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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조종사 요슈타인 가아더 장편소설

요슈타인 가아더 저 | 손화수 역 | 현대문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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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885485 / 408쪽 124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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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낯선 이의 장례식을 찾아다니는 언어학자 그의 고백이 담긴 편지가 전하는, 영혼과 외로움, 언어에 대한 아름답고 쓸쓸한 이야기 60대의 언어학자, 야코브 야콥센은 신문에서 본 부고에 어김없이 장례식장을 찾아간다. 고인과의 추억을 풀어내는 야코브의 유려한 말솜씨에 주위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지만, 장례식이 끝나면 그는 또다시 홀로 남는다. 가족도, 친척도 없는 외로운 삶에서 그와 함께해주는 이는 오랜 벗 펠레뿐이다. 그러나 직설적인 펠레 때문에 야코브는 종종 곤란에 처하기도 한다. 2001년 어느 날, 야코브는 옛 스승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런데 그가 스승과의 일화들을 들려주자, 유족들은 왠지 의심의 눈빛을 보내고, 야코브는 어색하게 그 자리를 떠난다. 그날 이후, 다른 장례식장들에서 스승의 유족과 계속 마주치게 되는 야코브는 곧 자신의 비밀이 탄로 날지도 모른다고, 즉 자신은 고인들과 아무런 친분도 없는 사이이며, 기이하게도 낯선 이들의 장례식을 찾아다니는 한낱 외톨이일 뿐임을 들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꼭두각시 조종사』는 어느덧 노년에 접어드는 언어학자가 한 여인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편지로 적어 보내는 서간체 소설이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유구한 언어의 역사 속에서 소속감을 찾는 고독한 언어학자의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삶의 고백은, 수천 년에 걸친 언어의 세계와 맞물리면서 한 존재의 광활한 뿌리의 지도를 펼쳐 보인다.

저자 소개

  • 저자 : 요슈타인 가아더
저자 : 요슈타인 가아더
1952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났다. 오슬로 대학에서 사상사와 신학, 북유럽 문학을 공부했고, 대학 졸업 후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철학, 신학, 문학을 가르쳤다. 1986년 첫 번째 단편소설집을 발표하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어 여러 편의 소설과 단편을 비롯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작품들을 썼다.
1990년 가아더는 『수상한 빵집과 52장의 카드Kabalmysteriet』에서 열두 살 소년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여행을 통해 존재에 대한 성찰에 가 닿는 이야기를 선보이며 그해 노르웨이 문학비평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아동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때 가아더는 젊은 독자들에게 철학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 이듬해 『소피의 세계 : 소설로 읽는 철학』을 펴냈다. 철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꼽히는 이 책은 전 세계 64개 언어로 번역되어 45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후 그는 전업 작가로 전향하여 창작 활동에 전념했다. 대표작 『소피의 세계』를 통해 청소년 소설 작가로 주로 알려지긴 하였지만, 그의 소설 다수는 어린이부터 성인 독자층에게까지 폭넓게 사랑받았고, 능수능란한 메타픽션 요소 활용으로 문학성과 철학적 사유를 동시에 담아냈다고 평가받았다. 1993년 『거울 속, 수수께끼 속에서I et speil, i en g?te』로 노르웨이서점협회 올해의 작품상 수상, 그 밖에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상 (1994), 이탈리아 반카렐라상(1995) 등을 받은 그는, 2005년 그간의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노르웨이 성 올라브 훈장 기사 및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편, 가아더는 1997년에 아내와 함께 국제 환경상인 ‘소피상’을 제정하여 2013년까지 운영한 바 있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인권 향상과 지속 가능한 개발 지원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는 현재 아내와 성인이 된 두 아들과 함께 오슬로에서 살고 있다.

역자 : 손화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학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1998년 노르웨이로 이주한 후 크빈헤라드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쳤다. 2002년부터 노르웨이 문학을 번역해 국내에 활발히 알리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노르웨이번역인협회 회원이 되었고 같은 해 노르웨이해외문학협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번역가상>을 받았다. 현재 스테인셰르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가르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요슈타인 가아더의 『피레네의 성』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를 비롯해 『벌들의 역사』 『나의 투쟁』 『파리인간』 『피렌체의 연인』 『루시퍼의 복음』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손화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학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1998년 노르웨이로 이주한 후 크빈헤라드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쳤다. 2002년부터 노르웨이 문학을 번역해 국내에 활발히 알리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노르웨이번역인협회 회원이 되었고 같은 해 노르웨이해외문학협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번역가상〉을 받았다. 현재 스테인셰르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가르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요슈타인 가아더의 『피레네의 성』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를 비롯해 『벌들의 역사』 『나의 투쟁』 『파리인간』 『피렌체의 연인』 『루시퍼의 복음』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삶을 산다는 것은 서사의 한 장르입니다
_85쪽

그로부터 일주일 후, 나는 또 다른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다시 일주일이 흐른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매주 장례식장을 찾는 일은 서서히 나의 습관 또는 삶의 한 형태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악습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가족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곤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_217쪽

거의 3년 동안 함께 살았던 내 아내도 친척이라곤 없는 가난한 가정에서 나처럼 외동으로 자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결혼한 후에 자식을 낳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결혼 생활은 비옥하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펠레조차도 들어설 자리가 없었지요. 레이둔과 나는 소위 함께 살긴 했지만 우리의 결혼 생활은 또 다른 형태의 외로움일 뿐이었습니다.
_221쪽

나는 왜 언어의 뿌리와 계보에 이처럼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내겐 뿌리와 계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도유럽어족 계보를 제외하고선 내가 속한 가족적 계보는 찾을 수 없습니다. 물론, 나도 한 인간의 소속감이나 정체성은 언어와는 별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할링달 사투리를 듣고 사용하며 자랐습니다. 할링달 방언은 노르웨이어의 일족이며, 노르드어 또는 북게르만어군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북게르만어군은 게르만어족에 뿌리를 둡니다. 게르만어족에서 갈라져 나온 어군은 북게르만어군뿐만이 아니라, 영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프리슬란트어, 이디시어를 포함하는 서게르만어군, 고트어를 포함한 동게르만어군도 있습니다. 고트어는 현재 사멸하여 사용되지 않지만, 그 옛날에는 기록문자로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300년대 중반에 고트어로 기록된 울필라스 성경은, 룬 문자와 고대 게르만 문자를 사용한 기록물을 제외하고선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게르만어족은 인도유럽어족에서 갈라져 나온 하나의 가지일 뿐입니다.
내게는 자식이나 손자가 없습니다. 형제자매나 부모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언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언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해 있으며, 아이슬란드부터 스리랑카에 이르는 지역에 걸쳐 수많은 친척과 자손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계보를 자랑합니다. 또한 이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6,000년 전이라는 시간적 공간과 접하게 됩니다.
_279~280쪽

욘욘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세 명의 남자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외딴 유로파 도로변을 걷는 모습을 떠올리니 문득, 깊은 슬픔이 찾아들었습니다. 그토록 아련하고 깊은 슬픔을 느껴본 지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것은 마치 마그리트의 그림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슬픔을 닮은 이상한 느낌과도 비슷했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감이었을까요. 나는 금방이라도 울컥 쏟아질 것만 같은 눈물을 참아내려 무진 애를 썼습니다.
(…) 문득, 끝이 다가왔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세상에서의 삶이 기적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만 경험하는 일일까요.
_346~347쪽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계선은 죽음과 삶 사이를 가르는 선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 사이를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 있건 죽어 있건 간에 함께할 수 있는 벗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조차 외부인으로, 아웃사이더로 덩그러니 홀로 서 있습니다. 나는 페리에 무임승차를 한 사람입니다. 나는 현재 살아 있는 자, 또는 한때 살아 있었던 자들의 사회에 속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_362~363쪽

목차

들어가는 말 : 인도유럽어족

2013년 5월, 스웨덴 고틀란드섬

에리크
안드리네
루나르
그레테 세실리에
펠레
안드레아스
스벤오케
욘욘
앙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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