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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씬한비만로봇

하태균 저 | 청어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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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9207 / 168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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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하태균
저자 : 하태균
아호 해원(海湲), 치명(致明), 재철(在哲)
경남 함양 출생
시인, 미술학사, 공학석사
시사문단 등단
시림문학회 회원
벽천예술원 회원
대각디앤씨㈜ 대표이사
㈜HK Global건강 대표이사

책 속에서

**하지정맥

얽히고설킨 세상살이 던져 버리고
등산배낭 달랑 메니
푸른 소나무에 달라붙은 담쟁이
외길 클라이밍 발바닥부터 기어오른다

삼발이 여린 힘줄 움켜잡고
왕소금쟁이 팔방으로 근육이 늘어나
메마른 장딴지를 파고드는 고난도 기술
눈대중으로 잘못 디디면
거북등에 영락없는 추락이다

철없이 내뿜는 갈기는
핏줄 따라 줄사다리 오르는 좁은 길
빛바랜 꿈 무서리도 단풍 드는가
다문 입술 거친 숨 몰아쉬며
허리가 휘어지도록 수직 벽 기어오르는
등 푸른 인내다

피가 거꾸로 흐르는
담쟁이가 넘겨다보는 세상 너머
힘줄에 굳은 살 박힌
삶의 흔적이 무성하다
**첫눈

낮추고 나면 낮음은 없는 것이다
높이만 키우는 것이라면 높이도 없는 것
너무 낮아 높은 것은 차라리 두꺼운 것이다

가족에게 이웃에게 낯 두꺼운
서로가 서로에게 높낮이가 없다면
낮음과 높음의 경계도 허술해져

높을수록 낮아지고
낮아진 것은 높아져
강물보다 낮은 폭설은 지루하다

오묘한 인간의 곧바른 물줄기는
허물을 벗고 녹아내린다
서로 주고받는 진솔한 마중물은
마침내 높고 낮음이 없는 것
나는 너에게 두꺼운 높이가 되고 싶다
**이방인
거짓은 참의 이방인이다

입 다문 마음에 찡그린 얼굴
검정색 튤립은 손을 타지 않아
하얀 미사보 둘러쓴 수선화는
이미 잘려나갔다

아프리카 밀림에서 이주한 흰개미는
부산신항터미널 시멘트 바닥을 뚫고 나와
검정 개미 알을 품고 있다

숯에서 나온 미세 먼지는
화력발전소 굴뚝 기웃거리다
제어되지 않는 심장 속으로
적도보다 동북쪽이 더 수상하다고
스탠드시술에 뚫린 자주빛깔 물들이며
참숯에 하얀 불꽃이 스며든다

뒤틀어진 법복에 버팀목 덧대고
판결봉 아무리 내려쳐도 천연염색 되지 않아
방향 잃은 젯소 붓질에 구멍이 뚫렸다
맑은 꽃술마저 검은색 품고 있던
백합 모가지를 날려도 핏자국은 흰색이 아니다
거짓인가 참인가
우린 서로에게 이방인이 아니던가
**떠도는 섬

육지에서 쫓겨난 조각보
파도에 부서지고 찢어졌지만
먼 바다 유랑길에 버려진 것들이
서로 만나 불어나는 서러움이다

걸작품이라는 원조 광고포장지
미녀의 눈망울은 눈물에 잠겨
웃고 있지만 조각난 쓴웃음
바다 하치장에 맴돌다
발 디딜 곳 없는 보트피플
끝없는 항해는 종착지가 없다

지하통로 빠져나온 노숙자는
돛대에 걸려 녹조가 끼었고
짬밥통 찌꺼기 거품도 녹슨다

푸른 바다에 항해의 죗값을 치르는 물결
앙금도 갈등도 뒤엉켜 구르며
영문 없이 죽은 범고래의 살로 만든 섬
처리되지 않는 쓰레기로 만든 섬
몸살 난 알바트로스가 아프고
몸져누운 해변이 저리고 아리다

목차

PART #1 어슬렁거리는 로봇 A Wandering Robot
PART #2 숲 사용 매뉴얼 A Manual for the Forest
PART #3 우렁찬 침묵의 숲 The Resonant Forest of Silence
PART #4 태양의 화상 Sun Burn
PART #5 수감 중인 영혼 Souls in Prison
PART #6 눈물도 물이다 Tears Are Also Water
PART #7 시 해설 A Commentary on Po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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