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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론과 돼지 이문열 중단편전집 세트 1

시리즈 : 이문열 중단편전집 (알에이치코리아) [7]

이문열 저 | RHK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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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5588889 / 42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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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문열 소설 세계의 원형을 이루고 있는『필론과 돼지』 「필론과 돼지」에서 사건의 본격적인 전개는 제대 군인들을 태운 기차 객실에 한 무리의 현역병들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불합리와 폭력’에 근거한 갈취는 주인공인 ‘그’를 비롯한 제대 군인들로 하여금 무기력한 군중으로의 전락을 경험하게 만든다. 소설은 이 심리적인 경험의 과정을 예리하면서도 차분한 시선으로 그려내다가 마침내는 그 억눌린 분노가 분출하여 상황이 반전되는 과정까지 이끌어 간다. 그런데 불합리한 폭력에 항거하여 마침내 그 상황을 진압한 제대 군인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눈먼 증오와 격앙된 감정’이다. 그렇기 ?문에 사건이 종료된 시점에서 ‘그’는 “동료들이 부상당하고 피해를 당하고 있을 때 그들을 분기시키지 못했던 것처럼, 이제 불필요하게 난폭하고 잔인해진 그들을 만류할 능력 또한 그에게 없었다”는 또 다른 회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은 권력과 군중의 관계라는 관념적일 수 있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으되 그것을 상황의 묘사와 행동으로부터 소외된 주인공의 의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념의 내용보다도 이념 형식 자체를 바라보면서 그 속성에 대한 비판을 수행하는 관점은 이후 이문열 소설의 기본적 태도를 이루게 되고 가면 갈수록 더욱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필론과 돼지」에서는 그 이후에 더 발전된 단계에서는 오히려 찾아볼 수 없는, 어떤 사유가 발생하는 순간 특유의 긴장이 돋보인다. -손정수(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향인 경북 영양, 밀양, 부산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 중편「새하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그해 겨울」,「황제를 위하여」,「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여러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독보적인 문체로 풀어내어 폭넓은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장편소설『사람의 아들』은 문단의 주목을 이끈 초기 대표작이다. 
작품으로 장편소설『젊은 날의 초상』,『영웅시대』,『금시조』,『시인』,『오디세이아 서울』,『선택』,『호모 엑세쿠탄스』등 다수가 있고,『이문열 중단편전집』(전 6권), 산문집『사색』,『시대와의 불화』,『신들메를 고쳐매며』, 대하소설『변경』(전 12권),『대륙의 한』(전 5권) 등이 있으며, 평역소설로『삼국지』,『수호지』,『초한지』가 있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책 속에서

그 겨울이 유난히 추웠다는 아무런 근거는 없으나 어쨌든 우리에게는 지독한 추위였습니다. 농장에도 별일이 없고 성냥 공장도 그만둔 뒤였으므로 그 겨우내 우리 나자레의 백여 명 형제들은 모두 방구석에만 처박혀 긴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마침 방학 중이어서 공부한다는 명목은 있었지만 실은 바로 그 추위 때문이었습니다. 열기라고는 며칠에 한 번밖에 비치지 않는 방이라도, 담요나 몇 장 겹쳐 두르고 등을 맞댄 채 서로의 체온에 기대앉았으면 그런대로 그 겨울의 낮은 견딜 만했던 것입니다.
                                                      -「나자레를 아십니까」pp.18-19

“결국 입대와 함께 우리에게는 갑작스러운 의식의 과장이 일어난 거야. 바깥의 것은 무조건 크고 화려하고, 안의 것은 무조건 작고 초라하다는 식의 ― 그리고 그것은 너희들도 일부 인정하고 있더군. 집에 금송아지 안 매 둔 놈 없다는 얘기 말이야.”
“…….”
“마찬가지로 ― 우리가 제대를 한다는 것, 그것도 너희들이 믿는 것처럼 전혀 새로운 세계에로의 출발은 아닌 것 같아.”    -「새하곡」p.99


……필론이 한번은 배를 타고 여행을 했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큰 폭풍우를 만나자 사람들은 우왕좌왕, 배 안은 곧 수라장이 됐다. 울부짖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뗏목을 엮는 사람……필론은 현자(賢者)인 자기가 거기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도무지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그 배 선창에는 돼지 한 마리가 사람들의 소동에는 아랑곳없이 편안하게 잠자고 있었다. 결국 필론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돼지의 흉내를 내는 것뿐이었다.
-「필론과 돼지」p.289


 

목차

나자레를 아십니까
새하곡
맹춘중하
그해 겨울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
필론과 돼지
들소
해설_형식의 균열과 텍스트의 무의식/ 손정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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