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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359880 / 180쪽 175 x 225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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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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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매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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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웨일 공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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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숙, 김경란, 김근아, 김은주, 박경란, 박선영, 박혜란, 정명희
- 10,800
- 28,800
- 15,120
- 16,650
- 시/에세이/기행 > 에세이 > 사진/그림/카툰에세이
출판사 리뷰
구글 위성지도로만 보다가 처음으로 공동묘지에 들어갔다. 입구는 전혀 공동묘지 같지 않았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일렬로 늘어선 나무와 조각상, 성당이다. 10개의 권역으로 나뉘어 있어 다양한 크기의 묘가 존재한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공동묘지가 아니라 독특한 건축물의 미니어처 세계에 발을 디딘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묘지 초입에는 유명 인사나 재력가 집안의 무덤이 있었는데 호화로운 석조건물을 독채로 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성당을 중심으로 좌우가 나뉘어 있어서 입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무덤의 크기는 작아지고 최종에는 납골당 형태의 무덤이 있다.
이 공동묘지가 설립된 이유를 알게 되면 공포가 밀려온다. 1817년 인도에서 시작된 콜레라 대유행이 1826년 리스본까지 덮쳐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이 공동묘지는 콜레라로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던 1833년에 조성되었다고 하니 187년 동안 리스본 시내 동쪽에 있는 시민들의 마지막 안식처 역할을 해온 것이다. - 30페이지
처음에는 무덤과 사이프러스 나무를 한 화면에 담으려고 했다.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장면을 포착하고는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한곳에서 30분 이상 기다렸다가 비행기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셔터를 눌렀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매일 갈 때마다 몇 번을 시도했지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은 건질 수가 없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기 핫셀 블러드 503 CWD는 저장만 디지털이지 작동하는 방식은 완전히 수동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프러스 나무는 채도가 단일하고 잎사귀의 밀도도 높아 가까이서 찍으면 지나치게 단조로웠다. 멀리서 그 윤곽만 잡아내는 게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몇 번의 시도 끝에 알게 된 것이다. - 51 페이지
이곳에 나의 묘비명을 어떻게 쓸지 곰곰 생각하다가 여름 장마철에 원고 교정을 하면서 불현듯묘비명이 생각이 났다.
“빅뱅으로 우주가 끊임없이 팽창하듯 나도 먼지가 되어 우주 끝까지 날아가리라. 다시는 지구로 돌아올 수 없게 멀리멀리 떠나갈 것이다.”
여기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은 에바 캐시디(Eva Cassidy)가 부른‘Fields of Gold’다. 이 음악의 배경으로 쓰일 동영상은 육십이 넘은 다음에 만들 예정이다. 그 나이가 되면 나의 삶의 윤곽도 어느 정도 잡히지 않을까. - 68페이지
모든것은 우연의 산물이다. 계획되지 않는 여행을 즐기는 나는 일부러 여행 전에 꼼꼼히 갈 곳을 조사하지 않는다. 그저 도시가 나를 이끄는 대로 발길을 옮길 뿐이다. 그 때문에 742번 버스를 타고 리스본을 구경할 계획은 생각지도 않았다. 어쩌다 보니 아침마다 742번 버스에 몸을 싣고 리스본의 거리를 호흡하고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리스본에 사는 사람인 양 착각하면서 나도 그들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 7시 30분께 집에서 나와 742번 버스를 타고 직장에 출근하듯이 사진 촬영을 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을 연 카페가 보이면 그곳에 내려 커피와 빵으로 느긋하게 아침을 먹었다. 공동묘지 문은 9시에 열리니까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희한한 것은 리스본 시민 대부분은 서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홀짝 마시고는 자리를 뜬다는 것이다. - 88 페이지
가장 신기한 것은 혐오시설의 하나인 교도소가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점이다. 서울과 비교하자면 독립문이 있는 곳에 146년 동안 교도소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곳을 거의 매일 두 번 볼 수밖에 없었다. 오전이나 오후에 프레져러스 공동묘지에 가느라 이곳을 지나쳐야만 했고, 어쩌다 공동묘지에는 가지 않더라도 742번 버스를 타고 여행하느라 이 분홍색 건물을 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도대체 이 분홍색 성이 무슨 건물인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지도를 살펴보고, 포르투갈 사전을 찾아본 결과 이곳이 교도소라는 사실을 알고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흉악한 범죄자들이 수용된 건물이 저렇게 예쁜 분홍색 성이라니…. 디즈니 영화에 나오는 공주가 있을 것만 같은 환상적인 성이 교도소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 104페이지
배니언 나무가 압도하는 크기로 감동을 주었다면 미소가 절도 지어져 감탄사를 유발하며 보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예쁜 꽃나무를 발견했다. 내가 리스본을 방문했던 1월은 겨울이었다. 꽃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는데 유난히 아름답게 피어 있는 이나무를 보고 신기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수국이 커다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형상이었다. 꽃의 이름은 돔베야 발리키이. 처음에는 이 꽃 이름을 알지 못했다. 이름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블로그에 쓰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너무너무 사랑하면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 이 꽃의 이름이 뭘까 하고 항상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다가 아주다 식물원에서 그 해답을 찾아내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 113페이지
이처럼 거대한 건축물에 숨겨진 무서운 이야기가 있다. ‘Pancada’라는 닉네임으로 불린 연쇄살인마의 범죄가 이곳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살인자의 이름은 Diogo Alves. 1836년부터 1839년까지 76명을 죽였다고 한다. 이 수도 박물관에서 모든 살인이 벌어졌기에 그의 사건은 ‘수도 박물관의 살인(The Assassin of the Aguas)’으로 유명하다. 1841년 2월 19일 사형이 집행되었고, 그의 잔인한 범죄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연구할 목적으로 포르말린 용액에 그의 머리만 보관하기로 했다고 한다. - 118페이지
그리고 ‘사우다지(Saudade)’를 느끼며 감상에 젖기도 한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어느 정도 카페인이 뇌로 가기 시작하면 흥분과 동시에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외지에서는 나는 무엇을 찾으려 애쓰는지, 무슨 대단한 작품을 찍겠다고 사서 고생을 하는지, 집의 안락함을 포기한 채 춥고 불편한 숙소에서 손빨래를 해 가면서, 시차로 잠도 잘 못 자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미친 듯이 작업하겠다고 애쓰는 나를 보며 연민의 감정이 들기도 한다. 포르투갈인의 대표적인 정서는 ‘사우다지’다. 고향을 떠나 향수병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뭔가 알 수 없는 슬픔과 그리움의 정서다. 포르투갈인에게 우리나라의 ‘한’의 정서와 비슷한 감성이 있다고 해서깜짝 놀랐다. - 136페이지
감브리너스는 1936년에 문을 열어 80년이 넘은 유명한 레스토랑이었다. 그 실내 한쪽 면에 사이폰 기구가 진열된 것을 보고 마치 몇십 년간 못 본 고등학교 동창이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사이폰 커피를 주문하고 웨이터가 와서 램프에 불을 붙이고 커피를 추출해주는데 그 황홀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마치 이 커피를 맛보기 위해 리스본에 왔나 싶을 정도로 감동의 물결이 휘몰아쳐 왔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나를 위해 누군가가 깜짝 선물을 준비해 준 것 같았다. -150페이지
15일간의 리스본이 맞는지 궁금할 정도로 도시의 많은 곳이 기록되어 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책의 제목처럼 작업의 자유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리스본 15일의 자유』라는 제목 속의 자유는 그냥 자유여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상에 매몰되어 작업에 많은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작가에게 순수한 작업의 자유를 의미 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라면 몇 개월 걸릴 작업을 단 15일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오로지 작업만 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마지막 챕터에 이르러 그가 좋아하는 커피 향 가득한 카페에 대한 방문기로 리스본 기억의 정점을 찍는다. - 168페이지

돌지 않기 위해 밖으로 도는 ‘나’ ………… 15
01
구글로 시작된 프로젝트 ………… 20
알토 데 사웅 공동묘지 ………… 29
사후세계까지도 이어지는 빈부격차
프레저스 공동묘지 ………… 47
나를 인도해 갈 천사가 있을까?
영국인 공동묘지 ………… 63
내 묘비명은 무엇으로 할까?
독일인 공동묘지 ………… 73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
02
742번 버스 타고 리스본 여행하기 ………… 84
아줄레주 박물관(Museu Nacional do Azulejo) ………… 93
굴벤키안 박물관(Museu Calouste Gulbenkian) ………… 96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공원(Jardim Amalia Rodrigues) ………… 100
리스본국립교도소(Cadeia Nacional de Lisboa) ………… 104
이스트레일러 공원(Jardim da Estrela) ………… 111
수도박물관(Aqueducto Das Aguas Livres) ………… 117
LX Factory 안에 있는 책방, 레 지바가르(Ler Devagar) ………… 123
아주다 궁전과 아주다 식물원 ………… 127
(Palacio da ajuda & Ajuda Botanical Garden)
03
슬픔과 그리움의 사우다지 ………… 134
파스테리아 리도(Padaria Pastelaria) ………… 140
도셀 레스토랑(Docel) ………… 142
제로니모스 카페(Jeronymo) ………… 144
베르사유 카페(Versailles) ………… 146
감브리너스 레스토랑(Gambrinus) ………… 148
베라루드 미술관 카페(Este Oeste) ………… 153
보티카 카페(Botica do cafe) ………… 155
파다리아 포르투기즈(A Padaria Portuguesa) ………… 157
세상이 죽음의 그림자로 가득 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