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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마다 글을 썼다

정나무 저 | 호밀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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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971164 / 252쪽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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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오랜 투병 생활을 버티게 해준 건 독서와 글쓰기였고 그 속에서 엿보았던 건 한 줌의 희망이었다 몸이 아파 스스로를 돌아보았지만, 저자가 발견한 건 아픈 몸이 아닌 자신의 병든 마음이었다. 몸이 아프지 않았을 때도 저자는 항상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 누군가는 미워하는 사람일 때도, 저자 자신일 때도 있었다. 밤낮없이 맞고 때리고 비명 지르는 삶이 괴로웠지만, 당시엔 악순환을 끊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저자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로 마음먹은 뒤 무인도에 갇힌 사람이 탈출용 뗏목을 만드는 심정으로 심리, 종교와 관련된 수십 권의 책을 읽었다. 운 좋게 만난 몇 권의 책은 마치 나침반처럼 스스로를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마음이 스스로를 어떻게 기만하는지,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바꿔야 할 것과 받아들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저자는 책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사건을 겪을 당시에는 그 일이 어떤 일이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언제나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몇 번이고 되새겨보고서야 겨우 그 사건의 의미를 알게 된다. 신기하게도 글을 쓰다 보면 내가 몰랐던 사실을 배우게 된다. 책을 읽거나 누군가가 가르쳐주어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배웠다. 투병 생활 동안 마음에서 일어난 변화와 겪은 일의 의미가 책을 쓰는 동안 뚜렷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쓰는 건 나를 자유롭게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 본문 中 저자는 35년을 살아온 지난한 경험과 7년간의 치열한 투병 생활이 만들어낸 반짝임을 따라가기로 마음먹은 뒤, 투병하는 동안 겪었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다. 병에 걸린 7년 동안 사회적으로는 아무런 성취도 이루지 못했지만,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고 깨달은 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저자가 얻어낸 변화는 그 험난했던 과정만큼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더 나아가 저자는 어둠의 시간을 견디고 있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으며, 그동안 쓴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 밖에 선보인다. 책에는 크게 두 가지 내용이 담겨 있다. 첫 번째는 저자가 아픈 시간 동안 겪었던 일이다. 몸에 병이 나면서 일상이 어떻게 변했고, 어떤 심경의 변화를 거쳤는지 세세히 기록되어 있다. 잘 알려진 투병기의 주인공들처럼 불굴의 노력과 인내로 병을 극복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삶의 구렁텅이에 빠진 뒤에, 구렁텅이도 삶이었음을 점차 깨달아가는 이야기에 가깝다. 둘째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치유해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 없어 오랜 시간 헤맸다고 이야기한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몸의 질병이 마음의 혼란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저자는 뒤늦게 깨닫는다. 돌이켜보면 늘 과거의 어두운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주변 사람들과 제대로 관계 맺을 수 없어 스스로를 학대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책에는 저자가 글을 쓰고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가두었던 벽을 허물고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질병은 인생의 참모습을 알게 해준 고마운 스승이었다고 저자는 조심스레 고백한다. “아픈 시절 책과 사람들에게서 쐬었던 온기를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어둡고 추운 밤길을 정처 없이 걷고 있을 당신을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 이 시행착오의 기록이 당신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나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 나가며 中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는, 호밀밭출판사와 협성문화재단의 NEW BOOK 프로젝트 협성문화재단은 2016년부터 NEW BOOK 프로젝트 공모전을 통해 누구나 자신이 직접 쓴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기록하고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응모작 중 6편을 최종 선정한 뒤 도서출판 호밀밭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완성도 있는 책으로 선보인다. 2020 NEW BOOK 프로젝트에서는 『중년직설, 그럼에도 불구하고』(김훈), 『그녀는 예뻤다』(남영화), 『원담, 제주 바다를 담은 그릇』(정은희), 『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김종하), 『아플 때마다 글을 썼다』(정나무), 『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허은희)가 선정되었다. 매년 6월 공모전이 진행되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저자 소개

  • 저자 : 정나무
저자 : 정나무
투병 생활을 계기로 읽고 쓰기 시작했다. 뒤틀린 마음을 가졌던 저자에게 글쓰기는 정신과 의사이자 친구였다. 글쓰기를 목발 삼아 쉽지 않았던 인생길을 절뚝이며 걸어왔다. 삶을 가꾸고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힘을 믿는다. 글보다 삶이 먼저라는 이오덕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며 죽는 날까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 사람은 내부에 저마다의 빛을 지녔음을 스스로에게, 더 나아가 자신의 글을 읽는 이들에게 증명하고 싶다.

책 속에서

2010년의 늦은 봄 오후, 나는 독서실 책상 앞에 앉아있었다. 갑자기 목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몸 안에서 내내 압력을 견디던 무언가가 부서져 버린 듯한 당혹스러운 아픔이었다. 독서실을 나와 근처에 있는 정형외과를 찾았다. 엑스레이 사진을 본 의사는 일자목에 목디스크인 것 같다고 했다. 물리치료를 받은 후에도 몸 안의 꺼림칙한 감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왔다. 돌이켜보면 그날은 끝을 알 수 없는 고된 여정이 시작된 날이었다. - 15p

몸이 아픈 수많은 사람을 보면서 삶의 본래 모습은 슬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대중문화는 보기 좋은 것만 선별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외모의 주인공들은 몸에 딱 맞는 최신 유행의 옷을 입고 있다. 사람들은 뽐낼 만한 사진만 선별해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부서지고 뒤틀리고 초라한 것을 사람들은 멀리한다. 나 또한 그랬다. 한 달 용돈이 이십만 원인데도 무리해서 비싼 브랜드의 옷과 신발을 사곤 했다. 평균 이하의 인간처럼 보일까 봐 늘 불안에 떨었다. 불행은 허위를 깨고 삶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내가 여태껏 좇았던 건 한낱 신기루였을지도 몰랐다. - 36p

몸에 살이 붙기 시작했다. 소화력이 향상된 데다 학교를 다니면서 활동량이 늘어나서인 것 같았다. 44kg 정도였던 체중은 넉 달 만에 57kg이 됐다. 텅 빈 포댓자루 같았던 옷이 차츰 몸에 맞아갔다. 급속도로 살이 찌면서 몸에 이상한 반응이 나타났다. 온몸에서 털이 빠졌다. 머리를 감고 나면 빠진 머리카락이 수챗구멍에 가득 뭉쳐 있었다. 피부에서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고 껍데기가 떨어졌다. 몸이 급속도로 회복되고 새 세포가 왕성하게 만들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 같았다. 살이 붙으면서 가장 안도했던 부분은 겨울을 이전보다 수월하게 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빼빼 마른 몸으로 겨울을 나는 건 끔찍한 일이다. 마른 사람은 체온을 보존해줄 지방이 없어 추위를 심하게 타기 때문이다. 이즈음 나는 기나긴 투병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고생이라면 지긋지긋하게 했으니 이제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게 될 거라고 믿었다. - 53p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엎드려 우는 와중에 이상하게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이 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면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겪어낸 아픔을 재료로 누군가의 마음에 위안을 줄 수 있는 글을, 어두운 시간을 견디는 동안 마음에 품고 버틸 수 있는 문장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63p

육체노동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해진 건 아니었지만 더 이상 몸의 괴로움에 시달리며 근근이 살아가지 않아도 됐다. 이번 회복은 나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예감이 아니었다. 소화가 잘되고, 체중이 늘고, 체력이 좋아지는 걸 한 달, 두 달 지날 때마다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던 투병 생활에 끝이 보이는 듯했다. 이런 순간을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려왔지만 한편으론 영원히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다. 갑자기 광복절 특사로 출소하게 된 무기수처럼 내게는 평범한 삶이 낯설기만 했다. 아프기 시작했을 때 26살이었던 나는 어느덧 33살이 되어 있었다. - 78p

기억은 잔인하다. 뇌리에서 지우고 싶은 일일수록 깊게 각인된다. 끔찍한 일들을 잊어버리 싶었지만 이 사건들은 수년이 지나도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었고, 불쑥불쑥 떠올라 현재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과거의 기억을 적는 일은 내키지 않는 작업이었다. 희미해진 지난날을 헤집어 어두운 기억을 떠올릴 때면 그때의 고통과 모욕이 생생하게 살아났다. 당시의 수치심, 모멸감, 증오, 억울함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손이 덜덜 떨리고 온몸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했다. 나는 고고학자가 깨진 유적을 복원하듯이 산산이 부서진 기억의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 붙였다. 특정한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기간이면 한동안은 복수심과 치욕감이 일상을 지배했다. 굳이 지나간 일을 들춰내 현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게 아닐까. - 93p

내게 필요했던 건 바뀌려는 강박이 아니라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로운 마음이었다. 예전의 나는 외향적인 사람이 되면 인생이 바뀔 거라고 믿었지만 진짜 긍정적인 변화는 내향적인 속성을 받아들이는 데서 왔다. 내향성을 억누르는데 에너지를 쏟지 않으니 마음이 이전보다 한결 편하고 여유로워졌다. 마음속의 외향성과 내향성은 사람마다 특정한 비율로 섞여 있다. 스스로의 내향성을 받아들인 후엔 역설적이게도 내 안에 있던 외향성이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 외향성은 작위적으로 연출하던 예전의 그것보다 한결 자연스러웠으며 내 본모습과도 충돌하지 않았다. 외향성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난 뒤 나는 예전보다 잘 웃고 잘 웃기는 사람이 됐다. 나의 개그 성공률은 기존 4%에서 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 113p

마음의 혼란이 몸의 병으로 나타나는 걸 수년간의 체험으로 확인하면서 체험하면서 몸이 마음 상태를 알려주는 계기판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어지간해선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 오랫동안 반복해온 행동에는 관성이 있어서 설령 그것이 자기 파괴적이라 해도 쉽게 멈출 수 없다. 그럴 때 질병은 비상 브레이크처럼 인간을 멈춰 세우고, 자신을 돌아볼 수밖에 없게 한다. 어쩌면 몸은 사람이 자기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아픈 걸지도 모른다.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때, 내면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기를 멈출 때, 안정과 사회적 시선이라는 허울에 목매며 자신을 혹사시킬 때, 스스로를 원수처럼 학대할 때 몸은 인간을 깨우쳐 주려고 병이라는 방식으로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 141p

어둠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데 거창한 무언가가 필요한 건 아니다. 누군가의 작은 온정, 작은 우정... 그것이 아무리 작더라도 진실을 품고 있다면 당사자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준다. 내가 더 이상 이전처럼 고립돼 있는 자폐적인 인간이 아니라면 그것은 나 혼자 해낸 일이 아니다. 창문 없는 컴컴한 방에 웅크리고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노올자, 어서 나와 노올자. 바깥은 햇볕이 쨍쨍하고, 날씨도 좋다. 왕따처럼 그러고 있지 말고 나와서 우리랑 놀자... 친구들이 부르는 소리가 귓가에 왕왕 울렸다. 친구들의 선의는 거대하고 무거운 체념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도록 등 떠밀었다. 두터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때까지 나를 지켜주었다. - 182p

나비가 되기까지 애벌레는 긴 시간을 기다린다. 기어 다니는 일이 버겁고 생존에의 투쟁이 고통스러워도 그저 살아낸다. 고치의 형태로 나뭇가지에 매달려 차디찬 어둠의 시간을 견딘다. 우리가 목격하는 건 한 마리 나비의 그림 같은 모습이지만, 나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랫동안 생명을 간수해오며, 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왔다. 세상의 모든 나비는 그런 시간을 건너온 것이다. - 224p


 

목차

시작하며

병든 몸 - 몸이 낫는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넘길 텐데

왜 하필 나입니까?
고시원에서 보낸 겨울
소주를 마신 것처럼
좌절, 이 기특한 녀석
라이트 플라이급에서 페더급으로
눈물의 설거지
단것만 좋아하는 어린애처럼
맷 데이먼과 감자
나는 어떻게 나았나


아픈 마음 - 변하지 못할 바엔 죽는 편이 낫겠지

사람이 진정으로 변화하려면
고물 노트북으로 글쓰기
모든 게 아버지 탓이었을까?
성격 개조 프로젝트
내향적이어도 괜찮아
2012년 2월 18일,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한 날
이들에게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니 잘못이 아니야
나는 왜 아팠나


내가 만난 사람들 - 바깥으로, 햇볕 비치는 곳으로

Oh, captain, my captain
신영복 씨와의 악수
얻어맞은 가해자
네 주제와 처지를 알아야지!
살색 양말을 신으면 친구가 생긴다
바깥은 햇볕이 쨍쨍한데
따뜻한 책 모임 사람들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은 초등학생처럼
가난하지만 불안하지 않은


나를 살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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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비가 될 수 있을까요? - <꽃들에게 희망을>
레드를 자유롭게 해준 건 - <쇼생크 탈출>
나를 살린 이야기 베스트 5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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