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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1588 / 262쪽 130 x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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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열린책들 세계문학 [344]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으로 불리며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작가 하인리히 뵐. 그가 죽은 지 25년째 되던 해인 2010년, 독일의 주요 언론들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집중 조명하며 특집 기사들을 게재했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귄터 발라프). 독일 문단 내에서는 이와 같이 오늘날 뵐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보여 주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후반에 뵐의 중, 후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출간된 바 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는 이라는 이름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뵐의 초기 대표작 『그리... 으로 불리며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작가 하인리히 뵐. 그가 죽은 지 25년째 되던 해인 2010년, 독일의 주요 언론들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집중 조명하며 특집 기사들을 게재했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귄터 발라프). 독일 문단 내에서는 이와 같이 오늘날 뵐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보여 주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후반에 뵐의 중, 후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출간된 바 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는 이라는 이름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뵐의 초기 대표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정식 계약을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953)는 1952년의 어느 주말, 한 부부를 둘러싸고 48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당 전화 교환수로 한 달 임금이 320마르크 80페니히인 프레드 보그너와 그의 아내 캐테 보그너를 주인공으로, 먼지와 얼룩, 담배 연기로 가득한 전후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쓰라린 사색과 따뜻한 대화가 조화를 이루는 뵐 특유의 글쓰기를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다. 평단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출간된 해에 1만 7천부가 판매되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절망감을 전면으로 드러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후의 먼지에 내몰려 침묵하는 가난한 부부 이야기 하인리히 뵐은 이 작품에서 가난한 부부의 시점을 교차시키는 형식을 통해 전후 하층민들의 동선(動線)을 추적한다. 주인공 프레드는 아내와 세 아이와 함께 좁은 단칸방에서 사는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어느 토요일 오전, 그는 임금을 집으로 부치고 아이들을 가르치러, 돈을 빌리러 이 집 저 집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술집, 간이식당, 오락 기계, 광장, 성당, 묘지 주변을 떠돌다 지인들을 찾아가 잠을 자는 것이 집을 나온 뒤 그가 반복해 온 일과다. 한편, 그의 아내 캐테는 세 아이 때문에 좀처럼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토요일 오전, 그녀는 벽에서 부서져 내리는 석회 가루들을 끊임없이 닦아 내고, 이웃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아이들을 주의시키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외출이라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서둘러 장을 보고 성당에 들르는 것이 전부다.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지 못하고, 머물고 싶지 않은 곳에 머무는 모순적인 상황을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쾰른 시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절묘하게 풀어내는 뵐의 재능은 가톨릭교회와 시민 계층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깊이를 더한다. 불에 타서 무너져 내린 폐허 더미들 사이에 솟아 있는 고딕식 성당, 성당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바라보며 프레드는 생각한다. (본문 38면) 그러나 실제로 그가 들어간 성당 안은 바깥보다 더 춥다. 프레드가 느끼는 박탈감은 성 히에로니무스 축일을 맞아 장엄하게 펼쳐지는 성체 행렬에서 붉은색 순교자 복장을 하고 위엄 있게 걷는 주교를 바라보는 순간 정점을 맞는다. 캐테 역시 집 안에서 같은 박탈감에 시달린다. 부부와 같은 집에 사는 프랑케 부인은 주택 위원회의 회장이라는 권력을 남용하여 자신의 방 하나를 부부에게 손수 내어 주면서까지 부부가 새 집을 갖는 것을 방해한다. 그녀는 (본문 151면)하는 등 캐테와 아이들 위에 군림하는 시민 계층의 대변자다. 가끔 나는 죽음을, 이승의 삶에서 저승의 삶으로 변화하는 순간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순간 내게 남아 있게 될 것을 상상해 본다. 아내의 창백한 얼굴, 고해실에서 본 신부의 빛나는 귀, 듣기 좋은 전례의 선율로 가득 찬 어스름한 성당에서 갖는 몇 차례의 차분한 미사, 아이들의 따스한 장밋빛 피부, 내 핏속을 돌아다니는 알코올, 아침 식사, 몇 번의 아침 식사… 그리고 커피 머신의 꼭지를 돌리는 소녀를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그녀도 남아 있게 될 것임을 알았다. - 본문 47면 나는 아내 캐테를 생각하며 그녀와 함께 저녁을 보낼 날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 전에 돈을 마련해 방을 빌려야 했다. 돈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 내게 돈을 줄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도시, 인구 30만이 사는 이 도시에서 부탁하는 즉시 돈을 내줄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부탁을 하기가 비교적 쉬운 사람을 몇 명 알고 있었다. 방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쩌면 호텔에 들를 수도 있을 것이다. - 본문 50면 나는 돈이 필요했고, 아내와 같이 잘 방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는 같은 도시에 살고 있지만 두 달 전부터 호텔 방에서만 결혼 생활을 영위해 왔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가끔 야외의 공원이나 파괴된 집의 현관, 그 밖에 남에게 들킬 염려가 없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도심의 으슥한 곳을 찾아다녔다. 다른 이유는 없고 우리 방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와 우리 옆방을 가로막고 있는 벽이 너무 얇다. 더 큰 방을 얻으려면 돈이 필요하고, 에너지라 불리는 것이 필요한데, 우리에게는 돈도 에너지도 없다. 내 아내에게도 에너지가 부족하다. - 본문 93~94면 우리의 만남은 우리가 아직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한 리듬을 따르고 있다. 갑작스럽게 그녀와 만나야 할 때면 저녁에 밤을 보낼 숙소를 잡기 전에 집에 들러, 내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우리가 약속한 초인종 신호로 그녀를 불러낸다.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지낸 지난 몇 주 동안 그 애들을 때렸는데도 불구하고, 애들이 나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나에 대해 말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본문 97면 나는 산책을 많이 하고, 옛날 학교 때의 지식을 끄집어내 공부에 골치를 앓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계속 팔아먹으며 틈틈이 돈을 벌려고 한다. 도시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대체로 멀리 교외까지 나가서 아직 문이 열려 있는 묘지들을 찾아다닌다. 잘 손질된 관목과 깔끔한 화단 사이를 돌아다니며, 명패와 이름을 읽고 묘지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저곳에 묻힐 거라는 생각에 가슴 떨려 한다. 전에 아직 우리에게 돈이 있을 때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정작 낯선 도시에 가서는 지금 내가 여기서 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했다. 호텔 침대에 누워 빈둥거렸고, 담배를 피우거나, 아무런 계획 없이 쏘다녔다. 가끔 성당에 들어가기도 하고 멀리 묘지가 있는 교외까지 나가 보기도 했다. 허름한 술집에서 술을 마셨고, 밤에는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되는 모르는 사람들과 사귀었다. - 본문 128면 「내가 알았던 한 소위는 자기 애인한테 전화로 릴케 시를 읊어 주더군. 좀 다른 경우이긴 해도 그는 곧 죽어 버렸어. 어떤 사람들은 노래를 불러 줬고, 전화로 서로 노래를 가르쳐 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전화에 죽음을 실어 보냈어. 죽음이 전화선 속을 허우적거리며 돌아다녔고 사람들은 작은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귓바퀴 속에 죽음의 소리를 퍼부어 댔어. 이 다른 사람이란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이야. 고위 장교란 사람들은 사람이 떼로 죽지 않으면 대체로 전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 사망자 수에 따라 전투의 크기를 평가하는 건 헛짓이 아니었어. 여보, 묘지도 그렇
목차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역자 해설: 사라진 세계의 거울, 하인리히 뵐의 삶과 작품
하인리히 뵐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