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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슬그머니 나석중 시집

시리즈 : 현대시세계 시인선 [101]

나석중 저 | 북인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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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121273 / 112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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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전북 김제 출생. 2005년 시집 『숨소리』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숨소리』 『나는 그대를 쓰네』 『촉감』 『물의 혀』 『풀꽃독경』. 전자 디카시집 『그리움의 거리』.

책 속에서

저녁이 슬그머니
--
어스름을 입은 저녁이 슬그머니 이녁으로 오고
푸르른 봄날 뜬구름에 실려간 황금수틀은 아름다웠네
-
노란색 일색으로 황사에 흐려지는 눈총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꽃다지며 산수유며 수선화 물릴 수 없는 봄은 누구의 봄입니까
-
지난해 바싹 마른 낙엽 한 장이 빈 소리를 굴리는 저녁이 오니
서쪽 하늘을 바라보는 얼굴이 살굿빛으로 물들어도 좋겠습니까
-
이제 오늘을 다독이며 안아줄 수 있는 내일은 없으니
저녁이 슬그머니 와도 후회할 저녁이 아니오니
--

[대표시]

묵은 사과
--
주춤거리던 사과
살짝 칼등으로 사과를 노크한다
단박에 사과 칼날 들이밀면 놀라서
아픈 사과가 되겠지
근육주사를 놓듯 기억을 환기하는 게 좋겠지
묵은 사과가 육향이 짙은 것은
수치와 민망과 미안과 무안이 섞여
한몸으로 푹, 숙성된 때문일까
사과는 좀 더듬더듬 서툴다
사과는 시야가 뚫린 고속도로처럼 탄탄대로로
사과를 받아주지 않겠다는 듯
사과껍질이 과속방지턱을 넘으며
툭 끊기곤 한다
--

석편(石篇)
--
고색이 창연한 돌 앞에서
조용히 옷깃을 여미고 좀 경건하자
-
돌을 돌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이 집안
전래한 돌은 침묵이란 가훈
-
당신이 그 침묵을 읽었다면
성급하게 결론을 짓지 마시라
-
적지 않은 돈 들여서 장식장 치장하고
대가인 양 이러쿵저러쿵하지 마시라
-
혹 침묵을 금으로만 보는 눈이 있다면
그냥 돌은 돌로 볼 일이다
-
감히 그 연륜을 헤아릴 수 없는
돌을 완독하기에는 일생도 부족하다
--

 

 

목차

1부 바람의 기원
새의 눈물 · 13
묵은 사과 · 14
저녁이 슬그머니 · 15
여적(餘滴) · 16
바람의 기원 · 17
詩 · 18
막도장만큼이라도 · 19
모래시계 · 20
캠프 · 21
절정(絶頂) · 22
바다를 읽다 · 23
테이크아웃 · 24
누선(淚腺) · 26
상강(霜降) · 27
이단(異端) · 28
간판이 많은 명함은 수상하다 · 29
팬데믹(Pandemic) · 30
거지들이 온다 · 32

2부 작은 꽃
작은 꽃 · 35
꽃 앞에서 · 36
물레나물 · 37
얼음새꽃 · 38
고목(古木) · 39
달맞이꽃 · 40
꽃 · 41
씀바귀 · 42
꽃의 이유 · 43
꽈리 · 44
지는 잎들 · 45
밤꽃 · 46
애기똥풀 · 47
안개꽃 · 48
목련 지다 · 49
억새 · 50
질경이 · 51
석편(石篇) · 52

3부 애월(涯月)에서
애월(涯月)에서 · 55
돌가시나무 · 56
소양강은 흐르고 · 57
추자도를 향하여 · 58
아라리 · 60
청산도 · 61
밀양 · 62
속리에서 속리를 벗다 · 63
양양 · 64
삼괴정(三槐亭) · 65
보라 · 66
마로니에 블루스 · 67
경이로운 독거 · 68
에덴의 서쪽 3 · 69
무이네 연가 · 70
지는 사랑 · 71
연애하고 싶다 · 72
사랑과 분노 · 73

4부 사랑의 수의
아프지 마라 · 77
독거(獨居) · 78
사랑의 수의 · 79
반추(反芻) · 80
모자를 쓸 때 · 81
서녘에 잠기는 저 한 송이 붉은 꽃이 · 82
풍경소리 · 83
순정(純情) · 84
샴페인 · 85
눈 온다 · 86
천둥이 우르르 쾅쾅 · 87
굴신 아니다 · 88
콩나물 · 89
공부 · 90
천당 · 91
불연(不然)인지 · 92
소나무를 아우라 불렀다 · 93
자작나무 인생 · 94

해설 희언자연(希言自然), 소요하고 소유하고 사유하다/ 김정수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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