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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강철도 세월 앞에
몸을 녹여 자신을 그린다
하늘과 대지의 옷을 입는다
바람의 집으로 돌아간다
슬픔과 겸허의 사막을 걷는 순례자여
나는 그대 입술에 녹고 싶다
하얀 뼈를 감싸는 바람처럼
다시 태어나고 싶다
바람의 경지
어딘가 허한 구석이 있다 허기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바람의 철칙, 몰아치며 부는 바람이 내 눈으로 침투한다 내 눈에도 빈자리가 크다 눈물샘이 고비사막의 호수처럼 말라버린 걸까
눈을 감고 생의 비늘을 지키자 2억 4천5백만 년 전, 물고기였을 때를 생각하며 퇴화된 아가미를 부활시키자 아가미를 잎사귀로 진화시킨 저 나무들처럼 귀를 열고 입을 열고 바람을 대하자
내 마음의 허기를 향해 바람이 분다, 감미로운 독주다 봄의 등짝을 뒤집어 보자 껍데기를 열고 닫는 하루의 일과를 벗어버리자
한쪽 뺨을 접어 다른 쪽 뺨을 두들기자 부드러운 솜털을 따라 푸른 혈맥이 풍기는 풋내를 맡자 눈물샘이 솟을 것만 같다 오늘은 바람의 채찍으로 졸고 있는 젊음을 밀어붙여 보자, 용서할 수 없는 일들과 손끝에서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불면의 꿈들을 향해
허공의 미로에서 나의 그림자가 산란할 때, 흩어지는 푸른 비늘들이 진언을 구하고 아카시아 꽃잎들이 나뒹굴고 송화가 산을 차고 오를 때 오월은 능숙하게 때를 알아차린다 깃발이 혀처럼 일어나 춤춘다
바람이 간다 내 눈을 통과하여 망각의 그물을 찢고 몸을 화살처럼 겨누고 간다 독백의 힘이다 세상이 기우뚱한다 아이들이 뛰고 시간의 겨드랑이가 열리고 나무의 손끝이 바람의 옆구리를 연주한다
빛의 공명이 그리움의 공간으로 포집된다 나무의 몸이 열리고 긴 울림통으로 바람의 선율이 몰려든다 숨소리를 토하며 바람이 운다 울음 안으로 가야겠다 울음통이 되어 허한 구석으로 몰려가야겠다
시인의 말
제1부
4월의 변압기\t13
쥐똥나무 울타리\t14
아비새\t16
바람의 경지\t18
오월에 관한 보고서\t20
쓰다듬질\t22
석양에 물 주다\t24
촛불\t25
시간 관찰자\t26
둥지\t27
고깃집 식탁에 앉아\t28
봄을 찍다\t30
낙엽송\t31
그냥 고구마\t32
불어라 바람\t33
제2부
카르텔 사랑\t37
염통\t38
잠시 잠깐\t40
천안역 까치 부부\t42
나는 바람이 좋다\t44
금강 하구에 서서\t46
피핑 톰\t48
진심 먹다\t49
서울 비둘기\t50
금강\t51
일요일 아침\t52
하루살이가 하루살이에게\t54
나와 나타샤와 초록 말\t55
제3부
골디락스 존\t59
불공\t60
쌀비\t62
소금산\t64
가을 이야기\t65
침묵의 혀\t66
폭탄\t68
물치에 가보았지\t70
조아\t72
어느 날 문득\t73
블라섬\t74
늦은 간절함\t75
기둥\t76
제4부
?월 !일\t81
소나기\t82
나뭇잎 의자\t83
여름날의 초대\t84
아몬드 미소\t86
라떼는 말이야\t87
밤의 지도\t88
자두\t89
야누스\t90
바람의 눈동자\t92
묘비명\t94
허깨비 춤\t95
지현옥\t98
먼 길\t100
해설
임지훈 미약한 것들을 위한 허공\t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