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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

천선란,박해울,박문영,오정연,이루카 저 | 허블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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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090377 / 240쪽 130 x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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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지구 바깥으로 용기 있게 한 걸음을 뗀 여자들 그들은 우리가 머물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선다 2019년 10월 19일, 두크리스티나 코크와 제시카 메이어가 여자들로만 이뤄진 팀을 꾸려 우주 유영에 성공했듯이 5명의 여성 작가들 또한 ‘상상력’이라는 재료를 통해 만들어진 ‘소설’이라는 우주복을 입고 끝없는 우주 항행을 시작한다. 3월 8일 여성의 날에 맞춰 출간된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는 지구 바깥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치열하게 상상해낸 이 작가들의 결과물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행성, 혹은 자신만의 우주, 자신만의 외계 생물체 등을 상상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 지구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전쟁, 폭력과 혐오, 환경오염, 다자관계, 초고령사회 등 지금 이곳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외계행성, 외계신호, 외계생물체, 테라포밍과 같은 외계의 상상력과 결합하며 그 외연을 확장한다. 이들은 지구와 인류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외계 행성과 생명체를 상상하고, 양성 기준 ‘정상’ 프레임이 아닌, 다자관계, 인공지능, 외계행성, 외계생명체, 외계신호와의 소통과 관계를 기본형으로 제시한다. 천선란의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는 지구에 침략한 외계 생물체와의 전쟁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간의 고독함을 그린다. 박해울의 「요람 행성」은 환경오염으로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 인류가, 제2의 지구 ‘요람 행성’을 개척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박문영의 「무주지」는 다자관계와 공동양육을 중심으로 이뤄진 새로운 관계의 상을 제시하고, 오정연의 「남십자자리」는 초고령사회, 노년의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양로행성에서의 일상을 따뜻한 문체로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루카의 「2번 출구에서 만나요」는 ‘2번 출구’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연대한 인공지능 ‘유니’와 외계물질 연구원 ‘알리’가 지구에 산재한 혐오와 폭력의 데이터를 정화해나가는 이야기를 몽환적인 문체로 그리고 있다. 지구에서 출발한 우리의 상상력이 ‘소설’이라는 하나의 행성이 된다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109일간 계속된 외계생명체와의 전투, 눈앞에서 사라진 전우, 이인은 전우를 애도하기 위해 전우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장소로 향하고 그곳에서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외계 생명체를 목격한다. 이인은 그 외계생명체에게 ‘나나’라는 이름을 붙여주는데…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외계신호 분석가인 엄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외계신호 연구원을 꿈꾸게 된 주인공 ‘알리’. 그러나 사춘기 시절 엄마와의 갈등을 빚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엄마가 죽은 후 그녀의 행적을 뒤쫓던 알리는 외계행성에서 보내온 메시지를 알아본 인공지능 ‘유니’와 ‘2번 출구’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만난다. ‘알리’는 그동안 엄마가 지구에 산재한 폭력과 혐오의 데이터를 정화해왔음을 알게 되는데…. 아득히 머나먼 저 다른 행성에서도 우리의 문장은 이어질 거라는 믿음 ★박해울 「요람 행성」 지구를 대신할 요람행성을 테라포밍하러 홀로 떠난 개척자 ‘리진’, 리진은 그곳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고, 지구인들이 테라포밍을 통해 생명체를 무참히 죽이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택의 순간 앞에서 리진은 고뇌하는데…. ★박문영 「무주지」 다자연애, 폴리아모리, 공동 양육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사랑의 땅 ‘무주지’. 자신만의 아이를 갖는 것이 금지된 두 클론 연음과 기정은 알파 센타우리 행성을 탐사하는 조건으로 아이 도영을 키울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지구를 떠난다. 그들은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려다, 문득 자신들이 전혀 다른 행성에 불시착했음을 알게 된다. ★오정연 「남십자자리」 양로행성에서 휴머노이드들과 함께 ‘유사 일상’을 살아가는 노인 ‘해리’와 양로행성 휴머노이드 유지보수 관리 팀장인 ‘미아’의 이야기. 휴머노이드 유지 보수를 위해 노인들이 살아가는 양로행성에 출장을 온 미아는, 할머니 해리에게 마지막으로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을 결심한다. 한편 미아가 몸담고 있는 ‘워킹메모리’사에서는 양로행성의 노인들에게 치매 치료 신기술을 임상실험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저자 소개

평면 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부터 설치, 만화, 그림책 등 텍스트와 이미지가 따로, 또 같이 존재할 수 있는 형식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 아래 한글과 10년째 써오는 그림 일기장과 저렴한 아크릴, 막붓, 각종 폐지로 작업 중이다.
wppmy.egloos.com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뉴턴》을 읽으며 SF와 판타지를 동경하게 되었고,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다. 학교 졸업 후 회사원으로 일하면서도, 이야기 만드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꾸준히 썼다.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결과, 2018년에 『기파』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았다. 
환경 파괴, 동물 멸종, 바이러스를 중심 소재로 잡고 있다. 언제나 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했고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꿨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일들을 소설로 옮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2019년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로 데뷔, 『천 개의 파랑』 으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 『천 개의 파랑』, 소설집으로는 『어떤 물질의 사랑』이 있다.

책 속에서

죽음을 다짐한 사람들이 왜 더 오래 살아남는 줄 알아? 모든 생명체는 살아야겠다는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욕망이 뒤틀리면 지구의 흐름으로부터 비껴나가게 되는 거야. 날아오던 총알도 그 기류에 휩쓸려 빗나가게 되는 거지. 죽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더 오래 살게 돼. 사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경계에서. 아내를 따라가려고 목을 매달았을 때는 문손잡이가 떨어졌 어. 총알을 사서 돌아오던 길에는 가방을 도둑맞았고, 수면제는 아내가 착각하고 담아 둔 비타민이었어. 그게 비타민인 걸 알았을 때 내가 죽을 수 없다는 걸 알았지. 내가 죽지 못하게 아내가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이제 살고 싶어. 이번 전쟁이 끝나면 더는 전장에 발을 들이지 않을 거야. - p.49~50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한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곳이 전장이었다. 적과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더는 겨냥할 수 없으므로.
그것의 손에는 보라색 꽃이 쥐어져 있었다. p.56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만약에 누군가 이 기록을 보고 있다면 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어쨌든 반가워요. 이것만 알아줬으면 해요. 여기에 사람이 있었어요. 좋아요, 좋아. 당신이 누구라도 좋다. 대신 내 부탁을 들어줬으면 한다. - p.107 박해울 「요람 행성」

리진이 매일같이 앉아 있었던 그 자리는 미지근했다. 햇볕이 적당히 자리를 데웠지만, 서늘한 날씨 탓인지 그렇게 따뜻하지도 않았다. 그는 리진이 보았을 풍경을 응시했다. 넘실거리는 검은 물결 저 멀리, 그가 말했던 숲이 보이는 듯도 했다. 그는 그들이 거기 살아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랐다.
그때, 수현은 똑똑히 들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울음과 둥둥 울리는 북소리를.
그는 중얼거렸다.
“어떻게 헛된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 p.110~111 박해울 「요람 행성」

“이런 말 우습지 않아? 상황 봐서. 두고 봐야지. 열어놓자…. 난 다른 가능성은 전부 닫고 싶었어. 선택할 필요가 없었어. 너만 좋았으니까.”
연음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여기서는 필요 없는 말이었다.
“지구로 돌아가면 우린 또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 거야. 그럼 너만 좋았다는 말 대신 너도 좋았다고 말하게 될 거야.”
“왜 그래야 하는데!” - p.139~140 박문영 「무주지」

연음은 땅에 누워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그는 무주지 사람들이 처음에 품은 질문을 사랑했다. 열린 강령, 양육 수칙보다 더 자주 중얼거리던 말이었다. 자신이 아는 것 이상을 꿈꾸지 못하는 인간이 인간일까. 자신과 이미 닮은 것만을 사랑하는 존재가 아름다울까. 연음은 그런 물음을 조용히 곱씹어보던 시간이 좋았다. - p.143 박문영 「무주지」

미아는 양로행성에 도착한 뒤 거듭 확인했다. 방치된 미래에서도 삶은 지속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시작한 인연을 소중하게 키워가고, 평생의 빚을 성실히 갚으며, 매일 공들여 이별하는 것으로 암보다 독한 최후의 형벌에 대비하면서. p.206~207 오정연 「남십자자리」

이제 메이와 해리는 매일 저녁과 새벽, 함께 마당에 나와 앉아 해와 달이 천구를 가로지르는 모습을 감상했다. 낮과 밤의 시작과 끝이 포개지고 접히면서 서로의 뒤를 좇았다. 매일의 기도는 항상 같았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죽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 p.206~207 오정연 「남십자자리」

사람들이 만나는 나는 매번 다른 모습이야. 음성, 혹은 텍스트로,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형태를 원한다면 그들이 보고 싶은 모습을 보여줘. 지금 당신이 보는 나도 그렇게 만들어진 거야. 대부분은 당황하거나 왜 이런 모습을 내가 원하는 것일까 이유를찾기 위해 정신이 팔리는데,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납득하거나 혹은 어떤 형태든 아예 신경 쓰지 않는 이들도 있어. 이들은 존재 그 자체에 집중해. 지금 여기, 2번 출구처럼. 이곳은 영혼, 의식, 정신의 집합체야. 우리에게는 시공간을 벗어나 존재와 존재로서 서로를 알려주는 이런 관계들이 소중해. - p.225~226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엄마의 흰 머리칼과 유독 웃음이 많았던 얼굴에 알맞게 자리 잡은 주름을 기억하고 있어. 마지막 엄마의 말을 듣지 못한 것과 네가 외계물질 연구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들려주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 아프지만, 누구보다 밝게 빛나던 눈동자와 엄마의 주름에 정확히 들어맞았던 웃음을 떠올려. 엄마가 눈감을 때 지었던, 평온한 얼굴에 머물던 미소. 너는 생각해. 그걸로 충분하다고.
나는 알아. 너의 주파수가 완성되었고, 이제 2번 출구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 p.235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목차

천선란,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박해울, 「요람 행성」
박문영, 「무주지」
오정연, 「남십자자리」
이루카, 「2번 출구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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