊게 인지하고 고민해야 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 공포를 마주하고 이겨낼 용기를 얻는 것이야말로 다른 소설이 아닌 공포 소설을 쓰는 이유라고 밝혔다. “공포 소설은 저주받은 집과 같다. 그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연 이상, 발길을 되돌릴 수는 없다. 우리 모두 과감하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문턱을 넘어가야 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마리아나 엔리케스
저자 : 마리아나 엔리케스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언론인. 1973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라플라타국립대학에서 언론학과 사회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그는 현재 아르헨티나 일간지 《파히나/12》의 문화 및 예술 섹션 부편집장으로 일하며, 미국 《뉴요커》 등에 단편소설을 기고하고 있다.
어릴 적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의 라누스에서 할머니에게 전설과 주술, 그리고 북부 지방의 의식儀式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유년시절을 보낸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가족과 함께 라플라타시로 이주한 이후 문학과 펑크 문화를 접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되었다. 고전문학과 대중문화라는 대립적인 두 요소는 후일 엔리케스만의 독특한 세계를 창조하는 밑거름이 된다.
엔리케스는 스물한 살 나이에 첫 장편소설 『내려가는 것이 최악이다』(1995)를 발표하며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젊은 작가’로 문단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완벽하게 사라지는 방법』(2004)에서 그동안 아르헨티나 문학이 외면해온 가정 내 성폭력, 아동 및 여성 학대 등의 문제를 다루었고, 『우리 몫의 밤』(2019)으로 그해 에랄데상을 수상했다.
세계 문단에서 엔리케스에게 주목한 것은 첫 소설집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면 위험한 것들』(2009)이 소개되면서부터이다. 이 책은 고전 공포소설의 규범을 충실히 따르되 현대적인 목소리로 재창조된 이야기로 꼽히는데, 이어 소개된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2016)은 여기서 더 나아가 현대 아르헨티나 사회 이면에 도사린 어둠이자, 세계인이 공감하는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공포로 풍자해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 밖의 논픽션으로 독특한 무덤 여행기 『누군가 네 무덤 위를 걷고 있다』(2013), 실비나 오캄포 전기 『여동생』(2014) 등이 있다.
엔리케스는 공포와 환상이야말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일상의 미스터리를 반영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메타포라고 말하면서, 이 장르를 자신의 언어로 삼아 불가사의한 세계를 이야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역자 : 엄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스페인 콤플루텐세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전공했다. 역서로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의 『계속되는 무』,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인공호흡』, 루이스 세풀베다의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오라시오 키로가의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공역) 등이 있다.

목차

땅에서 파낸 앙헬리타 … 10
호숫가의 성모상 … 28
쇼핑카트 … 54
우물 … 74
슬픔에 젖은 람블라 거리 … 104
전망대 … 136
심장이여,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 158
카르네 … 178
생일, 영세식 사절 … 194
돌아온 아이들 … 216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 302
죽은 자들과 이야기하던 때 … 314
한국어판 저자 후기 …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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