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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7752 / 96쪽 130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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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 [19]
반디앤루니스 리뷰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출판사 리뷰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문학동네 복간 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1. 2020년 11월 문학동네는 복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1차분 열 권을 우선으로 선보였습니다. 2021년 3월 2차분 열 권을 새롭게 세상에 내놓습니다. 문학동네는 일찌감치 이 작업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1996년 11월 ‘포에지 2000’ 시리즈의 펴냄 아래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그 명맥을 이어나가던 바 있습니다. “예민한 감성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시대의 혼돈과 상처를 노래했던 젊은 영혼의 생생한 울림이 담긴 추억의 명시들을 독자 앞에 다시금 제시함으로써 빛나는 시의 정수를 확인하고자” 하려 함이라는 취지의 글이 떠오릅니다. 그 정신은 온전히 두고 그 매무새를 새로이 다지는 과정 가운데 문학동네포에지의 첫 행보를 내딛기까지 시간이 오래 좀 더디 걸린 것도 사실입니다.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현시되는 장을 여는 일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선언한 책임과 의무의 말이 실은 얼마나 큰 무게인지 모르지 않은 까닭입니다. 시라는 무한과 시집이라는 열림을 끌어안으려는 데 있어 한껏 오므라들었다 힘껏 펼칠 줄 아는 시리즈라는 줄자,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아무려나 사랑에 있음을 이제는 깨닫고 온전히 그 순정에 기대어 용기를 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2. 문학동네의 구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는 복간의 기저를 비단 문학동네에 적을 두었던 시집만을 필두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특징으로 합니다. 반드시는 아니더라도 이왕이면 읽어둬도 참 좋으련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랜 시간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집들이 우리에게는 꽤 있었습니다. 문학동네포에지는 시간을 거슬러 찬찬히 행하는 시로의 이 뒤로 걷기를 통해 파묻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집을 발굴하고, 숨어 있기 좋았던 시집을 골라내며, 책장 밖으로 떨어져 있던 시집을 집어 서가에 다시 꽂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시사를 관통함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시의 독본들을 여러분들에게 친절히 제공해드릴 참입니다. 출발의 본거지는 제각각 달랐으나 도착의 안식처는 모두 한데로, 문학동네포에지 안에서 유연성 다해 섞이고 개연성 있게 엮인 가운데 한 차에 열 권씩 펼쳐질 시의 병풍은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저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저마다 특별한 사유로 시리즈라는 줄자에서 보다 큼지막한 테두리로 우리를 시라는 리듬 속에 재미 속에 미침 속에 한껏 춤추게 할 것입니다. 특히나 귀하디귀하다 싶은 것이 시인들의 첫 시집임을 알아 그 최전방에 첫 시집들을 앞서 배치한 것인데 1차분의 김언희, 김사인, 이수명, 성석제, 성미정, 함민복, 진수미, 박정대, 유형진, 박상수 시인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2차분 역시 김옥영, 이문재, 염명순, 안도현, 정은숙, 조연호, 김민정, 최갑수, 이영주, 이현승 시인의 첫 시집임에, 복간에 있어 첫 시집을 앞서 염두에 둔다는 원칙 역시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 문학동네시인선과 책 사이즈가 같습니다. 세상의 시계와는 완연히 다른 시의 시간 속에 이 두 시리즈가 맘껏 뒤섞이는 난장 속에 시집 시리즈의 건강함을 기대하였고, 맘껏 뒤섞이는 자연 속에 시집 시리즈의 무구함을 기약한 것도 애초의 기획 의도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표지 디자인의 중심을 컬러에 놓은 것도 둘의 공통점입니다. 문학동네시인선이 핀 꽃이거나 필 꽃이라 할 때 문학동네포에지는 꽃이 있다 떨어진 꽃자리이거나 꽃 없이 진 꽃을 기억하는 등산로 앞 의자라 할 적에 그 컬러의 생겨먹음이 필시 달라야 할 것이라는 짐작이 내내 따라붙었습니다. 힘을 빼고 또 뺐습니다. 등을 펴고 또 폈습니다. 그렇게 비우고 그렇게 꼿꼿해지는 과정 속에 문학동네포에지는 파스텔톤의 열 가지 컬러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해설이 따로 실리지 않는 시집 시리즈, 추천사도 따로 박히지 않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약력과 시인의 자서와 시인의 시로만 꿰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시 가운데 미리 보기로 어떠한가 싶어 고른 한 편의 시를 책 뒷면에 새기는 일로 시집의 단장을 마치고 시집의 장단을 맞춘 시집 시리즈, 이에는 색보다는 물의 수위가 높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 차에 열 권씩 출간하려는 작정은 예의 과정에서 비롯한 작정이기도 합니다. 4. 구석구석 모자람도 클 것입니다. 걸음마에 넘어짐은 자석 근처의 철심 같은 것, 하여 많은 분들이 넘어질 적마다 넘어졌구나 가리키시고 가르쳐주셔야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걸어나갈 수 있음을 압니다. 모쪼록 새롭게 시작하는 문학동네포에지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사랑으로 지켜봐주시면 여한이 없을 성싶습니다. “사랑이란 죽은 이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힘입어 “사랑이란 죽은 시집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우리만의 변주로 그이가 부추긴 ‘사랑의 함대’를 비유 삼아 오늘 이렇게 문학동네포에지라는 배를 물위에 띄워보는 바입니다. ■ 기획의 말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문학동네포에지 2차분 리스트 011 김옥영 『어둠에 갇힌 불빛은 뜨겁다』 012 이문재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013 염명순 『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 014 안도현 『서울로 가는 전봉준』 015 정은숙 『비밀을 사랑한 이유』 016 조연호 『죽음에 이르는 계절』 017 김민정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018 최갑수 『단 한 번의 사랑』 019 이영주 『108번째 사내』 020 이현승 『아이스크림과 늑대』
초판 시인의 말
쿤데라적 모독, 바타유적 모독을 떠올리며, 삶을 견디는 것이 과연 무엇을 가능케 할까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또 생각해본다. 무당집 붉은 기처럼 펄럭이지 말기를, 부디 경대 앞에 놓여져 혼자 얼굴을 들여다볼 때, 그때 펼쳐져 읽히길. 멀쩡한 재킷 안에 입은 내 젖은 속옷의 불편함을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이 뒤늦은 후회.
1994년 10월
정은숙
개정판 시인의 말
서른 살 무렵의 시들을 다시 만나 소실되어가는 나를 붙잡고 말을 걸어보았다. 오래된 시들로 내가 어떻게 이 세상을 통과했는지 몸을 떨며 느낀다. 세상과 잘 섞이지 않았던 때의 시들은 구체적이고 딱딱한 질감의 세속적인 말을 갖고 있다. 이제 나는 세상과 잘 어울리는가.
답은 없고, 삼각잎아카시아 나뭇잎처럼 어깨가 위로 솟구친다. 뭔가 무수한 그늘과 함께 사는 것이 나이고 이 시집이라는 걸 자신에게 고백했다. 두번째 시집 『나만의 것』에서 열 편의 시도 데려왔다. 처음과 끝이 없는 게 시라지만 열 편의 시를 데려온마음은 처음이고 끝이다.
2021년 봄
정은숙
스무 살, 서울로 떠나는 내게
경제 비상용으로 끼워진 금반지
그 용도를 찾지 못해 오랫동안 머물렀네.
젊음이 상처가 되는 밤마다
손수건 대신 눈물 닦아주던 손가락의 반지
그마저 위로가 절로 되던 둥근 해 같은
눈물이 닿은 손가락은 더 뻑뻑하게 조여왔네.
구애의 반지 그 위에 새로 끼워졌지만
빛을 잃은 그 반지 뽑혀지지 않았지.
부끄러워 입을 가린 사진 속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네, 그 반지
서른 살, 손가락 마디가 굵어져
빼어볼 수 없어 언제나 같이 있네.
새벽에 문득 깨어나 부은 손가락 만지면
그 손가락 살을 누르며 존재를
빛내주던 그것,
십 년 동안 변함없이 머물렀던
생의 하사품, 추억의 금빛 물결
이제 온전히 내 것이라고 할 수도 없는
반지 속의 나날이여.
─「반지 속의 여자」 전문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생, 그것을 모른다 / 세상의 하루 / 사슬 묶인 오리 / 사로잡힌 한순간 / 통속 / 아득한 나날 / 우스꽝스러운 행보 / 집 떠난 인생 / 몸으로 이루는 혁신 / 질주냐 과속이냐 / 불면 / 사막의 여자, 혹은 밀회하는 여자 / 관찰하는 남자를 관찰하는 / 사랑하는 관계는 구토다 / 좋은 것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아 / 소설의 사랑 / 환각에 살고 지고 / 카페의 여자 / 환각의 삶 / 무선전화기의 하루 / 모니터 라이프 / 허공
2부
낙타에게 길 묻기 / 일기장 1 / 일기장 2 / 길 위의 나날 / 나만의 것 / 내 몸에서 독향이 / 휴일의 세계 / 운명보다 강한 것은 없다? / 생각들 / 불균형의 인간 / 고요 속에 몸풀기 / 귀가 / 시든 아침의 노래 / 활자에 어울리는 하루 / ‘진짜’의 사연 / 매스미디어와 섞는 몸 / 병 / 직업병 / 양재동, 하오 2시 / 택시, 택시 / 쓸쓸한 평화 / 참, 근사한, 식사를 / 봉인된 희망 / 한순간
3부
책 읽는 여자 / 도쿄, 흐린 오후의 시 / 채찍을 주면 당근을 주마 / 먼지를 날리는 가벼운 바람을 날려 / 봄날 / 가는 봄 / 예약 녹화된 청춘 / 잠꼬대여, 나를 삼켜라 / 감기와의 화해 / 모독 1 / 모독 2 / 모독 3 / 모독 4 / 모독 5 / 죽음 옆으로 흐르는 샛강 / 내 안의 광인 / 반지 속의 여자 / 나의 사랑, 나의 운명 / 구두에게 묻는 생 / 인생 / 멀리 와서 울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