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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13711 / 296쪽 135 x 200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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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이상하고 아름다운 축제들 『전국축제자랑』은 열두 곳의 축제를 대상으로 한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의 축제를 고루 글감으로 삼았다. 여행은 부부가 가졌던 사소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건 ‘한국 사람들은 왜 이럴까’ ‘한국이라는 공간은 왜 이럴까’. KOREA, 즉 대명사 K로 상징되는 한국의 특징적인 그 무엇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말 안 해도 뭔지 알 것만 같은 의아함이 둘을 지역 축제의 세계로 이끈다. 가치판단을 일단 보류한 채 축제의 현장으로 빠져든 그들에게 K-축제는 이상한데 진심이고, 미심쩍은데 아름다운 여행이 된다. 거기에는 지역을 사랑하고 축제를 즐기는 주민들, 사소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만의 빛을 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그곳에는 위축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분투가 있고, 어딘가 너무나 한국적인, 그래서 이쯤이면 고쳐야 할 관습도 있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이토록 이상하고 아름다운 K-축제의 열두 가지 빛과 그림자가 『전국축제자랑』에서 자유롭게 오간다. 그 문장의 탄성과 사유의 탄력이 한번 잡은 책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 진심이라 빛나는 사람들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 공간의 특성이 곧 축제의 주제가 되고는 하지만 결국 그 축제를 채우는 건 사람이다. 로맨틱함과는 아무런 관계를 찾을 수 없는 축제장에서 어리둥절한 프러포즈를 감행하는 커플, 한시 백일장에 진지한 자세로 나선 어르신들, 밀양 아리랑을 주제로 장기자랑을 준비한 고등학생, 어떤 곳이든 에너지를 발산하는 청소년들, 전국을 다니며 연싸움을 하는 이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쓰는 사회자, 몇 되지 않은 관객 앞에서 열창하는 무명 트로트 가수, 축제 곳곳에 애향심 섞인 훈계를 던지는 지역 주민……. 잘 알지 못했던 장소를 찾아 축제를 탐험하며 만난 건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쇠락한 지역을 위한 분투든, 오랜 세월 지켜온 전통적 가치든, 별다른 이유 없이 그저 좋아하는 열정이든 상관없이 거기에는 진심이 있었다. 그 진심을 받아쓰는 두 작가의 문장과 태도 또한 진심이어서, 한 명이 초고를 쓰고 또 한 명이 그 글을 고치고, 고친 글을 다시 손보고 하는 데에 마치 하나의 축제를 준비하는 듯한 공력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그리하여 지금 여기에 세상에 없던 에세이가 탄생했다. 송해만큼 푸근하고, 실로폰처럼 상쾌한 여행기, 『전국축제자랑』이 설레는 마음으로 선 가변무대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대회가 시작되고 진행자의 멘트와 시합장 주변에 몰려든 관중이 큰 소리로 두는 훈수를 통해 차차 답을 알게 되었다. 높이와 횟수를 기본으로(기술 점수) 가능한 한 양팔을 좌우로 곧게 펴고 균형 잡힌 자태로 아름답게 널을 뛸수록 가산점이 붙고(예술 점수) 큰 소리로 응원하는 면에 점수를 더 얹어 주는(주먹구구식 응원 점수) 것이다. 면별로 색색의 한복을 맞춰 입고 함성에 맞춰 번갈아 하늘로 튀어오르는 모습은 흥겨웠고, 쿵 슉 쿵 슉 리듬에 맞춰 어느 틈에 우리도 나름의 심사를 하고 있었다. “낮아, 낮아.”“오, 안정적!”따위의 촌평을 속닥거리며. -41쪽
찬란한 봄의 유채꽃밭을 지나 축제장에 가까워지는 길, 유채꽃들이 찰랑일 때마다 입안에 레몬 과립 다섯 포를 한꺼번에 털어 넣은 듯한 상큼함이 밀려왔는데, 어느 순간 꽃향기의 틈새를 비집고 홍어 향이 진하게 풍겨 오기 시작했다. 홍어를 넣은 화전이라는 게 있다면 이런 냄새가 나지 않을까, 누군가가 실수로라도 그런 걸 만들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생각이 절로 들 만큼 기괴한 냄새였다. 한데 몇 걸음 지나지 않아 그 비슷한 걸 보고야 말았다. 노란 유채꽃밭 한가운데에 빨간 꽃을 홍어 모양으로 심어, 위에서 보면 빨간 거대 홍어의 형상이 드러나는 꽃밭이 나타난 것이다. 홍어로 화전을 만드는 게 아니라 꽃으로 홍어를 만들 줄은 몰랐지……. 이 꽃들은 기껏 열심히 향기롭게 자랐더니 결국 홍어가 된 운명을 어떻게 생각할까. -55쪽
횃불 대열을 이룬 이들은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외국인도 있었다. 누군가는 진중하게 걸음을 떼었고, 누군가는 겅중겅중 뛰었다. 누군가는 옆 친구 손을 꼭 잡고 흔들었고, 누군가는 인도를 향해 얼굴 모를 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우리도 마주 흔들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오가 얼마나 긴가 싶어 후미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끄트머리에 다다랐을 즈음, 우리는 보았다. 모퉁이에서 함성을 내지르며 행렬 끝에 합류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또 조금 후에는 편의점 앞에서 합류하는 학생들을, 또 이어서 합류하는 농악대와 주민들을. 그 순간 우리 마음에 일어난 작은 동요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78~79쪽
‘창포물에 머리 감기’라는 어구에서 풍기는 고즈넉하면서도 운치 있는 느낌과는 다르게 예상치 못한 인력들이 동원된, 약간 ‘창포물 세발(洗髮)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오른 기분이 들었지만, 많은 인원이 밀리지 않게 빨리빨리 체험하고 지나가게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 같기도 했다. 이런 유의 서비스를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주변머리는 없고 감을 머리만 있었던 우리는 잔뜩 어색한 얼굴로 엉거주춤 선 채 머리 감겨지는 서로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체험장에서 나오자마자 미친 듯이 웃어 댔다. 그럴 때마다 대관령 정상에서 한기가 내려오듯 살짝 젖은 머리카락에서 선선하게 내려오는 창포 향에 취한 우리는 ‘버드나무’라는 강릉의 맥주 양조장에서 단오절 한정으로 창포를 넣어 만든 맥주 ‘창포 세종’을 마시며 창포에 더욱 취해 갔다. -158~159쪽
자, 아직 곶감을 더 만나야 한다. ‘곶감 요리 경진대회’코너에는 곶감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전시되어 있다. 곶감소스스테이크, 곶감사태찜, 곶감불고기, 곶감율죽, 곶감경단, 곶감샐러드, 곶감장아찌, 곶감강정, 곶감약밥, 곶감돈가스…… 많기도 많다. 자, 아직 곶감을 더 만나야 한다. 만들기 체험 부스도 온 천지 곶감이다. 곶감양갱, 곶감호두치즈말이, 감백설기, 곶감마카롱, 곶감육포……. 네, 곶감이 이렇게나 활용도가 높은 과일인 줄은 제가 잘 알겠습니다……. 그치만 이쯤 되니 약간 곶감당이 안 되는군요! -271쪽
축제장 앞에서 7
축제의 힘을 믿든 말든 -의좋은형제축제 13
학구 많은 축제 중에서 -영암왕인문화축제 33
어쩔 수 없이 그럴싸하게 -영산포홍어축제 51
의령의 진짜 유령은 -의병제전 71
이런 나를 좀 보라고 -밀양아리랑대축제 91
에헤라 품바가 잘도 논다 -음성품바축제 113
어느 천년에 그거 다 했어 -강릉단오제 137
갈라져야 쓰것네 -젓가락페스티벌 161
이건 먹고 들어가는 콘셉트 -완주와일드푸드축제 185
이제 그만 거꾸로 거슬러 올라야 할 -양양연어축제 209
제철은 아니지만 제 길을 찾아 -벌교꼬막축제 235
작지만 맞춤한 것들을 만나기 위해 -지리산산청곶감축제 261
축제장을 나서며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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