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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적경제의 거듭남을 위하여

장원봉, 하승우, 신명호 외 저 | 착한책가게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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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400206 / 440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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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동형화, 진부화, 비주체화를 넘어 한국 사회적경제의 거듭나기
한국 사회적경제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해가던 중에 세상을 떠난 고 장원봉 박사 추모집이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실천으로 검증해야만 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과정에서 만나는 문제를 연구로 성찰하고 풀어야만 하는 활동가였다.
그는 생전에 “사회적경제는 국가 및 시장과의 긴장관계 속에서 자기의 길을 잃지 않고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관해 자신만의 목표와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동형화, 진부화, 비주체화되고 있다는 많은 논자들의 문제의식과 같은 선상의 우려에서 나온 주장일 것이다.
이에 그의 유고들을 중심으로 생전에 그와 긴밀히 함께했던 사회적경제의 여러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그의 생각과 고민을 되짚으며 오늘날 한국의 사회적경제 운동이 직면한 어려움의 극복방안과 실천과제를 함께 모색해가자는 취지로 기획, 출간되었다.

출판사 리뷰

글의 구성 이 책은 1, 2부와 해외기고문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의 서두에는 장원봉의 유고들을 배치하고 그 뒤로는 이 글들과 장원봉의 생전의 생각과 행보에 관련된 내용으로 9인의 다른 저자들이 쓴 글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유럽의 사회적경제 연구 네트워크인 EMES 소속 3인이 공동 저술한 해외기고문을 실었다. 1부는 장원봉의 유고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발전과제”(2006. <도시와 빈곤> 80호)를 중심으로 한국의 사회적경제를 돌아본다. 그는 이 글에서 사회적경제의 개념을 조명하면서 사회적경제 실천 및 주체형성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운동”(2008, <녹색평론> 100호), “공동생산자로서 지방정부와 사회적기업의 파트너십 형성과 전망”(2008, 한국거버넌스학회보)을 통해 조직 차원의 실천전략을 살펴본 후 그가 우려했던 정부와 시장에 대한 의존성과 관련하여 다른 저자 4인의 글을 통해 동형화, 진부화, 비주체화를 넘어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2부에서는 그의 유고 “사회적경제의 대안적 개념화: 쟁점과 과제”(2007, <시민사회와 NGO> 5권 2호)를 중심으로 사회적경제를 개념화하려 했던 다양한 이론적, 실천적 조류를 역사적으로 조명하면서 그 쟁점들에 대해 살핀 후 사회적경제의 대안적 개념화, 경제의 재사회화를 위한 호혜와 연대, 시민사회의 정치적 개입, 대내외적 관계의 변화 등 시민 주도 사회적경제의 과제 및 실천전략을 살펴본다. 그리고 “복지사회의 이행전략으로서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에 대한 탐색”(2011, <생협평론> 4호), “도시재생사업에서 사회적경제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와 해결방안”(2019, 《당연하지 않은 도시재생》)과 다른 5인의 글을 통해 주요하게 노동과 협동, 지역중심정책(복지와 도시재생)에서의 사회적경제의 역할, 방향과 과제 등을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해외기고문에서는 자크 드푸르니(Jacques Defourny) 등의 논문 “사회적기업 모형의 국제적 검증: 사회적기업 모형 국제 비교 프로젝트(Testing Social Enterprise Models Across the World: Evidence From the “International Comparative Social Enterprise Models (ICSEM) Project”)”를 실어 세계적으로 사회적기업이 세 가지 유형으로 모델화될 수 있는 실체임을 경험적 연구를 통해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글은 고 장원봉의 박사후과정 지도교수였던 드푸르니 교수 외 2인이 집필하여 2020년 9월에 국제학술지 (vol. 50)에 실었던 것으로, 드푸르니 교수가 장원봉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보낸 원고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장원봉, 하승우, 신명호 외
저자 : 장원봉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 상임이사로,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경제의 대안적 구상과 실천을 지원하는 일을 하였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사회적 경제의 이론과 실제>, <위기의 한국사회 대안은 지역이다>(공저) 등이 있다.

저자 : 하승우
한국의 현대사를 되짚어 보면 그때 우리가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지금 사회가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경제 성장을 위해 많은 것을 양보했지만 성장의 혜택은 골고루 나눠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세먼지, 코로나19, 기후 위기와 같은 심각한 위협은 다른 길을 찾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함께 그 길을 찾을 때입니다.
1인 연구소인 이후연구소에서 일하며 어떻게 사는 게 나와 우리에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선거 쫌 아는 10대》, 《시민불복종 쫌 아는 10대》, 《최저임금 쫌 아는 10대》, 《신분피라미드사회》, 《정치의 약속》, 《시민에게 권력을》 등 여러 권의 책을 썼습니다.

저자 : 신명호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일도 한다. 관심 있는 주제는 빈곤과 불평등, 도시공동체, 사회적경제 등이다.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 시절, 철거민 정착촌(‘복음자리’)에 석사 논문을 쓰러 갔다가 그곳에 눌러앉아 12년을 살았다. 거기서 고 제정구 선생, 정일우 신부 등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도시빈민연구소(현 한국도시연구소의 전신)에서 일했다. 뒤늦게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석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가난한 이들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일찍이 협동조합·자활기업·사회적기업 등을 공부했고 이들을 아우르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을 결합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나?: 사회계층 간 학력자본의 격차와 양육관행』, 『마을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공저), 『한국 사회적경제의 역사』(공저), 『한국의 도시지역공동체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현실, 운동, 과제』(공저)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한국의 사회적경제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 「사회적경제와 국가, 그리고 민주주의」 등이 있다.

저자 : 김신양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한국 사회와 함께 방황하다가 《프랑스의 실업자 운동》을 쓰며 정신 차리고 실업과 빈곤, 자활, 제3섹터 등과 관련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장 활동을 지원하며 제도가 얼마나 현장의 활동을 왜곡시키는지 알게 되어 팔자에 없는 공부를 다시 하기로 결심했다. 68혁명이 시작된 낭떼르대학(Paris 10대학)에서 알랭 까이에 교수님을 만나 ‘경제/조직/사회’라는 독특한 과에서 공부했고, 그보다는 스승님이 이끄는 MAUSS(사회과학반공리운동) 그룹을 따라다니며 참다운 학문의 세계를 만났다.
현재는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에서 회장을 맡아 먹거리, 서로돌봄, 생태적 에너지, 주민 참여를 통한 지역개발 등과 관련한 실천 활동을 지원하고, 정책을 만들기 위해 돈 안 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돈 되는 활동으로는 3년간 ‘다른경제 학습동아리’를 운영했고, 최근에는 주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나 생활협동조합 또는 지역의 소박한 모임의 학습을 지원하며 함께 배우고 익히고 성찰하는 일, 배우고 익힌 것을 책으로 쓰는 일, 현장에서 필요한 연구과제를 하는 일 등 잡다하다.
지은 책으로 《깊은 협동을 위한 작은 안내서》 《한국 사회적경제의 역사》(공저) 《의료복지 2026 주치의가 답이다》(공저) 《프랑스의 실업자 운동》 등이 있다. 《지역관리기업, 사회관계를 엮다》 《다른 세상을 위한 7가지 대안》을 공동으로 번역했고, 《다른경제》를 편역했다.

저자 : 정수남
전남대학교 사회학과에 재직 중이며, 감정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감정을 통해 불평등과 계급문제를 바라보는 연구를 하고 있다. 고 장원봉 박사가 남긴 이론적·실천적 유산을 어떻게 잘 이어갈지 나름 고민 중에 있다.

저자 : 노대명
서울에서 태어났고 인천을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인하대학교와 파리 2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한국 사회에 사회적경제를 정착시키는 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의 주업은 복지제도 연구,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제도 연구이다. 현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있으며 최근에는 본업만큼이나 목공에 열심이다.

저자 : 김정원
외환위기 시절 빈곤과 실업극복의 현장에서 사회적경제를 접했다. 인생이 알 수 없어서 언젠가부터 연구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책과 논문, 보고서를 쓰면서 살고 있다. 협동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2021년 현재 직업은 전북대학교 사회학과의 계약교수이다.

저자 : 엄형식
한국에서는 자활지원, 사회적경제, 주거복지, 노동자협동조합 관련 활동을 했고 2008년 이후 벨기에 리에주대학교 사회적경제센터, CICOPA 및 ILO 협동조합 통계 관련 자문역 등으로 일했다. 2021년 현재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 학술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 : 오단이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사회적기업 전공 교수
현 SW복지재단 이사장
현 보건복지부 돌봄서비스 사회적경제 활성화 TF 위원
현 행정안전부 주민복지서비스개편추진단 사회적경제 컨설턴트
현 강남구 사회적경제 가치나눔위원회 위원장
현 동작구 사회적경제활성화위원회 위원장
현 마포구, 송파구 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
현 사회적기업학회 편집위원장
전 보건복지부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사업 심사위원 및 컨설턴트
전 (예비)사회적기업 다누리맘 대표

저자 : 김기섭
일본 고베대학 농업경제학 박사.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연구활동가.
1963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민주화운동과 생명운동을 이끌던 원주의 품 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82년 대학에 입학했지만 주로 교실보다는 잔디밭에서 보냈고, 덕분에 백양로를 나뒹굴던 최루탄 속에서 원주에서의 기억을 스멀스멀 되살려냈다. 1986년 일본으로 가 새로운 협동운동과 유기농업운동을 이끌던 은사로부터 사사했고, 덕분에 협동운동의 참된 방향과 일본의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을 접할 수 있었다. 1993년 생활협동조합중앙회에 입사해 전국 생협의 조직 정비와 사업 안정에 힘썼다. 1997년 수도권지역의 생협들과 함께 두레생협연합회를 설립했고, 이후 실무책임자로 있으면서 조합원 주권, 생산자와의 협동, 아시아 민중과의 연대, 생명의 협동조합이 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2012년부터는 보다 자유로운 입장에서 협동조합 및 사회적 경제와 관련한 연구와 지원 활동에 힘쓰고 있다.

저자 : 자크 드푸르니
리에주대학교(벨기에) HEC 경영학부 사회경제센터의 명예교수와 EMES 네트워크 초대 의장을 역임했다. 《Economie sociale et solidaire: socioeconomie du 3e secteur》(2017), 《Social Enterprise in Asia: Theory, Models and Practice》(2019) 등을 썼다.

머리말

사회적경제의 이론과 실천의 통합을 온몸과 마음으로 살면서 사회적경제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해가던 장원봉 박사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실천으로 검증해야 하는 연구자였습니다. 동시에 그는 실천과정에서 만나는 문제를 연구로 성찰하고 풀어야 했던 활동가였습니다. 너무 이른 그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아쉬워하는 것은 한국 사회적경제 운동에서 그의 존재와 서 있던 자리가 참으로 귀하고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추모집을 냄으로써 우리는 그가 연구와 글을 통해 한국의 사회적경제 운동에 남기고 간 발자취를 기억하면서, 그를 사랑하고 아끼던 사람들이 그의 생각과 고민을 되짚으며 오늘날 한국의 사회적경제 운동이 직면한 어려움의 극복 방안과 실천 과제를 함께 모색해가고자 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 김홍일(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장)

 

책 속에서

현재 한국에서 형성되고 있는 사회적경제의 한계로 몇 가지를 지적할 수 있는데, 우선 사회적경제의 실질적 형성 주체인 시민사회가 단순히 정부 정책의 수행자로 전락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낮은 사회적 합의 수준과 정부 정책의 극단적인 실용주의적 접근을 지적할 수 있다. 셋째, 취약계층의 사회통합과 새로운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회적경제의 장기적인 발전계획이 부재하다.
따라서 사회적경제가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그것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은 이제 막 사회적경제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한국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더불어 시민사회가 사회적경제의 실질적인 주도자로서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14쪽,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발전과제’ 중에서)

물론 여전히 한국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은 단지 시장의 일부분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이는 시장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새로운 정부에 의해서 더욱 강화될지도 모른다. 또한 정부의 위탁사업에 길들여진 시민사회의 비영리조직들이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경제를 통해 자발적 생성의 원리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갖고 있는가 하는 회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존의 협동조합 조직들이 시장경쟁의 논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협동의 경제전략으로서 사회적경제를 채택할 수 있는 내부의 지향을 가졌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현재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19세기 전통적인 사회적경제가 자신들만의 매력적인 경제 방식을 개발하지 못한 채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상실해온 것처럼 말이다. (48쪽,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운동’ 중에서)

장원봉은 제도적 동형화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경제 조직과 지방정부의 공동생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기업은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에게 지원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공동생산의 주체로 인정되어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은 사회적기업의 지원은 지속적으로 그것이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혁신적인 지역사회 공동생산의 매개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정체성은 제도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이고, 그 주체성이 살아나려면 개별 조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힘을 조직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96쪽, ‘제도의 동형화에서 공동생산으로’ 중에서)

사회적경제는 한국의 실업자나 빈민이 아니라, 바로 이 조직의 구성원인 열 명의 조합원이 지금의 암울한 처지를 빠져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 가능성을 위해서 열 명의 조합원은 서로 머리를 맞대 궁리하며 함께 손잡고 열심히 동분서주할 것이다. 만약 이들의 사업이 실패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유지되어 이들 가족의 삶이 한결 편안해진다면, 만약 열 명의 조합원 모두가 동등한 주인임을 자각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항상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조직문화를 뿌리내린다면, 만약 열 명의 사람이 이제까지의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조직을 열어 한두 명쯤 더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면, 바로 그만큼 우리 사회는 보다 인간다운 사회로 변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앞에서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에 던졌던, “세상을 얼마만큼 바꾸는가?”라는 질문을 이렇게 고쳐 써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125~126쪽,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중에서)

연대경제는 낡고 형식화된 사회적경제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기 사회적경제가 등장할 당시의 이념과 목적을 회복하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해 한 축으로는 대안적인 학문과 사상으로서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이론화 작업을 진행했고, 다른 한 축으로는 시민참여를 통해 경제를 민주화하는 활동을 조직했다. 이 두 축이 연대경제의 강점이 되어 확산하는 데 기여했고, 급기야 사회적경제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는 새로운 운동이 되었던 것이다. (145쪽,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사회연대경제가 되었나' 중에서)

자활센터 실무자들은 복지부 공무원을 상대로 전면에서는 가급적 협조적이고 순응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빈민(자활사업 참여자)들에게는 친절한 서비스업체 직원처럼 존중과 상냥함을 보여줘야 한다. 반면 빈민들은 공무원과 마주할 때 가급적 공손하고 유순한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고백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모든 신상정보와 자산규모까지 공개하는 행위는 수급자 자격획득과 맞바꾸는 교환행위이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도 클라이언트에게 정보를 친절하게 전달해주고 ‘고객만족’을 충족시켜주는 자기연출을 시도한다. 복지 장에서 벌어지는 도덕감정 경쟁 또는 친절 경쟁은 과격하고 투쟁적일 수 있는 행동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운동가나 투쟁가가 아닌 그저 ‘위험한 인물’로 낙인찍힐 뿐이다. (182쪽, ‘후기자본주의체제와 자활기업의 ‘공동체’ 논리’ 중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대안적 프로그램들은 사회적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기본소득의 핵심전제와 실험기반이 사회적경제의 이념이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기본소득을 단순한 소득 이전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대적 노동과 새로운 생활세계 구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사회보장체계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그것은 사회적경제의 이론과 실험에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78쪽, '탈임금 노동사회의 딜레마와 한국 사회적경제' 중에서)

일본노협연의 이러한 인식은 노동의 초점을 ‘생산’이 아니라 ‘협동’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들은 이 세 가지 협동이 지역의 각 사업 현장과 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이용자 및 지역주민들과 연대성을 높이고, 일터 내외부의 동료 및 지역주민들과의 관계를 풍부하게 구축해가며, 이를 바탕으로 노동자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이러한 접근은 노동을 매개로 노동자와 그 노동이 작동하는 지역 현장이 동반성장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것이 협동노동의 목표임을 시사한다. (324쪽, ‘사회적경제의 노동관에 대한 탐색적 문제제기로서 협동노동’ 중에서)

해외와 한국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노동자협동조합 현상은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 따라 제기되는 문제와 도전에 답하면서 자신의 역할과 지향을 변화시켜왔다. 절대불변의 개념으로서 노동자협동조합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안적 기업모델로서의 의미와 가치 역시 상황적 맥락에 따라 해석과 재해석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리고 그 해석 과정을 통해 노동자협동조합 모델 자체도 변화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명칭과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352쪽, ‘노동자협동조합은 ‘대안기업’인가?‘ 중에서)

지역중심정책 시대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주민참여, 협력적 관계(거버넌스)에 익숙한 사회적경제 진영에게 기회임이 틀림없다. 따라서 사회적경제의 과제는 주류적 사고를 통한 전략을 이끌어냄으로써, 그리고 주민, 사회적경제 조직, 비영리조직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역사회 주체들이 연대하고 협력함으로써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선도하는 것이다. 그간 사회적경제는 한국사회에서 비주류였고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경제가 가지는 공동체성을 중시하고 연대와 협력의 태도를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루어가야 한다.(369쪽, ‘지역중심정책 시대의 사회적경제 역할과 과제’ 중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문제는 의지 없는 국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역할을 잊은 사회에 있다. 자유롭고 평등한 결사로 태동했지만 정작 중요한 삶의 의미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사회이고 협동조합이다. 아니 이런 상황을 지금의 협동조합은 오히려 즐기는 듯하다. 당연한 자기 역할을 잊은 채로 국가가 부여한 기능, 가령 ‘사회적 가치의 추구’니 ‘일자리 창출’이니 하는 것에만 매달려 있는 듯 보인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열심히 협동조합을 해왔는지,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점점 낯설어져만 간다. (376쪽, ‘소외된 협동조합 소내하기’ 중에서)


 

목차

머리말

1부 한국의 사회적경제 돌아보기
- 동형화, 진부화, 비주체화를 중심으로

1.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발전과제 | 장원봉
2.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운동 | 장원봉
3. 공동생산자로서 지방정부와 사회적기업의 파트너십 형성과 전망 | 장원봉 외
4. 제도의 동형화에서 공동생산으로 | 하승우
5.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 신명호
6.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사회연대경제가 되었나? | 김신양
7. 후기자본주의체제와 자활기업의 ‘공동체’ 논리 | 정수남

2부 한국 사회적경제의 변화와 가능성 탐색
- 시민사회 주도성과 관계의 변화

1. 사회적경제의 대안적 개념화:쟁점과 과제 | 장원봉
2. 복지사회의 이행전략으로서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에 관한 탐색 | 장원봉
3. 도시재생사업에서 사회적경제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와 해결방안 | 장원봉
4. 탈임금 노동사회의 딜레마와 한국 사회적경제 | 노대명
5. 사회적경제의 노동관에 대한 탐색적 문제제기로서 협동노동 | 김정원
6. 노동자협동조합은 ‘대안기업’인가? | 엄형식
7. 지역중심정책 시대의 사회적경제 역할과 과제 | 오단이
8. 소외된 협동조합 소내하기 | 김기섭

해외 기고문
사회적기업 모형의 국제적 검증: “사회적기업 모형 국제 비교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 자크 드푸르니 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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