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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데려오는 일 현대시세계 시인선 128

시리즈 : 현대시세계 시인선 [101]

정솔 저 | 북인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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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121280 / 112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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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표제시] 새를 데려오는 일 -- 낮보다 밤이 무거운 페루 해변 새의 울음소리가 길어지면 울음이 가득한 페루의 밤도 길어졌다 - 새의 사생활은 울수록 자유로워 페루의 바다로 모여드는 새를 데려오는 일은 울음을 노래라고 노래를 울음이라고 듣는 귀는 따로 있지 않아 울음을 노래로 알고 우는 새를 - 비행기로, 자루에 묶어서 목소리에 넣어서, 눈 속에 넣어서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데려온 새 - 도착하는 즉시 주의사항을 반드시 읽어보고 - 새장을 두 번, 두 번 이상 흔들 때는 이명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서 왼손으로 날려보내는 방법을 당신에게만 금요일에 권한다 -- [대표시] 조팝꽃 별자리 -- 철마다 옮겨 앉는 별들이 조팝나무에 떨어져 밤에도 반짝이고 있다 - 바람의 편애로 분분히 흩날려서 별들이 떨어진 하늘 빈 집이겠다 깜깜하겠다 - 철마다 옮겨 앉는 별들이 조팝나무에 떨어져 다글다글 피어 있는 꽃들을 조팝나무 별자리라고 작명하는 지상의 편애가 한창인 봄 - 낮에도 조팝꽃 별자리가 휘여 땅에 떨어질 것 같은 꽃별들 지나가는 오후가 재촉하는 낙화 -- 애를 먹다 -- 애 볼 때 애 먹은 걸 까먹고 삼합집에서 서비스로 나온 애를 먹으면서 진짜 애 먹는 줄 알았다 -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은 애 꽃송이를 다루듯 살살 애 한 점 넣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거시기에 비해 큰 애를 먹는 일 - 살구꽃 같은 애 한 점 넘기는 동안 애간장이 녹았을 홍어 귀상어한테 쫓겨 애 터지는 줄 알았던 일 어선이 지나갈 때 애가 타들어가던 일로 애태우던 애 한 접시를 앞에 놓고 맨 정신으로 남의 애를 먹을 수 없어서 숭고하게 막걸리를 마시며 애를 먹는다는 건 진짜 애 먹는 일 - 어느 날 어떤 곳에서 까맣게 탄 내 애를 내 애가 본다면 며칠은 숭고해지겠다

저자 소개

본명 정정순. 충북 진천 출생. 방송통신대 농학과 졸업. 
2012년 진천 농다리 축제 백일장 일반부 최우수상. 
2013년 청주 직지사랑 전국 백일장 일반부 최우수상. 
2015년 『문학과창작』 신인상 수상. 


 


 

책 속에서

[표제시]

새를 데려오는 일
--
낮보다 밤이 무거운 페루 해변
새의 울음소리가 길어지면 울음이 가득한 페루의 밤도 길어졌다
-
새의 사생활은 울수록 자유로워 페루의 바다로 모여드는 새를 데려오는 일은 울음을 노래라고 노래를 울음이라고 듣는 귀는 따로 있지 않아 울음을 노래로 알고 우는 새를
-
비행기로, 자루에 묶어서 목소리에 넣어서, 눈 속에 넣어서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데려온 새
-
도착하는 즉시 주의사항을 반드시 읽어보고
-
새장을 두 번,
두 번 이상 흔들 때는 이명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서 왼손으로 날려보내는 방법을 당신에게만 금요일에 권한다
--

[대표시]

조팝꽃 별자리
--
철마다 옮겨 앉는 별들이
조팝나무에 떨어져
밤에도 반짝이고 있다
-
바람의 편애로
분분히 흩날려서
별들이 떨어진 하늘
빈 집이겠다
깜깜하겠다
-
철마다 옮겨 앉는 별들이
조팝나무에 떨어져
다글다글 피어 있는 꽃들을
조팝나무 별자리라고 작명하는
지상의 편애가 한창인 봄
-
낮에도 조팝꽃 별자리가 휘여
땅에 떨어질 것 같은 꽃별들
지나가는 오후가 재촉하는 낙화
--

애를 먹다
--
애 볼 때 애 먹은 걸 까먹고
삼합집에서 서비스로 나온 애를 먹으면서
진짜 애 먹는 줄 알았다
-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은 애
꽃송이를 다루듯 살살
애 한 점 넣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거시기에 비해 큰 애를 먹는 일
-
살구꽃 같은 애 한 점 넘기는 동안
애간장이 녹았을 홍어
귀상어한테 쫓겨 애 터지는 줄 알았던 일
어선이 지나갈 때 애가 타들어가던 일로
애태우던 애 한 접시를 앞에 놓고
맨 정신으로 남의 애를 먹을 수 없어서
숭고하게 막걸리를 마시며
애를 먹는다는 건 진짜 애 먹는 일
-
어느 날 어떤 곳에서
까맣게 탄 내 애를 내 애가 본다면
며칠은 숭고해지겠다
--

 

 

목차

1부
비표준어 빵꾸 · 13
슬리퍼를 속되게 부르면 · 14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종 · 15
주머니가 하고 싶은 말 · 16
얼룩말 미싱 · 17
계량 1번지 · 18
와인 족욕 · 19
손목터널 · 20
들고 다니는 오백 · 22
애를 먹다 · 24
국자의 완고함 · 26
빌려주는 집 · 27
뱅어포구이 · 28
노출의 계절 · 30
물의 산란 · 31

2부
SS 행성 · 35
눈과 눈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함 · 36
수수, 수수하다 · 38
숨은 그림 찾기 · 40
어차피 같이 살 거라면 · 42
줄의 배경 · 44
사라지는 것을 전제로 · 46
새를 데려오는 일 · 48
아침을 맞는 이유 · 49
마른 나무 돌려깎기 · 50
길도 되고 줄도 되는 · 51
몸의 외부 · 52
겨울 편지 · 54
묶을 때와 풀 때 · 55

3부
댕강나무 · 59
현관 나들목 · 60
안녕이라고 할 때마다 · 61
정확히 이분二分 · 62
조팝꽃 별자리 · 63
누가 명자를 부를 때 · 64
봄은 분홍 재킷을 입고 온다 · 65
화문花紋 · 66
잠의 우물 · 68
목마른 길 · 70
약성과 향기의 이분법 · 72
백비白碑 읽는 법 · 73
청주 욕쟁이할매 · 74
마음의 문 · 76

4부
1234는 버리고 56789는 올리고 · 79
아버지를 닮은 사람들 · 80
종이문패 · 82
기분 좋은 밤 · 83
그 밤과 이 밤 · 84
여강을 아시나요 · 86
옮겨심기 · 87
9 : 1의 엄지 · 88
발이 들어 있는 눈 · 90
입 속에 살고 있는 어흥 · 91
텔레비전과 싸우는 어머니 · 92
종이컵 · 94
번뇌를 솎아내도 · 95
우산밭 · 96
미친 커피 · 97

해설 ‘다정의 근처’를 서성이는 시적 주체와 사물의 세계/ 우대식 ·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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