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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8580854 / 271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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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란, 권희,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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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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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칼라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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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지금껏 특별히 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내 자리에 서 있는 것뿐입니다. 양치는 목동처럼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무엇 하나 욕심을 내어 이루고자 한 것도 없고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며 성실히 걸어왔습니다. 아무 미련이 없습니다.
다만 감사한 것은 많은데 그 빚을 다 갚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지금까지 받은 은혜를 갚아야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은혜의 빚은 또 늘어납니다. 몸은 늙어 고목이 되었는데 하늘같은 은혜는 계속 쌓여만 갑니다. 살아서도 못 갚은 부모의 은공은 죽어서라도 갚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기에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그동안 저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받아온 사랑과 격려에 어찌 화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 도전장을 내듯 맨몸으로 뛰쳐나오다시피 했습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지만 대신 만물이 책이 되어 주었고 몸이 연습장이 되어 주었습니다. 생존을 위해 귀천을 가리지 않고 몸이 부서져라 일했습니다. 쓰러졌다 일어 섰다를 반복하며 몸 성한 곳은 없지만 경험이 남겨졌습니다. 흙에 짓이겨진 삶이었지만 그 삶을 통하여 배웠습니다.
그 삶이 혹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이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살아온 삶의 궤적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못 배웠다고 생각하여 주저앉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위로를 건네고 싶습니다.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이정표가 되어주고 길을 걷다 지친 사람들에게 앉아서 쉴만한 그늘이 되어 준다면 다행이지 않겠습니까. 늙어도 가치 있는 존재로
누군가에게 쉼을 선사한다면 그것만큼 멋진 일이 또 있겠습니까.
-프롤로그 숨, 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