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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634821 / 380쪽 12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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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국가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한 것인가? 국가는 누구를 위해 있는 걸까? 국가는 누구의 것인가? 국가는 필요할까? 국가는 그저 필요악에 의한 자연적 집합체에 불과한가? 양식 있는 구성원이라면 이 같은 의문을 품을 것이다. 이 지구상에는 의외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억압적으로만 기능하는 일종의 ‘실패국가’가 많다. 많은 국가에서 온갖 대의명분은 그저 장식에 지나지 않고,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은 들러리에 머물고 만다. 홍일립의 국가론은 국가의 실체에 대해 명쾌하면서도 적나라하다.
국가는 구성원과 공동체를 위한 수단이므로, 국가 그 자체를 신성시하거나 국가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강요하는 어떠한 관념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 시절 우리는 국가에 대한 일방적인 충성을 강요당했으며, 그 와중에 자행된 국가 폭력도 적지 않게 경험했다. 가령 국가 구성원의 의무에 대해서는 징병제, 세금 등을 비롯해 강제력이 동원되지만 권리의 측면에서는 국가 구성원이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을 때는 묻혀버리곤 했다. 또 현대국가에서 지도자는 특정한 정파의 우두머리로서, 정치투쟁의 장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표를 획득한 정치게임의 승자일 뿐이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국가라는 이름 아래 개인을 억압했던 구조를 극복해내고, 국가가 온전히 작동하게 하려는 과정이기도 했다. ‘깡패국가’에서 ‘정상국가’로 사실 한국의 역사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지난한 과정이었다. 분명 한국사회는 세계적으로도 절차적 제도적 과정에서 모범적으로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제는 실질적 민주화를 향해 매진해가는 단계다.
기존에 통용되는 국가에 대한 관념에서 볼 때, 이 책은 매우 불편한 책일 수 있다. 하지만 이념형으로서 국가와 실제로서 국가의 괴리는 이미 수많은 역사적 사례로 검증된 바 있다. 저자는 여러 사상가의 국가관과 국가의 역사를 통해 그 지점을 냉정하게 파헤치며, 국가를 향한 ‘불편한 진실’에 주목하게 한다. 그 지점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가가 온전하게 작동하는 중요한 원리임을 깨닫게 된다. 국가는 ‘정당성’을 먹고산다. 이른바 ‘깨어 있는 시민’은 국가의 ‘정당성’ 수준을 높이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국가의 속성을 안다는 것, 그리고 좋은 국가는 좋은 국민이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필수적인 시민 교양이다.
오늘날에도 이 ‘비천한 기원’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았다. 국가의 깃발이 어떠한 색이든 ‘다수에 대한 소수의 지배’라는 기본적 원리는 변한 적이 없으며, 그 기저에서 꿈틀대는 약탈이라는 수법이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다윈의 낙관이 맞는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국가가 태동하면서 싹튼 국가주의의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나 형태를 달리하면서 지금도 진화 중이다. (73쪽)
그 희생은 누구를 위한 희생인가? 통치자들은 야만적인 권력욕을 뒤로 숨긴 채 조국이고 민족이라고 외쳐댄다. ‘국민 모두가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거나 ‘국가를 위한 희생이야말로 최대의 영광이다’라는 미치광이식 선동으로 평범한 개인의 일상을 참혹한 전장의 불구덩이로 내몬다. 그 결과는 무고한 국민의 막대한 희생으로 돌아온다. ‘모두(holos)’를 ‘불태우는(kaustos)’ 홀로코스트에서 난징대학살에 이어 원폭 투하까지 지난 세기 광란의 대전 속에서 수십 개국 수억 명 이상의 인민이 무고하게 희생되었다. “국가를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인간의 시도가 결국 국가를 지상의 지옥으로 만든다”는 독일 낭만주의 시인 횔덜린(Friedrich Hölderlin)의 경고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123~124쪽)
왜 사람들은 국가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가? 엄밀히 말해서 국가나 정부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피통치자, 즉 국민의 허락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개인이 동의한 부분 이외에 개인의 신체나 재산을 침해할 어떠한 권리도 가질 수 없다. (188~190쪽)
오늘날의 국민은 파편화된 채 왜소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존재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바디우(Alain Badiou)가 한탄하듯, “국가에 의해 추인된 국민이란 단지 가끔 있는 선거에서만 의미를 갖는 잘 길들여진 인민”, 무기력한 사람들의 전체일 뿐이다. 그 인민은 단지 ‘무기력한 복수(the plural)’로서의 모습을 드러낼 뿐, 주권자로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 능력도, 전체의 하나 된 힘으로 행동할 능력도 없다. 그들은 실상 주권자의 자격을 박탈당한 채 “권력의 바깥에서 포착되는 인민”에 머무른다. (337쪽)
국가의 절대적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의 진화는 상대적 선을 추구하는 과정이며, 조직체의 정당성을 조금씩 제고하는 과정이다. 인간이 아주 더디게 깨어나는 과정을 거쳐온 만큼, 국가 또한 아주 더디게 진화해갈 것이다. 국가를 정당한 조직으로 만드는 일은 언제 끝날지 모를 도덕적 과제로 남겨져 있다. (368쪽)

1장 국가는 정당한 조직인가?
국가의 ‘정당성’ 문제
헌법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
미국 헌법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는가
한국 헌법도 예외는 아니다
2장 국가의 ‘비천한’ 기원
국가가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설
‘자연상태’ 모델의 작위성
루소가 제시한 ‘최초 국가’의 단초
오펜하이머의 늑대국가론
다윈으로부터의 영감
3장 국가라는 괴물
‘국가주의’라는 이데올로기
전쟁 속에서 창궐하는 국가주의
홉스의 시대상황적 논거
‘민족혼’을 부르짖은 피히테
르낭의 민족 개념
‘국가종교’의 출현, 파시즘적 국가주의
국가주의의 독일적 전통
천황 중심의 일본식 국가주의
오늘날의 국가주의
4장 반국가주의자들
고드윈의 국가무용론
스푸너의 ‘강도국가’
톨스토이의 ‘폭력국가’
마르크스 대 바쿠닌
소로의 ‘시민 불복종’
반국가주의의 진실과 한계
5장 민주주의는 희망의 언어인가?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적 정당화
민주주의는 동네북인가?
아테네 민주주의의 한계
플라톤의 민주주의 비판
루소가 제시한 민주주의의 원리
대의제라는 새로운 발명품
슘페터의 현실주의
대의제 이상의 몰락
민주주의라는 환상
과두제로서의 민주주의
6장 국민은 국가의 주인인가?
르봉의 군중 개념
서양 근대 지식세계의 대중 혐오
타르드의 공중 개념
미헬스의 ‘과두제의 철칙’
국가의 주인 행세를 하는 자들
관료제의 정치적 성격
들러리로서의 국민
7장 국가의 딜레마
통치의 함정
인민이라는 신기루
인치와 법치 사이
언제 끝날지 모를 도덕적 작업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