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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죽나무의 향기

윤언자 저 | 학이사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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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542900 / 248쪽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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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수필가 윤언자의 수필집 『때죽나무의 향기』는 작은 것에서 큰 의미를 찾아 삶의 활력으로 삼는 책이다. 때죽나무는 봄에 아이보리 색의 꽃을 피운다. 층층이 뻗은 자그마한 나뭇가지의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피어난 꽃 얼굴들은 일제히 땅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 겸허한 자태가 마음을 울린다.

  아주 조그만 몸체에서 생명의 속삭임, 정열, 희망과 의지를 한꺼번에 표출하는 꽃을 보다 보면 그들과 우리네 삶이 더러는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 멀기만 한 것 같아 힘들던 삶을 잠시 내려놓고 때죽나무 그늘에서 꽃향기를 맡으며 소소한 기쁨의 실마리를 찾는다.

 

출판사 리뷰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달리기도 바쁘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어느새 퇴직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퇴직한 이후의 삶은 저마다 다르다. 집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는가 하면 귀농을 하는 사람도, 이전과는 다른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윤언자 수필가는 휴식보다 사회활동을 선택했다.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사소한 일에서도 즐거움과 깨달음을 찾는 태도로 쓴 수필을 모아 『때죽나무의 향기』로 엮어내었다.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간호장교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저자는 군병원과 일반병원을 넘나들며 간호사로 일했다. 퇴직한 이후로는 오히려 바빠졌다. 생명존중, 에이즈 예방, 학교폭력, 성폭력 예방 강사로 강의를 다니는가 하면 밤에는 대구생명의전화에서 상담 봉사를 하며 타인의 아픔에 함께 눈물 흘렸다. 어려서부터 꽃이 가득한 마당에서 추억을 쌓은 것을 거름으로 해 대구수목원에서 자연해설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걷는 일은 저자에게 기쁨으로 다가왔다. 수첩은 매달 일정을 표시한 색연필로 알록달록해졌다. 저자에게 퇴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잡지 못해 삐걱거리기도 했다. 봉사자 체육대회에서 들뜬 마음으로 줄넘기를 넘다 앓은 일도,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무리해 대상포진이 생긴 일도 솔직하게 글로 풀어냈다. 고통으로 영글은 빨간 꽃송이를 보고서 깨닫는다. 나이 먹어 가는 여정은 울퉁불퉁하다는 것을. 비켜가지 않는 세월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을 수긍한다. 그렇다고 나이의 무게에 그냥 주저앉아 버리지 않는다. 때론 느긋하게 살아봐야지, 결심하면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깨달음을 얻어 나아가는 모습은 독자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다. 간호사관학교 출신 퇴역동문들과 함께 ‘대한군인 성교육협회’를 결성해 봉사 차원으로 하던 강의는 점점 자리 잡아 가며 부대로 공문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는 대상이 군 장병에 한정되지 않을 정도로 확대되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움직임이 개인의 성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 개인의 노력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사회 전체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실어주었다. 이렇듯 『때죽나무의 향기』는 퇴직을 앞둔, 노년에 뒤따르는 고독과 외로움 한가운데로 나서기가 망설여지는 사람에게 공감과 깨달음, 또 다른 성장으로의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 소개

· 강원도 홍천 출생
·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간호장교 육군 중령 전역)
·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간호행정 석사
· 대구대학교 대학원 일반행정 행정학 박사
· 구미 차병원 간호차장, 대구대학교 행정대학 외래교수
· 《문예사조》로 수필가 등단
· 생명존중, 에이즈 예방, 학교폭력, 성폭력 예방 강사


 

머리말

적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중학교 입학부터 펜글씨로 공책에 필기를 성실하게 해 온 덕분이기도 하지 않을까. 기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 간직해서 나중에 나를 위해 쓰일 데가 있을 것을 대비한다. 또 적는다.
  글을 써서 생활을 담아보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본다. 이런저런 활동으로 겪은 것들을 아주 조금이라도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오로지 한길만을 위해서 걸어 올 수밖에. 아이들도 어리고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 하기에. 거의 삼십여 년 못 미치게 직장생활을 하니 퇴직하고는 사회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 전부터 봉사하는 생활을 하고 싶은 욕구가 싹튼 것이 고마울 뿐이다.
  항상 부족하다는 마음이었다. 봉사활동과 강의를 하면서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걸으며 내 정신을 녹슬지 않게 하는 것이 기뻤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책 속에서

 수필에서도 퓨전수필이 생겼다. 동양·서양의학의 접목이 새로운 대체의학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치과대학 졸업생들의 크로스오버 열풍도 거세어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해서 사시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의 자동차 시장에서도 승용차와 미니밴·레저용 차량 등의 장점들을 결합한 COV(crossover vehicle)의 판매가 늘고 있다. 현대 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라비타도 COV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퓨전과 크로스오버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하지만 둘의 개념은 다르다. 즉 퓨전은 이질적 요소가 하나로 융합,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는 것이고, 크로스오버는 다른 장르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파게티는 퓨전이지만 스테이크를 된장국이나 김치 등과 곁들여 차린다면 크로스오버인 셈이다.

-p. 27, 1부 ‘크로스오버와 퓨전’ 중에서


  삼십 대 후반을 살아오는 동안 먹고 자고 입에 풀칠하기에 급급했다. 집에 오면 장롱이 차지한 방에는 부부가 누워 잘 수 있는 공간뿐이었다. 마음은 항상 꽉 막힌 듯했다. 출구가 없는 그런 터널에 갇혀 있었다. 더러 가스를 내뿜어보지만 답답함은 여전했다. 언제 이 골방을 벗어날까?
  살아가면서 터널을 걷는 사람이 어찌 나뿐이겠는가. 그곳을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기도하면서.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야 빠져나왔지 않았나. 마음 한구석에 까맣게 그을음을 드리운 채로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괴로움을 토해냈을까? 어떤 이는 자동차의 달리는 소음도 친구 삼아 빠른 걸음으로 잘도 가는 것 같다. 터널을 걷는 동안 힘든 것도 누구한테 하소연 한번 제대로 쏟아내지 못한 채 가슴에 작은 바윗덩이만 만들고 있었다.

-p. 90, 2부 ‘터널을 걷는다’ 중에서


  밤은 신비스럽다. 내일 아침이 기다려질 때는 밤 시간은 유난히 길다. 적막의 가림막을 들추고 눈을 비비면서 설레는 마음은 어느 사이에 앞마당에 나와 있다. 갓 부화한 알처럼 반들반들 윤기가 나는 진고동색의 알밤이 잠자는 사이에 내려와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지 않던가. 나는 누구에게 선물을 줄까 하고 말이다.
  뚝방 아래 개울에 내려가서 개울물 속의 작은 돌멩이들과 속삭여본다. 개울물 안에서도 밤사이에 내려온 알밤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해서 반갑다. 먼저 본 사람이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하면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손을 담근다. 어린 시절 고향집은 이제 와 그려보니 전원주택이다. 울타리 안에는 겨울을 지낸 볏짚으로 엮어 만든 김치광 위에 진달래꽃이 피고 나면 앵두나무, 고야나무의 꽃도 핀다. 먼저 앵두나무가 꽃을 피우면 앵두를 맺어 익어간다. 여름철에 고야나무는 또 빨갛게 익은 작은 고야를 떨어트려놓기도 하고 나무에 맺혀있는 것은 정겹기도 하다. 큰 마당 한쪽에는 밤나무 두세 그루가 우리 집의 풍경을 그럴싸하게 그려보게 한다. 그 알밤을 줍는 게 그 시절에는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p. 119~120, 3부 ‘알밤을 그린다’ 중에서


  삶은 슬픈 원이거나 냉정한 삼각형이다. 원은 한 점으로부터 일정한 거리에 존재한다는 점들의 집합이다. 사람은 서로 가까워지기도 잊히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어느 누구에게 밥이 되는 것, 국보다는 밥이라는 말, 제때에 밥 한 숟갈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다정한 정경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힘을 돋우게 하는 그 이상의 것이 있다. 밥은 욕망의 희생물이 되는 대상이기도 하다.

-p. 172, 4부 ‘누군가의 밥이 되는 것’ 중에서

 

목차

1부 보랏빛 칡꽃

줄넘기의 시련 / 노란꽃창포 / 겸손한 때죽나무 / 크로스오버와 퓨전 / 철문의 빗장을 열면 / 보랏빛 칡꽃 / 보고도 못 본 척 / 마가목에 앉아 / 풍접초風蝶草의 춤사위 / 도토리거위벌레를 알고 보니 / 고로쇠나무 아래서


2부 시카고의 장미

하계 상담원 수련대회 / 캄보디아 흔적 / 시카고의 백 송이 장미꽃 / 구룡산 자락에 서다 / 거문고 울리는 자계서원 / 짙은 안개에 싸인 도리사 / 터널을 걷는다 / 구마모토 성에서 / 인각사에서 일연선사를 만나다 / 이야기해 주고 싶은 우리 신화


3부 디딜방아를 디디며

뒤란 / 아버지의 둠벙에는 / 뒤꾸레이 우물가에서 / 알밤을 그린다 / 지게의 바작 / 디딜방아를 디디며 / 소반다듬이를 하며 / 졸졸졸 봇도랑물이 흐른다 / 고향집 은행나무 / 그네가 있는 가족 벌초 / 덧방나무처럼


4부 누군가의 밥이 되는 것

에이즈예방캠페인 봉사를 마치며 / 군인 성폭력예방교육 행복해요 / 무지외반증 덕분에 / 대상포진은 이렇게 시작하네 / 엉뚱한 짓을 한다 / 누군가의 밥이 되는 것 / 마음도 손빨래 / 문화지능을 높여야 / 법정에 든 햇살 / 무말랭이 삶같이 / 맨홀뚜껑


5부 영혼의 산그늘

군자란 / 둥근 것으로 / 미틈달에 서서 / 사십구재와 영혼 / 귀가한 빨강 가방의 영혼 / 숙성 / 맹지 / 모임과 애완견 / 선생님, 오늘은 무슨 책 가져왔어요 / 그리움의 간격 / 키보드 자판은 침묵한다 / 춤추는 바람인형 / 느리게 살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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