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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문양 박우담 시인

박우담 저 | 황금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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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205829 / 12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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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1부 자귀꽃 그림자에 앉은 깃털이 흔들려요 새가 개울물 소리에 맞춰 깃털을 흔들고 있어요 시간의 깃털이 당신의 심장에 쌓여요 그림자를 슬며 당신이 개울 속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태피스트리 ― 섬 어둠이 섬을 수놓는다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있던 그림자 실오라기 빠지듯 달아난 호수 호수는 그 많던 그림자를 어디로 보냈을까 어둠 속으로 기억이 흘러갔다 어둠으로부터 어둠에까지 발목에 걸린 너의 이름은 잊혀졌지만 물속을 더듬으면 손에 닿을듯한 너의 실루엣? 끝없이 이어지던 물결이 가시처럼 그림자를 삼켜버렸다 먹다 남은 섬을 베어먹듯 발목에 걸려있는 덜 벗겨진 속옷을 다른 발로 벗기듯 노을 밖으로 던져진 너의 매듭들? 태피스트리 1 여분의 바람이 분다 날개로 깨어나고 날개 위에 잠드는 바람 고추잠자리 트랙 너머를 맴돌고 있다 버거워 보이는 날개로 끝이란 없다 그 너머가 있을 뿐 2 바람에 시달린 날개가 수놓고 있는 그림 인조잔디 씨앗만큼 많은 날갯짓으로 그림자를 풀어주며 당기는 때때로 천을 붉게 물들이는 바람 무리에서 이탈한 녀석이 트랙은 안중에도 없이 곧장 날아 자기 몫의 그림을 새긴다 3 때때로 앞으로, 뒤로, 옆으로, 나를 따라다니던 그림자 갈 곳이 정해진 듯 날갯짓이 계절의 문양을 수놓는다 운동장을 벗어난다는 건?그림자와 색의 여분을, 경계를 알아차리는 것 4 나는 너머와 너머를 서로 연결하는 내 날개의 매듭을 묶는다

저자 소개

  • 저자 : 박우담
저자 : 박우담
박우담 시인은 1957년 진주에서 태어나 2004년 『시사사』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구름트렁크』 『시간의 노숙자』 『설탕의 아이들』 『계절의 문양』 등이 있다.

머리말

작가의 말

발 내딛는 곳이 길이다
어디로 걸아왔는가 어디로 걸어갈 것인가
깊이 생각하면서
그 발걸음들을 조심스레 묶어본다
이 시집은 얼마 전 먼 길을 나선 어머니께 바친다
그리고 늘 곁에서 발걸음을 더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린다
2020. 6

책 속에서

1부

자귀꽃

그림자에 앉은 깃털이 흔들려요 새가 개울물 소리에 맞춰 깃털을 흔들고 있어요 시간의 깃털이 당신의 심장에 쌓여요

그림자를 슬며 당신이 개울 속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태피스트리
- 섬

어둠이 섬을 수놓는다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있던 그림자
실오라기 빠지듯 달아난 호수
호수는 그 많던 그림자를 어디로 보냈을까

어둠 속으로 기억이 흘러갔다

어둠으로부터 어둠에까지
발목에 걸린 너의 이름은 잊혀졌지만
물속을 더듬으면 손에 닿을듯한 너의 실루엣

끝없이 이어지던
물결이
가시처럼 그림자를 삼켜버렸다

먹다 남은 섬을 베어먹듯
발목에 걸려있는 덜 벗겨진 속옷을
다른 발로 벗기듯

노을 밖으로 던져진 너의 매듭들

태피스트리

1
여분의 바람이 분다

날개로 깨어나고 날개 위에 잠드는 바람
고추잠자리 트랙 너머를 맴돌고 있다
버거워 보이는 날개로

끝이란 없다 그 너머가 있을 뿐

2
바람에 시달린 날개가 수놓고 있는 그림
인조잔디 씨앗만큼 많은 날갯짓으로 그림자를 풀어주며 당기는 때때로 천을 붉게 물들이는 바람

무리에서 이탈한 녀석이 트랙은 안중에도 없이 곧장 날아 자기 몫의 그림을 새긴다

3
때때로 앞으로, 뒤로, 옆으로, 나를 따라다니던 그림자
갈 곳이 정해진 듯 날갯짓이 계절의 문양을 수놓는다

운동장을 벗어난다는 건그림자와 색의 여분을, 경계를 알아차리는 것

4
나는 너머와 너머를 서로 연결하는 내 날개의 매듭을 묶는다

그림자 1

1
의자에 걸친 패딩
짐승의 눈빛으로 섬뜩하리만치 골목을 응시하고 있다

2
식은땀을 닦는 담배 연기가 내 발뒤꿈치를 물어뜯는다
사내들의 바짓가랑이에 끼인 골목 가로등

날벌레처럼 떼 지은 별빛, 눈썹 가까이로 덤벼드는 그림자, 꿈은 늘 가위눌림에 묶여 있다

3
보이지 않지만 수상한 계절처럼 신발 끄는 소리 들려오고,
이어폰 속으로 들리는 내 숨소리 들린다

뭐든 올 테면 와봐!

눈을 뜬다
호흡과 함께 눈꺼풀이 열리고 피뢰침을 타고 내려온 꿈이 방전되었다

4
꿈을 쟁여놓은 골목이 자막처럼 펼쳐진다

순간이 나의 것이지만
무덤처럼 내 꿈속에 내가 맘대로 갈 수 없다

별빛 무도회

몽상에 잠기는 당신
먼저 온 발자국은 지워지고 그 자리에 탐욕스런 그림자가 비스듬히 엉켜 붙는다

늘 망막 둘레만큼 풀어지고 감기는 그림자

잡초에 가려 볼 수 없었던 몽상에 잠긴 당신의 영혼을
증오와 상처로 부푼 비밀을 고백할 수 있을까

몽상에 잠길 때당신의 망막을 통해 도취된 시간의 이파리가 꿈과 뒤섞인다
표현할 수 없는 빛 알갱이와 숨의 그림자는 샴

서로 틈새를 만들기 위해 있다는 듯
당신의 숨구멍 가장 깊은 곳에 비밀이 있다는 듯
증오와 상처로 부푼 어둠과 빛이 흘러나온다

헝클어진 실밥처럼
찢어진 혈관처럼
비밀 안에서 기울어진 비밀이
당신이 흘러내린다

서로 떨어져야 할 운명
당신은 처음이자 마지막 길을 떠난다
망막이 뿌려놓은
수천의 꿈과 뒤섞인 채

네안데르탈 16
- 새벽

안개 덤불에서 고양이의 눈빛이 번진다
불안의 징후를 찾아다니는

고양이의 눈길에 헛기침하며 다가오는 그녀는 재즈풍의 시스루를 걸쳤다
슬픔을 잉태한 올이 비치는 가슴
숱한 사연
벗겨진 청춘

관음증처럼 집요하게 접근하는 곁눈질의 눈동자들

무시무시한 음역을 가진 안개와 이종교배한 그녀는 슬픔의 낌새가 살짝 비친다
우울, 분노, 광기
그 모든 것이 그녀의 가슴에 있다

불안은 이미 은밀한 약속인 듯
거미줄로 지은 천인 듯
온몸에 엄습해오는 물안개 덤불에는
처음 시도한 음역
연주자의 손가락
쭈뼛한 고양이털처럼 먼저 온 두려움의 징후가 번진다

그녀가 직조한 물안개 덤불이 헛기침과 함께 유령처럼 흔들린다

종種이 다른 올과 올 사이로
죽은 자의
눈물과 피가 번져있는 물안개

목차

1부

자귀꽃·12
태피스트리 ― 섬·13
태피스트리·14
그림자 1·16
별빛 무도회·18
네안데르탈 16 ― 새벽·20
그림자 2·22
손금·23
수박·26
소문·28
태피스트리 ― 네온사인·30
고양이·31
베아트리체의 미로·32

2부

유등·36
새를 강물에 던졌다·37
태피스트리 ― 추억·38
물푸레 극장·40
축구공 ― 유령이 나오는 시간?·42
그림자 ― 감꽃 ·44
네안데르탈 17 ― 플랫·46
거미 2·48
열세 번째 축구공·50
낙엽·52
꿈·54
초록 거미·56
네안데르탈 18 ― 뒷골목·58
버드나무·61

3부

운동장·66
이방인·67
길·68
내원골·70
맹그로브 숲·72
그림자 ― 까치밥·74
남강둔치·76
태피스트리 ― 낙엽·78
버드나무 2·80
산수유 3·82
벚꽃·84
봄·86
별똥별·88

4부

덕천강·90
아찔하다·91
달맞이꽃·92
그림자 ― 수몰지구·94
남강 유등·96
그림자 ― 쪽배·97
남강·98
그림자 ― 예하리·100
게·102
내원사 계곡·104
그림자 ― 장당계곡·105
합천호·106
산수유 4·108

해설 | 권온
빛과 어둠, 삶과 죽음의 콜라주·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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