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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폭력 1991년 5월의 기억

김정한 저 | 후마니타스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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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373767 / 196쪽 133 x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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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대중운동의 이데올로기 연구-5·18 광주항쟁과 6·4 천안문운동의 비교』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실천문학』 편집위원, 『문화과학』 편집위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 국방부5·18특별조사위원회 민간조사관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현대정치철학연구회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사회운동과 정치철학의 마주침’을 연구 주제로 삼아 최근에는 증언과 증인, 기억의 정치에 관해 공부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대중과 폭력-1991년 5월의 기억』, 『1980 대중 봉기의 민주주의』(제7회 일곡유인호학술상 수상), 『알튀세르 효과』(공저), 『너와 나의 5·18』(공저), 『한국현대생활문화사 1980년대』(공저), The History of Social Movements in Global Perspective(공저), Korean Memories and Psycho-Historical Fragmentation(공저), Toward Democracy: South Korean Culture and Society, 1945?1980(공저, 근간) 등이 있으며. 국역서로 『폭력의 세기』, 『혁명가-역사의 전복자들』(공역)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5·18 항쟁 시기에 일어난 일가족 살인 사건-전쟁, 학살, 기억」, 「5·18 학살 이후의 미사(未死)-아직 죽지 못한 삶들」, 「광주학살의 내재성-쿠데타, 베트남전쟁, 내전」 등이 있다. 

책 속에서

흔히들 ‘대중이 역사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대중 정치’ 또는 ‘대중 민주주의’라는 용어가 대중조작에 의한 정치, 혼란스럽게 제멋대로 운영되는 민주주의라는 경멸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던 것에서 보이듯, 대중이 역사를 만든다는 테제도 립 서비스 차원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29쪽

1991년 5월 투쟁의 분석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1차 자료와 2차 자료를 활용해 1991년 5월 투쟁에 대한 시계열적 분석을 전개한다. 시계열적 분석은 1991년 5월 투쟁의 전체적인 전개 과정을 효과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 하지만 1991년 5월 투쟁의 발발・소멸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담론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 담론 분석은 언어로 표현된 이데올로기, 즉 사람들이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가를 보여 줄 수 있다. 이것은 마르크스의 거의 유일한 ‘긍정적인’ 이데올로기 개념에 의거한다.- 35쪽

폭력과 비폭력. 1991년 5월 투쟁에서 나타났던 주요 담론은 ‘폭력’이었다. 투쟁이 확산되면서 대중의 생존권적 요구들이 분출하기 시작했고, 대안적 공동체를 지향하는 대안 권력 논쟁이 제기되었지만, 그것은 사회적 힘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당시 ‘폭력’은 5월 투쟁 내내 다양한 사회 정치 세력들이 현실을 해석하고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거의 유일한 언어였다.- 38쪽

1991년 5월 투쟁은 강경대 타살 사건이 발생한 4월 26일부터 투쟁의 지도부가 명동성당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6월 29일까지 대략 60여 일에 걸쳐 전개되었다. 5월 투쟁은 그 발생 초기부터 ‘제2의 6월항쟁’이라는 별칭을 부여받을 정도로 6공화국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시위들이 이어지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창출했다. 그러나 1991년 5월 투쟁은 제2의 6월항쟁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소멸했다.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모든 것이 잠잠해졌다. -41쪽

1991년 5월 투쟁의 주요한 원인은 정치적 세력 관계의 차원에서 설명될 때 좀 더 설득력을 가진다. 1987년 6월항쟁과 이후 1988년 여소야대 정국을 거치면서 민주화에 대한 대중의 정서는 거의 혁명적이었다. 이에 대해 노태우 정권은 1989년 4월 문익환 목사의 방북 사건을 계기로 공안 정국을 조성해 사회운동 세력에 대한 선별적 대탄압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3당 합당(1990년 1월)을 통해 민자당이라는 거대 여당을 출범시킴으로써 민주화 열기를 잠재우고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면서 1992년 이후의 정권 재창출을 보장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화의 힘으로 열렸던 (제도)정치사회는 다시 축소되었고, 민주적 과제들은 변형되거나 유보되었다. - 46-47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1년 5월 투쟁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강경대 사건이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형성된 ‘열사’라는 독특한 집단적 상징의 성격을 살펴봐야 한다. - 48쪽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중산층의 미참여-기층 민중의 조직적 진출’이라는 논리가 중산층의 보수화 또는 사회운동 조직들의 이념적 급진성에 대한 논거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즉, 1987년 이후 절차적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중산층은 보수화되고, 사회운동 조직들은 이념적으로 급진화되어 중산층과 사회운동 세력과의 분리・괴리가 심화되었기 때문에 5월 투쟁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사회운동 조직들의 이념적 급진성은 전혀 사실에 기초한 평가라고 할 수 없다. - 56-57쪽

이것은 민주 정부 수립 등의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중의 봉기성을 제거하는 투쟁 아닌 투쟁이었으며, 5월 투쟁을 선도적으로 자체 정리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선거 혁명론에 사로잡힌 1987년 6월항쟁의 전략적 오류가 다시 한 번 되풀이되었던 것이다. 범국민대책회의에서는 일단 선거를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현실적으로 선거 국면이 진행되자 산하 단체 중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이 많은 이상 이를 막연히 바라만 볼 수는 없는 입장”이었으며, 가장 큰 대중 동원력을 가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는 6월 1일 5기 출범식을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개최하는 등, 사회운동 세력 주류로부터 5월 투쟁에 대한 실질적인 정리 작업이 진행되었다.-65-66쪽

이렇게 1991년 5월 투쟁의 수많은 죽음에 대해 다양한 정치사회 세력들은 각기 상반된 해석과 의미를 부여했다. 분명 죽음은 현실로 존재했다. 아무도 그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죽음이 존재했고, 따라서 죽음의 원인과 그에 대한 책임 소재가 밝혀져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 자체로 투명하지 않았다. 1991년 5월 투쟁이 전개되면서 현실에 대한 기의signifié는 고정되지 않은 채 대립적인 기표signifiant 밑으로 계속해서 미끄러졌다.-123쪽

죽음과 폭력이 전 시기에 걸쳐 주요 언어였다는 사실은 1991년 5월 투쟁의 재앙이었다. 그것은 5월 투쟁을 촉발했지만, 또한 5월 투쟁을 소멸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투쟁이 확산되자 열린 공간 속에서 짧은 기간 동안 대중의 생존권적 요구가 분출했고, 대안적 공동체에 대한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죽음과 폭력의 언어를 대체하지는 못했다. 이것은 결국 지배 세력에 의한 ‘사회운동 세력의 폭력성과 반反도덕성’이라는 공세적인 의미 계열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한계로 작용했다. 대중이 현실의 갈등과 대립을 보다 투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저항적인 담론이 부재했던 것이다.-174쪽

대중은 자신을 위협하는 폭력으로부터 공포를 경험하고 그 폭력을 제거하기 위해 봉기한다. 그러나 봉기한 대중은 대중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직면해 “더욱 무섭고 통제할 수 없어”진다. 폭력을 제거하기 위한 대중운동이 폭력을 불러일으키고, 그 속에서 대중은 또 다른 공포를 경험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스스로가 불러일으키는 공포를 완화・경감하기 위해 대중운동 이전의 상태로 모든 것을 되돌리고자 한다.-165쪽

목차

개정판 서문 더 나은 실패를 기다리며 6
추천의 글 왜 대중인가? 12
초판 서문 나는 꿈을 꾼다, 주저 없이 ‘대중’ 속으로 소멸할 수 있기를 20

1장 현재 속의 역사
1. 이론의 정세 27
2. 1991년 5월 투쟁이 던지는 세 가지 질문 34

2장 대중과 대중운동
1. 1991년 5월 투쟁의 시작부터 소멸까지 41
2. 대중, 민중, 계급, 시민 72
3. 대중운동: 대중의 내재적 경향 87

3장 대중과 폭력
1. 1991년 5월 투쟁의 담론 110
2. 폭력과 비폭력 146
3. 대중의 양면성 159

4장 수수께끼를 향하여 170

참고문헌 180
1991년 5월 투쟁 일지 188
찾아보기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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