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54677523 / 316쪽 40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최인서
-
윤고은
-
데이비드 솔로이
-
스즈키 유이
- 19,800
- 15,300
- 16,920
- 15,300
출판사 리뷰
부연 안개 속에서도 진실을 꿰뚫어보는 명징한 시선
고요하고 차분하고 광활한 상상력으로 구현해낸 삶의 진경
당시 여성의 글쓰기는 예술성이나 작품의 중요도 면에서 가치가 낮다고 폄하되었다. 글을 쓰는 창조적 행위 자체도 여성에게는 권장되지 않았을뿐더러 글을 통해 욕망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단죄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글쓰기를 결코 멈추지 않았다.
이 책의 작가 열한 명은 제각기 다른 삶의 이력과 문학적 감수성, 작품세계를 살려 다채로운 작품들을 완성해냈다.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반영한 서사에 절망과 분노를 스며들게 하거나 자유롭고 독자적인 삶에 대한 끝없는 열망 또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녹여냈다. 사회의 검열을 피해 고딕소설이나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리는 경우도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여성 존재를 등장시켜 불안감과 공포감을 유발하고(「제3의 그림자 인물」)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는 여성들의 이야기(「여성 배심원단」)가 그 예다. 폭력과 착취를 일삼는 남성에 대해서는 소설 속에서 인과응보의 방식으로 복수를 했다(「땀」).
『실크 스타킹 한 켤레』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들은 다양한 입장과 상황에 놓여 있지만 모두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 멀리 떠난 약혼자를 기다리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독신생활의 즐거움을 깨닫고 비혼의 삶을 살기로 결단을 내리거나(「뉴잉글랜드 수녀」) 이분법적 성별로 정체화되지 않는 인물이 성별에 따라 강요되는 전형적인 성역할을 무화시키며 자주적인 삶을 살아나간다(「감상적이지 않은 토미」). 여성을 옭아맨 억압적인 현실과 세태가 풍자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평생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살아온 자매는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신들에게 드리워진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작고한 대령의 딸들」), 아내가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받아들여 행동하고 처신해주기를 기대하던 남성이 결국에는 같은 이유로 궁지에 몰리는(「다른 두 사람」) 식이다. 작가들이 이러한 텍스트 아래에 숨겨둔 절망과 분노, 욕망과 희망을 톺아보노라면 당시 사회의 면면과 시대 분위기가 선명하게 읽힌다. 결혼에 대한 기존의 관념과 그 신성함이 옅어지면서 이를 대하는 여성의 태도 역시 달라졌음을 가늠할 수 있고, 변화한 현실에 유리된 위계와 법칙을 고수하는 남성적 사고에 반기를 드는 여성적 인식이 생겨났음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창조성과 자유의지를 완전히 억압당해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하는 여성이 극도의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는 내용의 「누런 벽지」는 작가 혹은 예술가였던 여성에게서 나타나곤 했던 신경증적 병증이 실은 표출되지 못한 창조성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실크 스타킹의 감촉을 통해 잠들어 있던 욕망과 섹슈얼리티가 발현되는 여성의 모습(「실크 스타킹 한 켤레」)에서는 상품 소비자로서의 욕망이 단순한 소비 욕구나 허영이 아니라 깨어나는 여성의 욕망과 얽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듯 11인의 작가가 명징한 시선과 광활한 상상력을 발휘해 구현해낸 삶의 진경은 오랜 세월 침묵을 강요받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변화하는 세계를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사고하는 일이 곧 나의 싸움”
내면 깊숙한 열망을 해방시킨 소설이라는 무대
“사고하는 일이 곧 나의 싸움”이라고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듯, 여성 작가들은 부당한 관습과 사회적 불평등에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저항해왔다. 이 책에 수록된 작가들은 소설을 통해 또다른 삶을 모색해보고자 한 대표적인 여성들이다. 전방위적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생긴 이 세기 전환기는 여성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시기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당시 여성들에게 삶의 선택지란 여전히 제한적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성 작가들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고 있는 변화를 예리하게 살피며, 내면의 사그라지지 않는 뜨거운 열망을 소설이라는 무대 위에 펼쳐 보였다. 소설은 여성이 자신의 내밀한 감정과 사회적 교류에 대해 탐구하고 삶의 여러 선택지를 상상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르인 동시에 자신들을 둘러싼 부조리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눈을 돌리게 해주는 훌륭한 수단이었다. 세라 오언 주잇이 윌라 캐더에게 보낸 편지에 쓴 말처럼 “해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끈질기게 마음을 괴롭히는 통에 결국 종이에 똑바로 써내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는 사소하든 거창하든 틀림없이 문학이 된다.”
‘공감’은 그렇게 감정을 통해 우리에게 생각을 촉구하는 소설만의 특성이기에, 소설을 읽는 일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다. 소설의 ‘보편성’이란 결국 세상살이를 바라보는 시각, 세상살이를 해석하는 우리의 감수성 훈련이라는 차원의 보편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_6쪽(책을 엮으며)
아, 이 따분하고 보잘것없는 삶에 처음으로 밀려온 인간적 관심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자연과 말없는 삼림에 가슴을 맞대고 살아가는 삶의 만족감을 휩쓸어가야 하는 것인가! _31쪽(「백로」)
미묘하면서도 가장 대단한 사건은 루이자의 발걸음이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는 사실이었다. 차분하고 평온한 하늘 아래 평탄한 길일지는 몰라도, 자신의 무덤 위에 다른 어떤 곳으로도 벗어나지 않을 곧게 뻗은 길이자 곁에 누구도 둘 수 없을 만큼 좁은 길이었다. _46쪽(「뉴잉글랜드 수녀」)
이걸 왜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쓰고 싶지 않다. 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야만 하니까. 그러면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_70쪽(「누런 벽지」)
새 스타킹과 부츠와 딱 맞는 장갑이 그녀의 태도를 기적처럼 바꿔놓았다. 그것들로 인해 그녀는 자신감이 생겼고, 잘 차려입은 사람들 무리에 속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_118쪽(「실크 스타킹 한 켤레」)
그녀는 ‘오래된 신발처럼 편안한’ 사람인 것이다. 여러 발이 그 신발을 거쳐갔으므로. 그녀의 유연함은 서로 다른 갈래의 긴장을 수없이 거쳐온 결과물이었다. 앨리스 해스킷, 앨리스 배릭, 앨리스 웨이손. 그녀는 연이어 각각의 인물이 되며 그 이름들에 자신의 사생활, 자신의 인성, 그리고 미지의 신이 거주하는 자기 내면의 자아를 조금씩 떼어두고 온 것이다. _164쪽(「다른 두 사람」)
“이렇게 가까이 살면서도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우리 모두 똑같은 일을 겪으며 사는데—조금씩 다를 뿐이지 사실 다 똑같잖아요! 그게 아니라면—당신과 내가 어떻게 이해를 하겠어요?” _202쪽(「여성 배심원단」)
삶을 무언가에 비유해본다면, 시속 50마일로 달리는 지하철에 쌩하니 실려가 머리에 핀 하나 남지 않은 채 반대편에 떨어지는 일이 분명하다! _211쪽(「벽의 자국」)
그녀는 누워서 지금까지의 결혼생활이라는 여정에 잔뜩 널린 잔해들을 말똥말똥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여정에서 멀쩡히 남아 있는 건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꽃 같은 것은 그녀의 가슴에서 배어나온 짜디짠 물줄기에 진즉 다 잠겨버렸다. 그녀의 눈물, 그녀의 땀, 그녀의 피. _301쪽(「땀」)
책을 엮으며|세기 전환기의 여성
세라 오언 주잇 백로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뉴잉글랜드 수녀
샬럿 퍼킨스 길먼 누런 벽지
케이트 쇼팽 아카디아 무도회에서
[속편] 폭풍우
실크 스타킹 한 켤레
윌라 캐더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
이디스 워턴 다른 두 사람
수전 글래스펠 여성 배심원단
버지니아 울프 벽의 자국
캐서린 맨스필드 작고한 대령의 딸들
엘런 글래스고 제3의 그림자 인물
조라 닐 허스턴 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