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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감은 두눈이 다시는 떠지지 않기를

김명훈 저 | 바이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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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772079 / 284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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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스물두 살 문학청년의 충격적 데뷔작. 작가 김명훈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지금 감은 두 눈이 다시는 떠지지 않기를》은 ‘행복’과 ‘결핍’이라는 두 화두를 머릿속이 아닌 삶 전체로 빚은 작품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 역시 자신의 세상에서 주인공, 주체가 되어 행복하기를 기대한다. 혹여 이 소설이 독자들의 행복한 나날 속 몇 시간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결핍된 세상에서 행복과 격리된 삶, 우울한 자신을 딛고 행복을 찾아 나서는 길을 함께 걸어보자.

출판사 리뷰

저를 죽여주세요 “이 신사에 셀 수 없이 와서 기도를 드렸지만, 이 방법이 맞는지는 모른다. 뭐 크게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간절함이니까. 신을 믿지 않아도 인간의 간절함은 진실될 때가 많고 나 역시 그렇다. 나는 오늘도 손을 모으고 수없이 반복했다. ‘저를 죽여주세요.’” 도윤은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유명 사립대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이다. 그런데 유학을 하게 된 이유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국제학교를 전전하다가 마지못해 선택한 결과다.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여러 가지 약을 처방받아 먹는 그에게 삶은 우울할 뿐이다. 단지 소원이 있다면 죽고 싶을 뿐. 작가 김명훈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지금 감은 두 눈이 다시는 떠지지 않기를》은 스물두 살 문학청년의 충격적 데뷔작이다. ‘행복’과 ‘결핍’이라는 두 화두를 머릿속이 아닌 삶 전체로 빚은 작품이다. 도윤에 대한 소개만 들어도 공감할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우울증이 감기와 같이 익숙한 시대지만 그 극복이 쉽지 않더라도 이 소설을 통해 당신 안의 그림자를 걷어내보자. 도윤, 오츠카레 “같은 학과에 있는 아이라 얼굴은 알지만 공통된 친구가 없어 서로 인사 한 번 해본 적 없는 그런 사이였다. ‘오츠카레(수고했어)!’ 아이처럼 웃으며 내게 인사했다. 그 목소리는 평생 화 한 번 안 냈을 듯 부드러웠다. 묘한 미소였다.” ‘호미’라는 상상의 존재와 ‘우리’의 숲에 있는 것만이 위안이었던 도윤에게 설레는 만남이 생겼다. 때론 은근하게 때론 노골적으로 혐한의 정서를 보이는 일본에서 유학생으로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자신과 정반대로 밝은 존재인 나츠코와의 만남은 설렘 이상의 복잡한 감정을 자아낸다. K-pop으로 젊은이들 중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비중이 늘었다고 해도 쉽게 가까워질 수 없는 장벽이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만남이 주인공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단순한 청춘 로맨스가 아니라 ‘결핍’과 ‘행복’이란 화두를 품고 우울과 사투를 벌이는 청춘이 힘겹게 내쉬는 날숨 같은 만남인 것이다. 서로에게 ‘수고했어!’라고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 아니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모두 사랑의 결핍이었을까? “아, 오늘은 그녀에게 그녀는 푸른 잎을 닮았다고 말해줘야겠다. ‘말해줄 걸 그랬다’ 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정말 내 정신병은 모두 사랑의 결핍이었을까? 확언할 수 없다. 난 아직도 결핍이 현현한 세상이 증오스럽고 이해 못 할 슬픔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여전히 버거운 자신과 부침 속에서도 도윤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가족과 친구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더욱 깊이 알아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츠코와의 만남은 도윤에게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나츠코와 신사를 다녀오며 잡은 손을 놓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도윤에게서 우리 시대의 결핍도 사실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녀 사이뿐만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우리 이웃 모두가 사랑이 부족하기에 결핍을 느끼는 것이리라. 행복을 찾아 나서는 길 “저는 삶 속 행복을 찾는 것이 서투른 편입니다. 그래서 사는 게 이리도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세상은 아직도 끝없이 우울하고 차갑기만 하네요. 하지만 제 진짜 바람은 세상 사람 모두를 통틀어 제가 가장 행복했으면 합니다. 제 삶의 주인공은 저이고 제가 바라보는 세상은 제 세상이니까요.” 저자는 자기 글의 돛은 너무나 뻔하게도 ‘행복’을 향해 있다고 한다. 그런데 12살의 나이에 우울증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중학교 1학년부터 중국, 일본 유학을 다녔으나 자퇴를 4번 한 그의 삶은 행복과는 멀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세상 사람 모두를 통틀어 자신이 가장 행복했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이기적인 바람이 아니다. 《지금 감은 두 눈이 다시는 떠지지 않기》를 읽은 독자들 역시 자신의 세상에서 주인공, 주체가 되어 행복하기를 기대한다. 혹여 이 소설이 독자들의 행복한 나날 속 몇 시간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결핍된 세상에서 행복과 격리된 삶, 우울한 자신을 딛고 행복을 찾아 나서는 길을 함께 걸어보자.

저자 소개

1999년 4월 1일 출생. 12살의 나이에 우울증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부터 중국, 일본 유학을 다녔으나 자퇴를 4번 하여 어느 곳에서도 졸업장을 따는 데 실패했다. 2020년 현재는 검정고시를 통해 입학한 와세다대학교 문학부 문화구상학과에 2학년으로 재학 중이다.

책 속에서

P. 43~44 5교시 강의를 듣고 오후 6시나 되어서 강의실을 나왔다. 도쿄 가을의 해는 애석히도 짧아, 어두움에 그 허전함이 배가 된 듯한 캠퍼스만이 피곤함에 지친 나의 하굣길을 동행했다. 그날도 내 삶의 허무함이, 무의미함이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밀려와 나를 아프게 했다. 그저 마음이 전부 녹아내려 남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 몸에서는 하나둘 가시가 튀어나왔고 난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줄까 발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 빨리 가야 했다. 누군가에게 또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 기대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정말 이상하게 이기적인 마음이 들었다. 자취방에 들어가 혼자 보내야 하는 밤이 너무 싫었다. 그 아픔이 무섭고 혼자 버틸 내가 가여웠다. 재촉하던 발걸음은 느려졌고 공포가 내 몸을 휘감았다.
눈물이 왈칵 날 것 같아 비틀거리던 발걸음을 멈춘 채 눈을 감았다. 누가 볼까 손으로 눈을 가리며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눈을 감은 체 했다. 손을 내리고 잠시 감았던 눈을 떴을 때 내 앞에 그 아이가 서 있었다. 그 아이에게는 좋은 향기가 났다. 봄의 벚꽃 같은 향기가. 내 어깨 정도 오는 키, 큰 눈에 높은 코, 작은 얼굴, 단아하게 묶은 머리, 이 아이는 일본인이라 보기 힘든 동서양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학과에 있는 아이라 얼굴은 알지만 공통된 친구가 없어 서로 인사 한 번 해본 적 없는 그런 사이였다.
“오츠카레(수고했어)!”
아이처럼 웃으며 내게 인사했다. 그 목소리는 평생 화 한 번 안 냈을 듯 부드러웠다.
묘한 미소였다. 분명 순수함이 가득 들어 차 있지만 이상히도 아련하고 또 뭔가 허전했다. 그녀의 무언가에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내 몸의 가시는 한순간 모두 사라졌다. 그녀의 미소에 화답으로 난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것과 견줄 수 없는 내 것이 창피했지만 나도 인사하고 싶었다.
“오츠카레.” 


P. 106~107 분명히 부모님이 내게 주는 것에 감사해야 하며 그들의 선물인 내 삶을 소중히 해야 할 의무가 내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들의 선물이 너무나 아프다. 너무 쓰리고, 또 고통스럽다. 이것이 내가 타국에서 걱정스레 전화한 부모님의 전화를 형편없이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고 또 집에 점점 가고 싶지 않아지는 이유이다. 뭐 이유와 변명은 한끝의 차이 밖에 안 날 때가 많지만.
깊은 수렁에서 탈출해 찾은 ‘우리’의 숲은 미로와 같았다. 붉은 나무들이 옆을 가로 막아 그의 행동에 제한을 두었다. 높은 나무들 위로는 저 멀리 희고 둥근 달이 보였다. 아니, 토끼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 달에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로의 끝없음에 그는 주저앉는다. 아무리 걸어도 답답함과 제자리만이 있을 것 같았다. 그때, 호미가 숲의 나무를 치며 나타났다. 그의 칼 질 한 번 한 번에 커다란 벽 같았던 나무들이 이지러졌다. 호미는 그에게 다가갔다. 호미의 손에는 달이 들려 있었다. 그는 토끼를 받아안았다. 호미는 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속삭였고 그는 또 한 번 행복이라는 미소를 탐욕스럽게 지을 수 있었다. 


P. 281~282 우리는 신사를 나오며 다시 손을 꼭 붙잡았다. 이제 우리는 함께 내 자취방으로 갈 것이다. 나츠코가 ‘나츠코 특제 계란말이’를 해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밤에는 함께 킨타로에 갈 생각이다.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착한 내 여자친구를 쿤상에게 자랑하고 싶어졌다. 쿤상뿐만 내가 아는 모두에게 자랑해대고 싶다. 누구를 만나든 난 나츠코의 손을 꼭 잡고 있을 것이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이 손을.
아, 오늘은 그녀에게 그녀는 푸른 잎을 닮았다고 말해줘야겠다.
‘말해줄 걸 그랬다’ 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정말 내 정신병은 모두 사랑의 결핍이었을까? 확언할 수 없다. 난 아직도 결핍이 현현한 세상이 증오스럽고 이해 못 할 슬픔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아직도 약이 필요하며 부모님의 전화를 형편없는 목소리로 받아댄다. 앞으로도 부모님의 속을 아프게 하는 일만 가득할 수도 있다. 호미의, 아니 ‘나’의 숲 역시 내 마음 깊은 곳 어딘가 아직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이 죽도록 싫다. 하지만 난 지금 나츠코와 손을 맞잡고 있고 그 덕에 조금 행복하다. 죽도록 싫지만 그녀를 위해,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을 위해, 또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정말 죽을 수는 없다. 

 

 


목차

작가의 말

10월
11월
12월
1월
2월
3월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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