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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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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38025 / 90쪽 13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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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나는 비애로 가는 차 그러나 나아감을 믿는 바퀴”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애틋한 목소리의 시 『혼자 가는 먼 집』(1992. 통쇄 32쇄)은 세간의 비참과 내면의 허기를 노래해온 허수경의 시집이다. 일말의 포즈 없이 진정성을 향한 열망으로 씌어진 시편들은 하나같이 버림받다, 아프다, 무너지다 같은 절망적 어사들로 짜여 있으나 동시에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불취불귀不醉不歸」?) 살아가려는 의지 또한 드러낸다. 그것은 “아린 손가락 끝으로 개나리가 피”(?「쉬고 있는 사람」?)어나리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하릴없이 죽지는 않겠다”(?「울고 있는 가수」?)는 애처로운 다짐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혼자 가는 먼 집』을 읽은 일은 삶의 지속이 곧 상처의 증식임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기꺼이 수용하며 나아가는 시적 고행을 조심스레 뒤따라보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한국 시사에 아름답고 처연한 목소리를 아로새긴 허수경의 애잔한 비가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공터의 사랑」 부분 디자인 노트 신해옥 1992년에 펴낸 『혼자 가는 먼 집』의 해설을 쓴 박해현 기자는 “허수경의 시에는 멈출 곳 없어 헤매는 유랑 가수의 마음이 그려내는 지도가 들어 있다. [……] 그 가수는 그런 의미에서 아프고 정처없이 건들거려야 할 뿐만 아니라 제 목소리와 곡조에 “버리고 떠나온 한 비럭질의 생애”(?「원당 가는 길」?)를 싣고서 그의 건들거림을 되새김질한다. 그 건들거림의 발자국이 만드는 옴팍한 속에는 “내일의 노래란 있는 것인가/정처없이 물으며 나 운다네”(?「늙은 가수」?)라는 신산한 세상살이와 막막한 방랑의 운명에서 길어올려진 눈물이 고여 있다”라고 했다. 2020년에 다시 펴내는 『혼자 가는 먼 집』의 리커버 한정판의 새로운 디자인은 분리될 수 없는 몸과 마음처럼, 그 지도 위에 누추하고 쓸쓸하게 남겨진 마음을 따라 시편이 발자국이 되어 그 뒤를 추적한다.

저자 소개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얻어놓고 유랑을 하는 것처럼 독일에서 살면서 공부했고, 여름방학이면 그 방마저 독일에 두고 오리엔트로 발굴을 하러 가기도 했다. 발굴장의 숙소는 텐트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임시로 지어진 방이었다. 발굴을 하면서, 폐허가 된 옛 도시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도시들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 도시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지상에서 영원히 거처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사무치게 알았다. 


서울에서 살 때 두 권의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을 발표했다. 두번째 시집인『 혼자 가는 먼 집』의 제목을 정할 때 그것이 어쩌면 나라는 자아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독일에서 살면서 세번째 시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를 내었을 때 이미 나는 참 많은 폐허 도시를 보고 난 뒤였다. 나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했다. 물질이든 생명이든 유한한 주기를 살다가 사라져갈 때 그들의 영혼은 어디인가에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공부하기를 멈추고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뒤로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산문집『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박하』『 아틀란티스야, 잘 가』『 모래도시』, 동화책『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 끝없는 이야기』『 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 그림 형제 동화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10월 3일 말기암으로 별세했다. 


 

책 속에서

목차

1.
공터의 사랑 | 불우한 악기 | 불취불귀(不醉不歸) | 울고 있는 가수 | 정든 병 | 흰 꿈 한 꿈
마치 꿈꾸는 것처럼 | 연등 아래 | 상처의 실개천에 저녁해가 빠지고 | 저무는 봄밤
명동, 카바이드불 | 혼자 가는 먼 집 | 저 잣숲

2.
저 나비 | 무심한 구름 | 사랑의 불선 | 바다탄광 | 산수화 | 쉬고 있는 사람
아버지의 유작 노트 중에서 | 골목길 | 서늘한 점심상 | 먹고 싶다… | 씁쓸한 여관방
산수화 | 아직도 나는 졸면서 | 하지만 애처러움이여 | 갈꽃, 여름 | 늙은 가수
정처없는 건들거림이여 |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 저 산수가

3.
저 누각 | 청년과 함께 이 저녁 | 도시의 등불 | 표정 1 | 가을 벌초 | 표정 2
꽃핀 나무 아래 | 봄날은 간다 | 기차는 간다 | 한 그루와 자전거 | 원당가는 길

4.
저 마을에 익는 눈 | 등불 너머 | 저 문은 어디로 갔을까요 | 나를 당신 것이라 | 거름비
불귀 | 시 | 남해섬엣 여러 날 밤 | 유리걸식 | 세월아 네월아 | 저이는 이제 | 산성 아래
내 속으로 | 백수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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