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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17446 / 125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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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푸른사상 시선 [101]
출판사 리뷰
원종태 시인은 거제 바닷가 마을에 산다. 그가 온 힘을 기울이는 일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생명 탐구이다. 특히,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을 안타깝고 따스한 마음으로 찾아내어 「긴꼬리딱새」처럼 이름을 불러준다. 그가 이름 불러주는 긴꼬리딱새, 남방동사리, 붉은발말똥게, 알락꼬리마도요, 아비, 애기뿔소똥구리, 갯게, 거제외줄달팽이, 팔색조, 풍란은 멸종위기종이다. 그가 불러주는 이름에 응답하면서 이들은 우리 곁으로 돌아와 아름답게, 눈부시게, 애처롭게 빛을 발한다. 남방동사리는 국내에서는 거제도 산양천에만 산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이 야행성의 민물고기를 시인은 산속 절간에 매달린 목어와 연결시킨다. (중략) 시인은 ‘우리 모두 멸종위기종’이라고 말한다. 꽃과 새와 바닷게뿐 아니라 우리 인간도 멸종위기종이다. 이번 시집 곳곳에서 위기에 처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시들을 만나게 된다. 만주바람꽃이란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시인은 ‘만주’라는 지명이 주는 아픔과 바람과 꽃이 결합되어 몰아치는 감정을 이렇게 노래한다. (중략) 거제 바닷가 마을에 한 시인이 산다. 그는 자신의 모든 안테나를 세워 생명을 탐구하고, 안타깝고 따스한 마음으로 이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긴꼬리딱새, 붉은발말똥게, 알락꼬리마도요, 아비, 애기뿔소똥구리 들은 멸종위기종이란 이름 대신 그에게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그는 숲의 세계를 통해 화살과 파괴를 넘어 치유와 생명을 탐구한다. 바위와 마삭줄과 방아깨비의 왼쪽 다리로 몸 바꿔 살아가는 존재를 꿈꾼다. ‘새와 나무는 우리의 친구요 구르는 돌은 우리의 사촌이라 하지 않던가.’ 거제 바닷가 마을은 시인의 우주이다. ― 이응인(시인) 작품 해설 중에서
많은 시들이 숲에서 왔다
나무 한 그루가 팔만대장경이고 숲이 화엄세상이다
걷는 사람은 알리라
숲으로 엮인 존재들을 최대한 많이 호명해주고 싶었으나 사랑이 넓지도 깊지도 못했다
풀과 나무와 새와 짐승을, 그림자를 이야기하느냐고 묻지만 그것은 다 사람 이야기다
새와 나무는 우리의 형제요 구르는 돌은 우리의 사촌이라 하지 않던가
인간의 시간은 얼마나 짧으며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모르는 것 앞에서 꿇을 수 있는 무릎이 있다는 것이 고맙다
우리 모두는 멸종위기종이다
귀한 존재로 스스로 서야 하고, 대우받아 마땅하다
팔만대장경을 베어 만든 종이에 서툰 것들을 또 적었으니 미안하고 미안하다.
붉은발말똥게
이미 물을 떠났으나
물을 버리지 못하여
물과 흙의 경계에 서성거린다
바다를 이미 떠났으나
두 눈 가득 차오르던 짠맛을 잊지 못하여
민물과 바닷물 사이에 집을 짓고
두문불출,
보이지 않는다
갈대숲을 요란하게 헤매고
굴 속에 시끄러운 귀를 밀어 넣어 보았다
죽은 고기를 던져놓고
시간을 접어 바위처럼 기다렸지만
너의 사랑법은 부재 혹은 멸종
갈댓잎은 초승달처럼 얼굴은 베고
설핏 붉은 발이 보였으나
도둑게 한 마리 게게게게
시간을 훔쳐 붉은 해 속으로 건너갈 뿐
너는 없다
없음으로써 너는 어디에선가 있다
꿈에 본 달
먼 곳에서 전화가 왔다
벌써 죽어서 그믐달 달그림자 같은
사람의 안부를 묻는다
오래전 친구라 한다
아마 시인이 됐을 것이라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아느냐고
마침 게 도감을 읽다가
엽낭게 페이지에서 머뭇거리고 있을 때였다
아주 작아서 꼬마게라고 부르기도 하고
담배 피우듯 모래알들을 마셨다 내뱉은
흔적이 염주알 같아 염낭게라고도 한다
경단 모양은 작은 달처럼 동글동글한데
잡으면 부서져서 모래가 되어버린다
잡히지 않아 꿈에 본 달이라고 한다
썰물 지고 달이 차오르는 모래밭에서 게는
열심히 모래알을 굴려 달을 토하고 당신도
어디선가 차오르고 있을까 보고 있을까
자작나무
나는 여기 있고
너는 거기서 빛나네
몸은 여기 있고
마음은 저기서 반짝이네
“한 번도 흰 발목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끝도 시작도 없는 설원을 검게 가르는 육중한 시베리아 횡단열차
수평 설원에 수직으로 달리는 흰 숲의 대열
사선으로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깊고 검은 눈동자
혁명에는 끼어들지 못하고 사랑에도 실패하고 인생을 탕진한 채
붉은 아궁이 자작나무처럼 자작자작 타들어가는 밤
그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위대한 패배의 길에 복무하리라는 것을
열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시인의 말
제1부
붉은발말똥게 / 긴꼬리딱새 / 제비 / 남방동사리 / 꿈에 본 달 / 알락꼬리마도요 / 비비새 / 아비 도래지 / 애기뿔소똥구리 / 버들치 / 갯게론 / 거제외줄달팽이 / 팔색조는 보이지 않는다 / 사막여우 / 아무렇지도 않은
제2부
꽃의 말 / 풍란 / 만주바람꽃 / 섬노루귀 / 수선화 / 연리목 / 처음 나온 나뭇잎 / 자작나무 / 꿩의바람꽃 / 팔만대장경 / 나뭇잎 편지 / 산벚꽃 / 은행나무 / 매화꽃 편지 / 썩은 화살이 숲을 이룬다
제3부
이슬은 풀잎의 눈 / 지리산 고운동 / 소나기 한 홉 / 가라산 / 평사리 편지 / 노자산 / 눈부처 / 첫눈 / 환상통 / 지리산 작설차 / 계절 / 모래톱 / 동천 / 성포항 / 윤슬미술관 / 학동 몽돌밭
제4부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 와현 바다 / 청사포 / 항구다방 / 바람이나 알 만한 것 / 역방향 좌석 / 바람 소리 / 황금빛 브라자 / 고것밖에는 / 누 떼가 살아가는 법 / 스무 살의 그 여자 / 천천히 먹어 / 가로수 / 먹과 색 / 진주 사람 강상호
? 작품 해설:가만히 들여다보는 생명 탐구 - 이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