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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351447 / 112쪽 110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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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아버지’, 그리고 ‘가족’이라는 상식을 깨는
프란츠 카프카의 삶과 작품!!
굴복하지도 덤벼들지도 않고, ‘많은 발을 쳐들고 기어다니기’!
북튜브 출판사 ‘가족특강’ 시리즈의 여섯번째 책 『카프카와 가족, 아버지의 집에서 낯선 자 되기』는 카프카의 삶과 작품을 통해 ‘가족’,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상식을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카프카는 자신의 모든 글의 대상이 ‘아버지’라고 고백할 만큼 부자관계와 가족의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고, 이런 고민을 자신의 작품에도 담았다. 이 책은 카프카의 이런 사유를 그가 처했던 시대상황, 아버지와의 관계, 세 번이나 감행한 약혼 등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카프카가 어떻게 작품을 통해 이런 상황들을 타개해 보려 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통해 떠나지도 않고, 굴복하지도 않고, 맞서 싸우지도 않으면서 낯선 존재로 ‘많은 발을 쳐들고 기어다니기’, 그럼으로써 ‘가족’이라는 상식을 여지없이 휘젖고 뒤집어 버리는 방법을 카프카에게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실제 개인사에 있어서나 작품을 통해서나 카프카가 가족을 문제 삼는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가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것이 어쩌면 제가 생각하는 피를 나눈 화목한 사이, 세상의 온갖 풍파로부터 나를 지켜 줄 안락한 울타리 같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카프카가 ‘아버지’를 어떤 존재로 정의하는지, 또 우리 각자를 출현시키는 이 근원적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강의는 카프카가 생각한 ‘가족’에 대한 저의 짧은 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카프카는 육식을 대단히 싫어했는데 어째서 씹는 턱이 발달한 여성을 사랑한다고 했을까요? 말년에 그가 쓴 작품 「어느 단식 광대」를 통해 추론해 보자면, 씹어야 할 것이 타인의 살이 아니라 나의 허물 나의 살덩이여야 하니까 그렇습니다. 「어느 단식 광대」의 주인공은 굶으면서 그동안 자신을 먹이고 살렸던 것을 되돌아봅니다. 그런 식으로 자기를 뜯어먹으면서 먹어야 할 다른 것들을 탐색하지요. 다르게 먹고 다르게 살기 위한 도구로서의 턱은 카프카에게는 중요한 화두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보면 카프카는 육식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자기 몸을 불리기 위해서 타인의 생명을 도구나 재료로 삼는다는 생각에 강한 불쾌감을 표현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19-20쪽)
돈을 벌려고 했다는 것 자체로 누구를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물질을 제일 중요시하는 화폐 자본주의가 출항한 지도 꽤 되었는데요. 우리는 이 구조 안에서 어쨌든 오늘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카프카도 아버지의 탐욕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의 안락과 안전을 위해서, 돈으로 쌓은 그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못났다고 비웃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은 잘났다며 경멸하고 그 자신은 아직도 벌어야 할 것이 많다며, 늘 “부족해, 부족해”라고 중얼거리며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그 삶의 태도! 카프카는 그것이 참을 수가 없었어요. 아버지라는 표상은 그렇게 살지 않는 모든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그 자신도 만족스럽게 살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배양지였죠. 카프카는 경고합니다. 돈이 자신을 어떤 인간으로 만들고 있는가를 자각하지 못하면, 돈만 벌면서 살게 된다는 것을요. (36~37쪽)
카프카는 모든 미래주의, 목표지상주의 안에 들어 있는 현실 부정의 음습한 냄새를 딱 싫어했습니다. 카프카는 미래에 도래할 어떤 모습이 지금 살아가는 목표와 방향을 정해 준다는 점에서, 미래라는 메시아가 마치 아버지처럼 지금을 낳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잘 따져 볼까요? 사실 그런 메시아를 낳은 것은 지금의 나입니다. 왜냐하면 내 고통이 일거에 해결된 미래는 어쨌든 지금 내가 그린 미래니까요. 지금 내 삶을 음화(陰畫)라고 보고, 그 양화(陽畵)를 그린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나의 처지를 불행하다, 부족하다, 아쉽다고 평가하면서 만들어 낸 메시아니까 나야말로 이 메시아의 아버지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44~45쪽)
제가 계속 말씀드리겠지만, 카프카의 아들들은 절대로 아버지의 집을 박차고 나가지 않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집에서 ‘많은 발을 쳐들고 기어 다니기로’ 결심할 뿐입니다. 그는 아버지의 권위에 굴복하지도 않고, 달려들지도 않습니다. 그레고르를 보세요. ‘갑충’으로서 ‘개기는’ 거죠. 웃기는 점은 아들이 벌레가 되니까 이 아버지가 완전히 당황한다는 거예요. 말귀를 알아듣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처치하기도 힘들고, 굶길 수도 없고 먹일 수도 없고, 이런 놈을 자식으로 보기도 그렇고 안 보기도 그렇고. 상황 자체가 너무 답답해진 나머지, 아버지는 발을 구르며 꽥 소리치다가 지쳐 버립니다.(84~85쪽)
세 번이나 약혼한 그 자신을 빗대기라도 하듯, 그의 독신자들은 반혼인적이고 반가족적입니다. 하지만 반사회적이지는 않죠. 그레고르는 아버지를 곤충의 눈으로 보기를 원했을 뿐입니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그 역할로 바라보지 않고, 다양한 욕망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버지의 말이니까, 사회가 이런 것을 원하니까, 나라에서 이러라고 시키니까 등, 어떤 상식을 서로에게 강요하기란 어렵겠지요. 카프카는 어떤 규율이나 명분도 한 존재를 구속하기에는 그 힘이 턱없이 작다고 보았습니다. 그랬기에 그레고르가 순식간에 갑충이 될 수 있었지요. (108~109쪽)
책머리에
Intro
1부 _ 카프카, 세기말 프라하의 아들
세 번 약혼하는 남자
어느 유대인 가장의 꿈, 나에게 집을 달라!
메시아, 도래하실 나의 주인님?
2부 _ 성스러운 흡혈 가족 이야기
『선고』, 「시골의사」: 아들은 아버지를 낳고
「재칼과 아랍인」: 공동체, 한 줌의 기억으로 짠 그물
「가장의 근심」: 기원도 없고 목적도 없건만!
3부 _ 아비가 있어도 아이는 자란다
『변신』: 집 안의 갑충으로
『실종자』: 무리 속 아나키스트로
『성』: 영원한 독신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