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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극장

원제 : Ze Zivota Hmyzu (1921년)
시리즈 : 열린책들 세계문학 [344]

카렐 차페크 저 | 김선형 역 | 열린책들 | 201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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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2042 / 35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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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욕망과 잔악한 악행들로 흉측하게 일그러진 인류의 초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란히 불타고 끝내 사그라지는 <인간의 삶>은 아름답다. 형 요세프 차페크와 함께 창작한 「곤충 극장」은 체코의 연극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인기를 누리는 「곤충 극장」의 근본적인 힘은 사람을 벌레나 다를 바 없는 하찮고 무의미한 존재로 상정한 그 기본 설정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았던 작가 프란츠 카프카 또한 「변신」에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 소시민이 거대한 곤충으로 변해 죽음을 맞는 내용을 다루었던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소위 부조리에 대한 시대적 인식의 반영인 셈이다. 곤충의 세계를 여행하게 된 인간 관찰자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 극은 인간 존재와 무섭게 닮아 있는 곤충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을 보여 주며 진행된다. 차페크의 벌레들은 혐오스럽고 치졸하지만 속속들이 인간적이다. 그들의 욕망과 잔악한 악행들은 곧 흉측하게 일그러진 인류의 초상이다. 다만 카프카와 달리 차페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조리 속에서 위기를 맞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 찬란히 불타고 삶을 끝맺는 하루살이들의 아름다움과 같다는 휘발성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데 성공한다. 금세 사그라지는 것, 너무나 힘없이 짓밟히고 피 흘리는 것, 의미를 찾기에는 너무나 짧고 어리석은 존재, 이 유한성과 한계가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그리고 모든 살아 있는 것을 흥미롭고 신비스럽게 한다. 삶이 유한하고 덧없기 때문에, 치졸하고 소소하기 때문에 아름답고 또한 의미를 가진다는 차페크 특유의 테마는 「마크로풀로스의 비밀」로 이어진다. 불후의 팜므 파탈 에밀리아 마르티, 모든 남성들을 수수께끼 같은 매혹으로 유혹하고 완벽한 성악으로 사로잡는 이 프리마 돈나는 알고 보면 3백 년의 생을 뒤로한 불사신이다.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무의미한 욕망의 상징처럼 세대를 이어 가며 1백 년을 끌어 온 그레고르의 소송은, 에밀리아 마르티의 등장과 함께 짧고 처절하고 화려한 드라마로 변신한다. 소소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일상도, 그 속의 짧은 사랑과 늙으면 시들 열정도, 시든 장미 꽃다발처럼 쉽사리 휘발하는 무대의 감동이라도, 유한하고 덧없기에 의미가 있음을 차페크는 이 슬프고도 우스운 극으로 역설한다. 이처럼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향한 인간 욕망의 철저한 허망함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연극은 초인이 아닌 <평범한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덧없는 욕망과 아름다움, 지극히 일상적인 디테일, 그것이 곧 <사람>이며 <사람다움>이니……. 화려한 불멸의 유혹을 뿌리치고 평범한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휘발성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것, 이는 기자로서 매일 쓰던 칼럼 속에서도 차페크가 늘 주목하고 돌아보던 주제였다. 언론인으로서 이상적인 시민 사회를 꿈꾸며 <체코 자유 민주주의 공화국>을 열정적으로 옹호한 것도, 목숨을 걸고 반(反)나치 운동에 앞장선 것도, 오로지 이처럼 휘발적인 아름다움과 덧없는 욕망과 일상적인 디테일로 충만한 <사람>의 <삶>을 근심하는 행보였기 때문이다. 인류라는 추상이 아닌 <사람>이라는 실존을, 공허하게 현혹하는 수사나 클리셰가 아닌 명료한 언어를 바라보는 차페크의 시각은, 현란한 수사를 동원한 군중 선동가였던 히틀러의 이데올로기가 품은 무서운 위험성을 즉각적으로 알아차렸다. 1937년 발표한 「하얀 역병」은, 스스로 인간의 조건을 초월한 초인이라 착각하는 독재자와 근시안적인 개인들의 뒤틀어진 이기주의가 결합해 파국을 초래하는 과정을 그린 희곡이다. 이 작품은 독일에서 히틀러와 나치즘이 승승장구하게 된 과정을 적나라하게 ? 거의 숨김없이 ? 그려 낸다. 청년 실업, 경제 독과점, 군수 산업과 정치권력의 결탁, 소시민의 이기주의와 침묵하는 이상주의까지. 그러나 이러한 시사적인 주제와 명료한 정치적 의도의 배후에는 <노화와 죽음이라는 슬픈 존재 조건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가>라는 질문, 즉 「곤충 극장」과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을 비롯한 차페크의 모든 글을 관통하는 실존주의적 문제의식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는 차페크 문학적 영감의 마르지 않는 샘이었으며 파시즘과 군중심리 앞에서 침묵하기를 거부하는 양심적 지식인의 정치적 힘이기도 했다. 『곤충 극장』은 열린책들이 2009년부터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04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카렐 차페크
저자 : 카렐 차페크(1890~1938)
G. K. 체스터턴보다 자유롭고, 조지 오웰보다 낙천적인, 체코의 몽테뉴. 카프카, 쿤데라와 함께 체코 문학의 길을 낸 작가. 카렐 차페크는 1890년 1월 9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 북동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명문 아카데미 김나지움을 전 과목 A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프라하 카렐 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베를린과 파리의 대학을 오가며 수학하고 1913년 25세의 나이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대 초반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 질환을 진단받지만 차페크는 더욱 왕성하게 를 멈추지 않고, 체코 문학과 언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상한다. 1916년 산문집 『빛나는 심연 외(外)』 발표를 시작으로 장편 및 단편소설, 희곡, 에세이, 동화, 번역 작품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했다.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나로드니 리스티」, 「리도베 노비니」와 같은 체코 유력 일간지의 편집자로 일했고, 체코 민주주의와 반(反)파시즘의 선봉장이자 문화적 선각자의 역할을 담당했다. 일곱 차례나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나치스 독일에 저항하는 정치 성향 때문에 끝내 수상자가 되지 못했다. 독일이 프라하를 점령하기 몇 달 전인 1938년 12월 25일 인플루엔자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차페크는 제1차 세계 대전 종전 후 강직성 척추염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던 3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창작 활동에 몰두했다. 이때 집필된 작품들은 대부분 희곡으로, 특히 「곤충 극장」(1922)과 「마크로풀로스의 비밀」(1922)은 그 자신과 자신이 속한 세계가 겪은 역동적인 궤적을 그대로 투영한 걸작이다. 이후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직전에 발표한 「하얀 역병」(1937)에서는 나치스 독일의 전횡과 이데올로기가 불러올 파국을 묘사함으로써 양심적 지식인으로서의 면모를 굳혔다. 차페크의 다른 작품들로는 이라는 신조어를 세상에 알린 희곡 「R. U. R.」을 비롯하여 소설 『도롱뇽과의 전쟁』, 『호르두발』, 『별똥별』 등과 동화와 에세이집 수 편이 있다.

역자 : 김선형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르네상스 영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세종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습니다. 옮긴 책으로 『미 비포 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프랑켄슈타인』 『시녀 이야기』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이 있습니다. 2010년 유영번역상을 받았습니다.

역자 소개

  • 역자 : 김선형

 

목차

목차
곤충 극장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하얀 역병
역자 해설: 인류여, 불멸을 꿈꾸지 말라 - 두 번의 세계 대전과 함께 완전 연소한 작가의
카렐 차페크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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