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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문학시간 과학고 국어수업 3년의 이야기

하고운 저 | 롤러코스터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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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311006 / 25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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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매일 더 아름다운 말을 나누고 싶고, 매일 더 아름다운 수업을 하고 싶어” 시험 준비에서 자유로워지자, 수업은 무한히 넓어지고 깊어지고 다채로워졌다. 말과 글로 표현하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집’이라는 책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아이들에게 오직 시집으로만 도서관 책상을 가득 채워 놀라움을 안겨주고, 저마다의 눈으로 시를 읽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아이들은 시를 바탕으로 글과 영상을 만들어냈다. 하고은 선생님은 그러한 과정들이 “국어교사로서 누릴 수 있는 최상급의 기쁨”이었다고 전한다. 극심한 학습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나를 키우는 시간’을 찾아주고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다양한 질문들로 “아이들의 삶에 작은 균열을 내주고 싶었다”는 선생님의 진심은 매 학기 성실한 커리큘럼 안에 섬세하게 녹아들었다. 문학수업의 기본은 텍스트를 읽고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선생님의 수업은 때로 텍스트가 아닌 노래와 영화로,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라디오 드라마로, 희곡의 응축된 대사로 세상을 열어나갔다. 이 모든 것이 ‘문학수업’으로 묶일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은 그저 교과서 안에 잠들어 있는 서사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를 표현하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이해하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리하여 나를 돌아보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것.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이토록 소중한 선물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입체적인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번져나갔다. “우리들의 문학에 선생님과 함께 있어 너무 좋고 감사합니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하고은 선생님은 학생들을 자신이 가르치고 일깨워야 할 계몽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때론 수업 시간에 말을 하지 않고 아이들의 토론을 지켜보며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고 고백하지만, “제자이자 스승이자 친구”였던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기 위해 분투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마음은 한 뼘씩 자라고 성숙해졌다. 더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의 고민이 늘어갈수록, 아이들의 생각도 함께 자랐다. 수업에 임했던 아이들의 생각을 같이 엿볼 수 있도록 몇몇 학생들의 수업일지와 편지, 에세이 등을 책에 수록했다. 그날그날 수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새로운 고민과 마주하게 되었는지 기록한 아이들의 글을 읽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뜻밖의 지혜와 깨달음을 함께 깨우치게 된다. 선생님의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토론과 소통으로 이루어진 생생한 수업이 수업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 그리고 그 수업을 함께 들여다보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선생님, 거긴 과학고잖아요. 우리 애들은 안 될 거예요.” 교사 연수에서 수업 사례를 발표할 때 종종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하고은 선생님은 이를 명쾌하게 인정한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잘해서 수업이 잘 된 거”라는 것을.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동료 선생님, 그리고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 것은 본인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기에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을 통해 다양한 수업 사례를 남기는 것이 “과학고에서 근무하는 국어교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과학고라는 환경이 주는 특수성은 문학수업을 또한 더 다채롭게 만들었다. 한 학기 동안 아이들과 함께 과학책을 읽어보자는 의도로 시작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읽기, 감정 표현에 서툰 ‘천생 이과’ 학생들을 위한 연애소설 읽기 수업 등은 ‘천생 문과’ 국어 선생님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한 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이 책은 한 선생님의 수업기록이지만, 각자의 근무 학교 환경에 따라,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각각 다르게 시도하고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업 커리큘럼 자료로서의 가치 또한 높다. 하고은 선생님이 여러 독서모임과 수업 연구 모임을 통해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자료를 공유하고 개발했듯이, 이런 ‘응용’ 수업들은 현직 교사들에게 다양한 수업 아이디어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캄캄한 밤길을 끝없이 걸어갈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은 튼튼한 다리도 억센 날개도 아닌, 친구의 발걸음 소리이다.” 하고은 선생님은 교과서 없는 수업을 기획하고 지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그 길을 먼저 간 선배들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독서동아리 아이들과 책 모임을 하고 인문학 강연을 열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던 여러 선생님들의 발자취에 힘을 얻고 국어 수업이 교과서에만 있지 않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이 책은 “전국에서 캄캄한 밤길을 걷고 있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잃지 않고 그 길을 함께 가자며 다정한 손길을 건넨다. 언제나 일상의 경험과 삶이 배움에 가닿기를, 그리고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을 수 있기를 바라는 한 국어교사의 마음이 이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가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 저자 : 하고운
저자 : 하고운
문학을 좋아해서 국어교사가 되었다. 책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배우는 시간을 사랑한다. 블로그에 수업일기를 쓰다가 어느 날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났고, 은유의 글쓰기 수업을 들은 뒤 《마음을 울리는 사람》과 《우리들의 문학시간》을 독립출판으로 펴냈다. 수업으로 일희일비하는 사람이지만 수업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 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함께 공부하며 《한 학기 한 권 읽기》(공저)를 썼다.

책 속에서

시 낭송이 끝난 후, 수업을 여는 시로 나짐 히크메트의 시를 고른 이유에 대해 조심스럽게 전했다. 가장 아름다운 말은 아직 내가 하지 못한 말이라고. 그러니까 나는 너희와 앞으로 매일 더 아름다운 말을 나누고 싶고, 매일 더 아름다운 수업을 하고 싶다고. 혹시 그 약속이 지켜지지 못할지라도 지금 내 마음만은 그러하다고. 우리 앞으로 1년간 서로 아름다운 사이로 잘 지내보자고.
_ 17p, ‘가장 아름다운 말’

아이들이 내가 소개한 책들을 읽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세상에 이렇게 많은 책이 존재한다는 것, 작가들은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는 것,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별처럼 많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리고 혹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수업일 거라고 생각했다.
_ 72p, ‘책의 우주’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내 말이 먹히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체계적으로 정리된 수업을 보여야 한다. 내가 선택한 텍스트, 내가 계획한 수업 방법이 서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단순히 좋은 말들을 나열한 글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과 그들의 고민이 맞닿은 글이어야 한다.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지적 만족감을 주는 글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걸 여러 방면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쓰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열심히 준비하는 수업이 아이들에게 전혀 와 닿지 않는 먼 곳의 메아리가 되지 않으려면. 가련한 혼잣말이 되지
않으려면.
_ 86p, ‘국어 수업은 전문적이지 않다는 말에 대하여’

과학고로 옮겨올 때 내게는 꿈이 하나 있었다. 과학고에 있는 동안 유명한 과학 고전을 읽어보겠다는 꿈. 내가 생각한 과학 고전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딱 두 권이었다. 과학에 문외한이지만 이 두 책은 워낙 유명했고,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 과학고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 어떨까? 코스모스에 무지한 내가 코스모스에 무지한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어떤 지적 모험.
아이들과 함께 수업시간에 과학책을 읽는 김현민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국어교사인 제가 천체물리학 서적을 읽을 수 있을까요?”
선생님은 단번에 대답했다.
“네!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국어교사와 함께 읽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_ 97~98p, ‘무지한 스승’

수학은 질서가 보이지 않는 곳에 질서를 부여한다. 연관성이 없는 것들도, 규칙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도 수학의 세계로 들어가면 새로운 질서를 가지게 된다. 코스모스는 우주 자체이자 곧 우주의 질서이다. 어쩌면 수학의 본질은 코스모스에 있는 것이 아닐까? 드넓은 코스모스에서 우리는 작디작은 존재이다. 코스모스에서 우리의 시간은 하루살이의 시간, 아니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다. 코스모스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우리가 코스모스에서 얼마나 하찮고 작은 존재인지를 느껴가게 된다.
_ 111p, ‘코스모스로의 항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학생 글_민주)

한지가 영주에게 갑자기 냉담해진 이유를 추론하기 위해 질문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그 이유를 생각한 후 5분 동안 노트에 글을 썼고, 모둠별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그리고 모둠에서 한 명의 발표자를 정해 이야기들을 반 친구들 앞에서 공유했다. 그렇게 스무 명의 생각을 모았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은 소설의 단서 하나하나를 예리하게 포착했고, 인물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를 허투루 보지 않았다. 한지가 코뿔소를 풀어줄 때 했던 대사인 “사랑과 애착을 구별해야 해”가 해석의 근거로 제시되었을 때는 모두가 탄성을 내뱉었다. 아, 혼자 책을 읽을 때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겹겹의 이야기들이었다.
_ 126p, ‘연애소설을 읽는 시간’

니체는 “시도와 물음, 그것이 나의 모든 행로였다”라고 말했다. 수업하기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수업들을 시도하고 도전해보는 일, 그리고 성공이든 실패든 많은 수업 사례들을 남기는 일. 그게 과학고에서 근무하는 국어교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일 것이다. 그렇게 결론 내리고 난 후, 더 과감하게 여러 가지 수업들을 시도하고 실천해나갔다.
_ 198~199p, '나의 이상'

그러니까,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지만 내가 이 말을 할 수 있을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은 곳에 취업을 하기 위해, 결국은 임자를 만나 팔리기 위해 매일 밤 열한 시 반까지, 아니 새벽 두세 시까지 피 터지게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시험기간이면 밥 먹듯 밤을 새우는 아이들에게 “너 꼭 그렇게까지 바득바득 공부를 해야 하니?”라고 내가 어떻게 물어볼 수 있단 말인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일하지 않을 권리’를 이야기해놓고는 교무실로 돌아와 아이들의 성적을 까놓고 입시 상담이랍시고 “지금 이 성적으로는 못 가. 더 열심히 해야 해”라고 말하면, 그럼 나는 도대체 뭐가 되나. P가 자신의 그림자에서 이중인격의 모순상을 발견했듯이, 나도 나의 이중인격이 발가벗겨질 것 같아 무섭다.
_ 203~204p, ‘레디메이드 인생을 거부한다’

목차

들어가며

1학년 1학기 시와 친해지기
가장 아름다운 말
노래와 시
도서관에서 시집 읽기
나를 키우는 시간

1학년 2학기 소설로 깊어지는 우리
용기
진실을 말한다는 것
책의 우주
벽과 알

2학년 1학기 어떤 지적 모험
무지한 스승
나의 코스모스

2학년 2학기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연애소설을 읽는 시간
우리를 돌아보게 한 우리들
라디오 드라마
This is one of the reasons we are strong

3학년 1학기 문학사의 영토
문학은 헤어진 후에도 서로 사랑하게 합니다
만해, 육사, 동주
나의 이상

3학년 2학기 더 넓은 세상 속으로
우리는 모두 이방인
마지막 과제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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