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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613175 / 176쪽 112 x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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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이가 다섯 살이 되어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이었다. ‘어느새 이렇게 컸지?’ 훌쩍 커버린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이는 성큼성큼 자라는데 나만 제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나도 아이처럼 성장하고 싶었다. 더 이상 진통제에 의지하지 않고 내 안의 힘을 키우겠다고 결심한 날이었다. 무엇보다 나를 둘러싼 100% 농도의 우울하고 무기력한 공기를 깨고 싶었다. 13쪽
지인의 설명에 따르면 페퍼민트 오일을 머리에 바르면 두통이, 명치에 바르면 체기가, 향을 흡입하면 비염이 나아진다고 했다. ‘뭐야? 만병통치약이야?’ 하고 웃었지만 어쩌면 매일 먹는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반신반의하며 사용했던 페퍼민트 오일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15쪽
매일매일 커피숍으로 출근해 9시부터 12시까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하루 세 시간씩 보냈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될 때까지 계속된 루틴이었다. 어쩌면 시간을 보냈다기보다 차곡차곡 쌓아 나갔다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다. 21쪽
내가 만들어 놓은 시간에,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아로마테라피공부였다. 책에서 배운 내용을 내 몸에 직접 적용하면서 나름 임상 실험도 해 보고, 오일을 오남용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마저도 즐기며 아로마 오일들에 푹 빠졌다. 아로마 에센셜 오일의 효능과 효과를 하나하나 느끼면서 알아가니 아로마테라피의 매력에 더 빠져 들었다.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을 일인가 싶을 정도로 그 시간이 좋았다. 무엇보다 각각의 식물이 가진 고유한 치유 능력이 사람 몸에서도 비슷하게 작용한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23쪽
아무튼 이 세 가지 오일을 나만의 황금 비율로 블렌딩하고 호호바 오일에 희석해 갈색 병에 담았다. 그리고 비장한 마음으로 라벨을 붙였다. 그 블렌딩 오일의 이름은 ‘합격’이었다. 어떠한 은유나 비유도 없이 그저 간절함을 담은 직관적인 네이밍이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목 뒤와 어깨, 손에 발라 마사지를 하고 손바닥에 남은 향을 깊게 흡입했다. 그리고 ‘한 번에 합격한다’라고 나즈막이 읊조렸다. 자기 최면이랄까. 나는 그 해 한 번에 합격했다. 35쪽
로즈마리는 나폴레옹이 가장 좋아했던 향으로도 유명하다. 전쟁 중 전략을 짤 때 로즈마리 화분을 곁에 두고 항상 향을 맡았으며, 작은 키 때문에 생긴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갖는 데도 로즈마리 오일을 이용했다. 로즈마리 향을 맡은 학생과 아무 향도 맡지 않은 학생들을 비교한 실험에서 로즈마리 향을 맡은 학생들의 성적이 더 높게 나왔고, 기억력 테스트에서도 점수가 더 높았다. 아로마 램프에 떨어뜨려 향을 확산시키거나 휴대용 흡입기(인헤일러)에 담아 수시로 향을 맡아도 좋다. 다만, 로즈마리 오일의 향은 매우 강해서 소량만 사용해도 효과적이다. 36쪽
경기도 광명시 구름산 아래 아주 작은 창고에서 시작했지만 너무 큰 사랑을 받은 나머지 내 제품을 사러 온 사람들이 금뎅 마을(작업실이 위치한 마을의 이름) 밖까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그러나 그 달콤한 상상은 하루 만에 끝이 났다. 48쪽
이렇게 아이들에게 툭 던지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향을 설명하는 정답은 없다. 후각이란 굉장히 개인적인 영역이어서 느끼는 대로, 기억하는대로, 표현하는 대로, 그게 그 사람에게 정답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면 평가받는다는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더 편하게 표현한다. 언제나 정답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다 보면 향에 대한 자신의 취향이 드러난다. 57쪽
나는 항상 수업의 첫 시간을 오렌지 향으로 열었다. 여태껏 오렌지 향을 싫어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이 향긋하고 상큼한 향을 맡는 순간 딱딱하던 표정이 무장해제 되는 걸 많이 봐왔다. 특히 모임의 첫 시간에는 사람들이 긴장하기 마련인데 이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에 오렌지 향만한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렌지 향은 차가운 기운을 풀어 주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이완시켜 준다. 63쪽
그날 이후 06
페퍼민트 오일과 만나다 12
시간을 만드는 일 20
Omne initium est difficile 26
수험생을 위한 아로마 32
엄마에서 사업가로 38
블루보틀이 될 줄 알고 46
‘개’ 좋은 냄새 52
악동들을 만나다 58
안녕, 난 까만 카멜레온이야 64
자연과 연결되는 법 70
식물은 향기로 소통해요 78
짜이티와 프로스트 84
비오는 날의 아로마 92
향식(香食) 프로젝트 98
생리통 껴안기 104
행복이란 잘 자는 것 112
통증은 마음이야 120
어린이를 위한 아로마 126
작은 숲속의 달빛 132
아로마 오일 끝까지 사용하는 법 138
아로마 오일 구입법 148
나오며 155
하고 싶은 대로, 마음먹은 대로
부록 165
향기를 처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