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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한 벽

송태규 저 | 천년의시작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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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5597 / 11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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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추천사 작고 여린 것들에 곁을 내 주지 않고서는, 그 안에 귀 기울이며 마디마디 먼 산빛에 눈을 들어 쓰다듬지 않고서는 스며들 수 없다. 투박한 철인 3종으로 다져진 사내에게 어찌 이다지 따뜻한 사랑의 시가 담겨 있을 수 있을까. “정전되는 당신을// 밝히는 스위치”(「헌혈」)라며 무려 삼백 번이 넘게 헌혈을 하는 그의 가슴에 사랑은 몽실 자라고 있을 것이다. “그댈 그리다// 눈이 멀었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이// 점자를 읽듯// 그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손가락이 아린 것은// 손끝으로 그대를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이유」). 최근 첫눈의 마음처럼 펴낸 첫 산문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에 이어 첫 시집을 상재하는 송태규 시인의 시들이 관계가 단절되는 코로나의 시대에 행복한 다리가 되어 세상의 머리맡에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이유가 여기 담겨 있다. ―박남준(시인) 늦깎이 시인으로 출발했지만 자아 구축을 위한 열망이 남다른 송태규 시인은 철인 3종 경기를 100여 차례 완주했고 300회 이상 헌혈을 한 이 시대의 진정한 철인이다. 하지만 시인의 단호하고도 강렬한 이미지 이면에는 ‘아내의 실내화’에서 고단한 삶의 나이테를 읽어 내고, ‘토방 끝의 늙은 호박’을 통해 어머니의 지난했던 삶을 회고하며 “너를 품을 수 있는/ …(중략)…/ 말랑한 벽”의 품을 지닌 누구보다 따뜻하고 낮은 시선으로 시적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태규 시인은 이제 망망한 문학의 바다로 뛰어들었다. 거침없이 헤엄치고 나아가 존재론적 시의 페달을 힘차게 밟고 밟아 저 멀고 먼 문학의 길을 마라톤 정신으로 묵묵히 가고 또 갈 것을 누구보다도 기대하며 첫 시집 상재를 축하한다. ―유은희(시인) 아무거나 오늘도 어머니는 난 아무거나 좋아 라고 합니다 아무거나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아무거나는 아무 데나 있습니다 어머니의 아무거나는 자식 주머니 아끼라는 마음입니다 얼큰이 국밥을 시켰습니다 어머니는 공깃밥 절반을 뚝 떼어 내 투가리에 넣습니다 자식 걱정도 절반이 따라온 겁니다 겨우 국물 몇 수저 뜨시고는 내 것은 싸 갈란다 하십니다 자식 얼굴 깎이는 줄도 모르고 오늘따라 국밥 투가리로 땀은 왜 그리 쏟아지는지 어머니는 연신 내 땀을 닦아 주기 바쁩니다 예순 다 된 나는 어머니에게 걱정 한 그릇도 떠넘긴 겁니다 내가 나를 꾸짖는 소리로 주인을 불러 남은 국밥 싸 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어머니는 아무거나를 드신 겁니다

저자 소개

1962년 전북 익산 출생.
전주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 받음.
2019년 『에세이 문예』 수필 「손잡이」로 신인상, 2020년 『시인정신』 시 「아무거나」로 신인상 수상.
2020년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 출간.
현 원광중학교장.



 

책 속에서

아무거나


오늘도 어머니는
난 아무거나 좋아
라고 합니다
아무거나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아무거나는 아무 데나 있습니다
어머니의 아무거나는
자식 주머니 아끼라는 마음입니다

얼큰이 국밥을 시켰습니다
어머니는 공깃밥 절반을 뚝 떼어
내 투가리에 넣습니다
자식 걱정도 절반이 따라온 겁니다

겨우 국물 몇 수저 뜨시고는
내 것은 싸 갈란다 하십니다
자식 얼굴 깎이는 줄도 모르고

오늘따라 국밥 투가리로
땀은 왜 그리 쏟아지는지
어머니는 연신 내 땀을 닦아 주기 바쁩니다
예순 다 된 나는 어머니에게
걱정 한 그릇도 떠넘긴 겁니다

내가 나를 꾸짖는 소리로
주인을 불러 남은 국밥 싸 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어머니는 아무거나를 드신 겁니다

 

 

목차

시인의 말\t

제1부

민낯\t13
무창포 노을\t14
빨랫줄\t16
가로등\t17
아무거나\t18
구두\t20
회항\t22
서대문 형무소\t24
겨울나무\t26
고백\t28
는개 내리는 저녁\t30
전봇대\t32
소통\t33
길\t34
헌혈\t36

제2부

이월\t39
나이테\t40
평범한 것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t42
배낭\t43
철인 3종 대회\t44
아내의 실내화\t46
호박죽\t48
우체국에서\t50
보물찾기\t51
B동 107호\t52
알고 보니\t54
섬\t55
배부른 청진기\t56
거미\t58

제3부

TV에서\t63
뜬바위 전설\t64
어린 아버지\t66
유효기간\t67
독백\t68
존재의 이유\t70
아비\t71
하얀 나비\t72
순례\t73
사월\t74
칡넝쿨\t76
풀\t78
글 누에\t80
로맨스\t82

제4부

그곳\t87
등\t88
강남 샹그리에 컨벤션\t89
컵라면\t90
두 종류 아들\t92
젖은 길\t93
유월\t94
이유\t96
묵념\t97
헌혈의 집 앞에서\t98
선재길 오르다\t100
정월 초하루\t101
아내의 생일\t102
문득\t103

해설
이병초 느림과 찬찬함에 적힌 변주의 시학\t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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