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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9276 / 168쪽 14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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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시인의 말
가슴으로만 글을 쓰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가끔은 현관 비밀번호를 깜박 잊어 문밖을 서성이는 내가 시를 쓴다는 것도 어쩌면 우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고단한 일상 가운데도 나에게 힘을 주는 유일한 것이 시를 그리는 일이었습니다.
문득 젊은 시절에 허물없는 친구들과 좁은 방에 둘러앉아 시가 어쩌고 사랑이 어쩌고 하다가 출출하면 라면을 끓여 후후 불며 이마 맞대고 먹던 때를 떠올립니다.
순수함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그때처럼 친구와 이야기하듯 편안하고 담백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책장에 꽂혀있는 것보다 식탁에서 뒹굴다 쉽게 손에 잡히는 혹은 아침 화장실에서 눈이 심심할 때 손 가까이 있으면 좋을 그런 책으로 엮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유치함으로 때로는 고루함으로 세련되지 않은 표현 등으로 저의 부족함을 실감하였기 때문에 저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더욱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럼에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그 가려움은 숨길 수 없어 오랜 시간 마음 보듬으며 고민하고 위안하고 또 자책하면서 시집을 엮었습니다. 너그러운 미소로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허기짐과 공허함을 따뜻한 포만감으로 채워주는 라면처럼 허전한 누구에게 가벼운 미소로 위안을 드릴 수만 있다면, 이 시집이 뜨거운 라면 냄비 받침으로 사용하여도 정말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생
이해할 수 없는 물음표만 수없이 붙들고
쉼표 한번 제대로 찍어 보지도 못한 채
문득 찾아와서 문장 마침표를 꾹 찍는 일
예감
꽃잎이 파르르 떨린다
바람이 찾아왔나 보다
꽃잎이 미소 지었다
바람이 속삭이나 보다
꽃잎이 이슬을 물고 있다
바람이 훌쩍 떠나갔구나
그 사람 눈빛이 흔들렸다
다른 사랑이 오나 보다
파도 2
밀려와서 부서져도
또 밀려오고
부서지고 밀려가도
또 밀려오고
삶의 고단한 맥박이
여기에도 있다
힘겨움에 울부짖는
가슴 뜨거운 이여
아파도 멈추지 않는
끝없는 노래
쿵쿵 쾅쾅 가슴도
여전히 거칠게 뛴다
몽돌 해변으로 오세요
상처받아 울고 싶은 사람
마음껏 울 수도 없었던 분
파도에 휩쓸리는 해변의
몽돌 소리 들으러 오세요
울고 있는 그들도 그대처럼
스스로 상처내진 않았어요
부딪치고 꺾이는 고통이면
그들처럼 아프다 말하세요
그래도 견디기 힘이 들면
바다 향해 소리쳐 보세요
또 그대 이름 크게 부르고
널 사랑한다 외쳐보세요
몽돌이 모래가 될 때까지
아픔 후련하게 잊을 때까지
매일 밤새워 대신 울어 줄
닮은 돌 하나 놓고 가세요
아총
그 골짜기의 바람은 오뉴월에도 얼음장 같다
지난겨울 어설프게 묻은 돌무덤 틈 사이로
야윈 냉이 꽃 한 송이 삐죽이 손을 내밀었다
그날처럼 바람을 뚫고 외마디 새 울음소리 들린다
새끼 잃은 어미 새 한 마리는 온 산을 헤매고 있다
어머니 손길이 스치던 가슴 위를 짓누르던 서러운 무게
뚝뚝 떨어지던 눈물은 꽃잎이 되어 바람에 날린다
아우야 여기는 춥단다
꽃잎이 바람에 날려도 여기는 무지무지 춥단다
눈물은
이제 꽃이 되고 노래가 되고 바람이 되었다
덩그러니 옆을 지키고 있는 업혀 왔던 지게처럼
처음 왔던 곳으로 푸석푸석 말없이 돌아가고 있다
중독
가려움은 긁으면 더 가렵고
그리움도 긁으면 더 그립다
돌아서면
나도 모르게 또 긁고 있구나
시인의 말
제1부. 인생
어쩌면 | 인생 | 예감 | 눈 내리는 산사 | 자아
그가 떠난 자리 | 의미 | 거짓말 | 길에서
부부 | 짝 | 귀머거리 | 일기예보 | 파도
금고 | 이별 | 파도 2 | 애완견 | 너를 보며
11월 | 난로 | 길 | 단풍, 그리움 | 단풍, 상처
단풍 속으로 | 단풍으로 | 단풍, 무섭다
단풍, 그 빛깔로 | 단풍, 기다림 | 단풍, 어차피
단풍, 봄부터 | 단풍, 너뿐이랴 | 단풍, 아침
맥문동 | 자산홍
제2부. 몽돌 해변으로 오세요
중화전 앙곡 | 아 광명문 | 석어당 | 마로니에
마로니에 2 | 마로니에 3 | 조춘삼월
우중 중화문 | 중화전 풍경 | 덕수궁에서
대한문, 열세 번째 기둥 되어 | 시위 | 창엽과 낙엽
사간동 두가헌 | 통명전에서, 인현 | 모란으로, 옥정
프란치스1 | 비 오는 정동길 | 선암매 | 선암와송
선암매 2 | 선암사 깐뒤 | 몽돌 해변으로 오세요
공룡능선 | 서소문 공원에서 | 카인을 원망하며
아총 | 평원을 기리며 | 자야독백
제3부. 중독
4월 1일 | 사람과 사람 | 낙엽 | 두 부류
잠 못 이루는 사람들 | 장년 | 바람이 분다 | 낙엽 2
중독 | 나비가 온다 | 쑥부쟁이 | 배롱 | 시장
나에게 | 중년(여) | 중년(남) | 새 한 마리
관점 | 도시 매미 | 약속 2 | 위선 | 약속
가난한 남자 | 까치밥
제4부. 수국
꿈 | 수국 | 어머니 분꽃 | 찔레꽃
송기 | 사랑니 | 한여름 밤 | 예닐곱의 기억
이맘때쯤이면 | 그냥 그런 줄 알았습니다
코피 흘리던 날 | 휴지 | 들꽃 | 사월엔
말하지 않아도 | 고백 | 매화, 너처럼 | 담쟁이
상사화 | 벚꽃 | 드라이플라워
시들지 마라, 꽃이여 | 가지마다 목련 꽃이 | 봄날
가을꽃은 핀다 | 쑥부쟁이 2 | 쑥부쟁이 3
상사화여 | 눈발 | 그 자리엔 | 나는 다툰다
낙타가 달린다 | 마두금
제5부. 나는 없다
강 | 동행 | 우리 손잡고 걸어요 | 피아노
그대 나를 몰라도 | 불계지주 | 대관령
밥만 먹는다 | 뒤돌아보지 마라 | 그대로 두어라
사는 게 다 바람이다 | 나는 없다 | 그 골짜기에서
선생님 | 선생님 2 | 상고대 | 눈부시게 맑은 날
사는 이유 | 낙엽 3 | 눈사람 | 나야 모르지요
사다리 | 잠 못 이루는 밤 | 새벽 | 기다림
석주 길에서 | 그 여자 | 참을만하거든 | 추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